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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보석
2020년 06월 30일(화) 10:07 [성주신문]
 

↑↑ 배 연
화가·수필가
ⓒ 성주신문



연초에 독립문역 근처 인왕산 아래에서 종로 3가 종묘 옆 동네로 사무실을 옮기게 됐다. 이사한 지 얼마되지 않아서 코로나19로 인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2달여간 외출을 삼가고 집안에서 보내다가 확진자수가 줄어들고 바이러스 전파가 조금 수그러들면서 생활 속 방역으로 전환돼 다시 출근을 하게 됐다.

그동안 개나리, 진달래, 벚꽃같이 아름다운 꽃들이 언제 피었다 지는 것도 보는 듯 만 듯 봄을 제대로 느끼지도 못한 채 아쉽게 보내고나니 계절은 성큼 여름으로 접어들고 있었다.

날씨가 더워지면 코로나가 금방 물러가겠거니 하고 낙관했었는데 잠시 수그러드는 듯 하더니 최근 들어 수도권에서 다시 확진자 수가 늘고 있어서 당국과 일선에서 고생하는 의료진 등 많은 사람들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나라밖으로 눈을 돌려보면 선진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바이러스 전파가 확산되면서 많은 인명 피해와 더불어 일상의 모든 것들이 멈춰버리고 경제적인 손실 또한 천문학적이라니 이 환란이 언제나 물러가려는지 참으로 걱정스럽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올여름은 예년보다 무더울 거라는 예보가 있어서 엎친 데 덮치는 격이 돼 어려움이 배가 되지 않을까 염려스럽기만 하다. 그렇지 않아도 지금이 6월 초순인데도 마스크를 쓰고 거리에 나가보면 한여름같이 뜨거운 열기가 훅하고 느껴진다. 이번 코로나사태는 인간의 오만에 대한 자연의 보복이며 신의 노여움이 아닐지, 이번 기회에 인간은 진실로 진실로 겸손해져야 할 것이다.

요즘 길을 가다보면 눈에 띄는 것이 거리정비 공사가 한창인데 특이한 것이 차도를 줄이고 인도를 아주 크게 넓히는 것이다. 공사가 마무리되면 단성사에서 창덕궁까지 편하게 걸을 수 있을 것이고 멋지게 단장된 거리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곳은 행정구역상으로는 돈화문로인데 도로 명으로 바뀌기 전에는 봉익동(鳳翼洞)으로 불려지던 곳이다. 봉익동 동명의 유래는 두 가지로 추측되고 있는데 우선 봉익(鳳翼)이란 흔히 봉황새의 날개를 말한다. 봉(鳳)은 용(龍)과 함께 임금을 뜻하며 왕궁의 소재지나 제왕의 주거지와 관련이 있고 창덕궁 앞의 와룡동과 대비하여 역대 왕의 신위가 모셔있는 종묘에서 가까운 이 곳을 나라의 상서로운 기운이 들라는 염원을 담아 봉익동이라 했다는 설과 또 하나는 이곳에 조선 초기부터 환관들이 대대로 많이 살면서 환관의 존재와 같이 높은 곳에 붙어서 행세하는 것을 이르는 말인 발봉익(發鳳翼) 즉, 봉황의 날개만 붙어서 자기의 뜻을 이룬다는 말에서 그 연원을 찾기도 한다. 나의 소견으로는 첫 번째 설이 타당성이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예전엔 삼베짜는 가게가 있던 마전골과 큰 우물이 있는 한우물골(大井洞)은 윗 한우물골과 아래 한우물골로 나눠져 있었다고 전하는데 정확한 장소는 자료를 찾아서 좀 더 알아봐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종로4가와 5가 사이에 다리가 있었는데 마을이름을 두 다릿골이라 불렀다고 한다.

