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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칫덩이 폐건물에 디자인을 입혀 힐링 명소로/'도시재생 뉴딜'로 새롭게 비상하는 젊은 성주 -4 스페인 마드리드 篇
4회 스페인 마드리드 폐건물 재활용 사례
2019년 09월 24일(화) 01:56 [성주신문]
 
▷1회 도시재생 뉴딜과 성주군 선정의 의미
▷2회 부산시 'F1963'과 경주 황오동 원도심
▷3회 군산 '철길마을'과 전주 '팔복예술공장'
▶4회 스페인 마드리드 폐건물 재활용 사례
▷5회 스페인 라발 '우범지역에서 핫플레이스로'
▷6회 바르셀로나 포블레노우 도시재생 사례
▷7회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성공과 지역사회

'마타데로'… 도축장 건축물이 복합문화공간으로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 폐업한 병원의 재활용

ⓒ 성주신문


□도축장의 무한변신 '마타데로'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에 위치한 마타데로 아트지구는 공연과 전시 미술관이 있는 복합문화센터다. 스페인어로 '마타르'(matar)는 '죽이다'란 뜻이며'마타데로(Matadero)'는 도축장을 뜻한다. 우선 이름이 주는 섬뜩함이 관광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과거 도축장이던 건물을 어떠한 방식으로 최대한 보존한 채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을까 궁금해지기 때문이다.

마타데로는 말 그대로 1927년부터 1996년까지 가축을 도축해 마드리드 시민들에게 공급하던 공영 도축장이었다. 이후 도시팽창과 개발로 폐쇄된 후 계속 방치되다가 마드리드 시가 2007년에 도시재생을 통해 전시와 공연, 휴식 등을 위주로 하는 복합문화시설로 조성, 2011년 14만8천300㎡ 규모로 정식 개장했다.


□옛 모습과 새로운 기능의 공존
마타데로의 예술가 관리팀장인 Gema Melgar(헤마 멜가르)씨는 "마드리드시는 이곳을 문화지구로 복구하면서 과거 도축장의 자취를 지우지 않고 최대한 보존하는 등 옛 모습과 새로운 기능이 자연스레 공존하도록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과거 큰 화재를 겪어 곳곳에 불에 탔던 도축장의 흔적과 소각을 위한 커다란 굴뚝 등도 그대로 복원했다. 혐오시설이던 도축장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면서 마타데로 일대는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당시 주민들의 강한 반대여론으로 문을 닫은 마타데로 대신에 현재는 공장형 도축시설이 주거공간을 벗어난 산간지역에서 운영되고 있다.
마타데로는 정부와 지역자치정부, 마드리드시 등 행정 세 기관이 공동운영하고 있지만 이곳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최근에는 많은 문화재단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마타데로 주변에는 성주 성밖숲과 이천변을 연상시키는 작은 강이 흐르고 있다. 이곳의 생태계 복원을 위해 시와 주민들이 오랜 시간 공을 들인 탓에 지금은 철새떼가 날아드는 친환경 공간으로 거듭났다.

연중 방문객이 130만여명을 넘을 만큼 시설도 다양하다. 문화센터, 영화관, 도서관, 소극장, 예술가들의 창작공간, 사립예술학교(무용, 예술학교), 카페, 식당, 전시관, 방음시설을 갖춘 음악실 등 이곳에서 종일토록 재미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을 만큼 콘텐츠가 다양하다. 모든 전시는 무료이며, 영화 관람은 3천원 정도를 낸다. 안전 관리를 위해 파견 근무하는 마드리드 시청 공무원들의 사무실도 자리하고 있다.

도축장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대형 굴뚝은 마타데로 정문 입구에 서 있다. 굴뚝 안은 가벼운 식사와 차를 마실 수 있는 카페와 테라스 등이 조성돼 있어 주민들은 이곳에서도 꽤 오랜 시간을 머문다.

바로 옆에는 500여석을 갖춘 영화관이 있고 주말이면 특정 테마를 가진 독립영화가 주로 상영된다. 영화관의 실내 벽면은 바구니 문양으로 길게 이어진 독특한 디자인을 하고 있다. 곳곳에서 마드리드내 저명한 건축가들의 작품을 접할 수 있으며 다양한 예술가들의 창작과정을 지켜볼 수도 있다.