한때 우리 영화산업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단성사와 피카디리 극장 건물과 그 일대는 보석 상가들이 밀집돼 있는 것을 이 곳을 와 본 사람이면 잘 알 것이다. 큰 대로변은 물론 뒷골목 골목마다 귀금속을 취급하는 가계들이 이어져 있으며 대부분의 크고 작은 건물에는 보석관련 업체들이 상주하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우리 사무실도 상당히 규모가 큰 4층 건물인데도 3, 4층을 제외한 전체가 보석 가게와 사무실이다. 손님들이 오면 농담으로 나는 항상 수많은 보석을 깔고 앉아있으니 세상 부러울 게 없다고 자랑을 하며 한바탕 웃기도 한다. 종로 일대에 대략 3천개가 넘는 영업장이 있다고 하니 우리나라 보석거래는 여기에서 거의 다 이뤄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한국보석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홍재영 회장은 나와는 형님 동생하는 막역한 사이인데 어려운 환경과 고난 가운데서도 굳은 의지와 신념,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노력으로 자수성가하여 오늘에 이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3년 전 회장으로 추대돼 그동안 눈부신 업적과 회원들의 적극적인 성원으로 연임을 하고있는 홍 회장은 내가 종로미술협회 회장으로 일하는 동안 많은 협찬을 하였으며. 알게 모르게 도움이 필요한 곳에 봉사와 사랑의 손길을 펴는 자선 사업가이기도 하다.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존경스러운 마음이 들지 않을 수가 없다. 보석협회 회원들과 통일운동에 앞장서기도 하고 강원도의 평창군과 MOU를 체결하여 전국 바둑대회를 후원하는가 하면 드림예술단을 창립하여 음악봉사도 활발히 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원로 영화인들을 초청해 청평의 효정 교육원에서의 평화대사 교육을 함께 다녀오기도 했다,

올 하반기에는 보석의 날을 제정하여 큰 행사를 계획하고 있는데 우리 미술협회와 국악협회, 연예협회와 공동으로 참여하기로 해서 아마 멋진 이벤트가 펼쳐질 것으로 생각한다. 그 외에 보석협회에서 추진하는 모든 사업들이 잘 진행 되고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기를 기대해본다.

길 건너편은 송해 길이 있는 낙원동인데 악기상가와 음악관련 업소 작곡 사무실 등, 국악인들의 활동 또한 활발한 곳이며 예인들의 발길이 항상 끊이지 않는다. 미술인을 중심한 인사동과 지금 젊음의 거리로 한창 뜨고 있는 익선동을 연결하는 문화의 거리가 형성된다면 보석과 예술이 힘께 어우러지는 하나의 거대한 관광벨트가 이루어 질 것이다. 몇 년 전부터 이 곳 돈화문로 일대는 군데군데 화랑이 자리잡기 시작했고 소극장과 국악기상가들이 하나 둘 늘어나면서 애호가들이 찾고 있으며 외국 관광객들의 발걸음도 많아지는 편이다. 거리정비 사업이 완공되면 깨끗하고 쾌적한 환경으로 탈바꿈하여 보석의 거리가 더욱 빛나는 명소가 됐으면 좋겠다.

우리는 누구나 보석을 좋아한다. 특히 여자들이 보석을 더 좋아한다. 동서고금을 통해서 보석과 여인의 얽힌 이야기는 수도없이 많을 것이다. 너무나 잘 알려진 신파극 이수일과 심순애에 나오는 명대사에서 이수일은 김중배의 다이아몬드가 아렇게 좋더냐? 하고 배신한 심순애를 향해 외친다.

몇 년 전 북촌아트홀에서 공연된 이강백 희곡의 연극, 보석과 여인에서는 평생 다른 것에 한 눈 팔지않고 세계최고의 완전한 보석을 만들어내는데 모든 삶을 바친 장인이 어떤 남자의 도움으로 잃어버린 젊음을 되찾아 여인과 사랑을 나누다가 결국 재가 되어 사라지는 내용이다. 완전한 보석 즉, 인간에게 완전한 사랑이란 무엇인가를 묻게 된다.

결혼이나 자녀의 백일, 돌, 기념일이나 중요한 행사 등에서 우리는 보석으로 마음을 전달하고 의미를 부여한다. 그러고 보면 보석은 우리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을 알 수 있다. 종종 아이들에게 너는 보석같은 사람이 되라고 한다. 그렇다면 나는 보석같은 사람이 됐을까? 과연 어떤 보석의 모습으로 인생을 살았는가? 아니면 겉만 화려하고 속은 가짜인 싸구려 짝퉁 보석같은 삶은 아니었을까? 생각해보니 실로 두렵고 자신이 없다. 나이들어 후회와 회한만 남는데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란 말이 생각난다.

아름다운 보석이 넘쳐나는 돈화문로(봉익동)대림빌딩 3층에서 오늘 나는 내 마음속에 빛나는 보석, 다이아 몬드 하나 밝히고 싶다.
성주신문 기자  sjnews567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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