당시 쓰던 지저분한 건물들을 보수하면서 뜯어낸 낡은 기와를 버리지 않고 그 모습 그대로 배치해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킨 공간도 있다. 이 기상천외한 작품이 베니스국제콩쿨 디자인 부문에서 1등상을 받았다.

Gema Melgar씨는 "무용, 그림, 음악, 건축 등 다양한 예술가들이 협조해서 복합문화공간을 만들어가며, 궁극적으로는 도시민들을 융합할 수 있는 게 마타데로의 주목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공공건축물 재생 콘셉트가 많이 변화했다. 20세기 초에는 옛 건물을 재생시킬 때 파손된 부분을 그 시대 양식에 맞춰서 복구시키는 스타일이었지만 최근에 와서는 외부적인 모방뿐만 아니라 '옛것'과 '새것'을 조합시킨다. 옛것의 외형은 보존시키지만 내부적으로 실용적이고, 현대적인 새것을 조합시켜서 복구시키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애인 예술가들에게도 공연이나 작품활동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다. 한국의 예술가 및 영상비주얼 작가들과도 교류하고 있으며 2015년에 함께 작업을 한 적도 있다. 고양시에 있는 현대미술관과도 교류하고 있다.


□지자체와 민간의 열정이 있어야

주말이면 마타데로 중앙광장에서 다양한 공연과 함께 벼룩시장이 열리기도 한다. 며칠 전에 독립영화를 상영한 '여름밤극장'에 방문객 8천명이 운집하기도 했다고. 광장에는 이동식 조명과 함께 대형 그늘막이 설치돼 있어 주민들과의 친밀감을 한층 높여준다.

최근에는 마타데로 주변을 흐르는 강 중간에 섬을 조성하기 위한 연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기능을 다한 공공시설물 등 노후화된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은 문화에 대한 투자이며, 곧 문화와 예술의 옷을 입히는 도시재생이다. 그 구심점에는 중앙정부의 정책 주도가 아닌 스스로 자구책을 마련하기 위한 지방정부와 민간의 땀이 있었다.


ⓒ 성주신문



□종합병원에서 국립미술관으로
마드리드에 있는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도 옛 종합병원 건물을 재활용해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킨 우수사례로 손꼽힌다. '레이나 소피아'는 현재 스페인의 왕비 이름을 따서 지었다.

본래 이곳은 1780년대 지어진 산 카를로스 종합병원 건물이었지만 1960년대에 환자가 줄면서 병원 기능을 잃었다. 독재자 프랑코가 1975년 사망하면서 한때 그의 소유였던 건물을 두고 '철거'와 '보존' 논쟁이 팽팽히 맞서기도 했다. 그러나 19세기 신고전주의 양식의 건물로 역사성을 띠고 있어 1977년 국가문화유산으로 승인된 후 건물 개보수를 통해 레이나미술센터로 개관(1988년), 국립미술관으로 승격(1988년), 레이나 소피아 국립미술관으로 재설립(1992년 9월 10일)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곳은 파블로 피카소의 대표작 '게르니카'뿐만 아니라 고야, 달리, 미로, 후앙 그리스와 같은 스페인이 배출한 당대 화가들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소장 작품은 그림 4천100여점과 조각 1천700여점, 드로잉 3천600여점, 판화 5천500여점, 사진 4천230점 등 2만여점에 달한다.


□성공적 도시재생의 파급 효과
건물 내부는 종합병원으로 쓰일 당시 천장과 벽의 형태가 그대로 남아 있다. 바닥의 타일 정도가 새로 깔렸을 뿐이다. 지난 2005년 3개 신관을 지어 미술관을 확장했지만 기존의 건물 구조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설계됐다.

현대식 건물 양식을 갖춘 신관에는 음악당과 도서관, 카페테리아, 사무실 등을 배치해 복합문화공간으로 이용하고 있다.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과 마타데르 아트지구에 대한 스페인의 도시재생이 성공하면서 일자리 창출과 관광객 유입 등 문화, 사회, 경제적으로 큰 파급 효과를 거뒀다. 특히 행정과 공공기관, 사회단체가 머리를 맞대고 추진한 장기적인 도시재생 프로젝트는 쇠락해가던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최성고 발행인/신영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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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숙 기자  sjnews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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