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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시대
2020년 07월 14일(화) 17:18 [성주신문]
 

↑↑ 배연
화가ㆍ수필가
ⓒ 성주신문



올해는 예년보다 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예보가 있었는데 6월 중순이 넘어서자 기온이 연일 30도를 오르내리면서 한여름 날씨를 보이고 있다. 장마철로 접어들어서인지 푹푹 찌는 우리나라의 전형적인 무더위에 벌써 몸도 마음도 지쳐서인지 다들 어깨가 쳐지고 기운이 없어 보인다.

길거리에서 모든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걸어 다니는 모습을 보노라면 마치 공포영화의 한 장면처럼 느껴지기도하고 모 방송국의 복면으로 신분을 감추고 노래하는 프로그램이 생각이 난다.

그러다보니 상대방의 표정을 읽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누구인지 알아 볼 수도 없어 아는 사람을 만나도 그냥 지나치는 경우도 생긴다.

언젠가는 누군가가 내 눈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지나가는 사람이 있었는데 혹시 아는 사람이 아닌가하고 머리를 갸우뚱 한 적도 있었다.

마스크를 쓰고 밖에 나가면 더운 열기에 숨쉬기도 힘들고 고통스러워 당장 벗고 싶어도 주변을 둘러보면 다들 쓰고 있으니 참을 수밖에 없다.

어저께는 마스크를 쓰고 수업을 진행하던 초등학교 선생님이 갑자기 쓰러져서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는 충격적인 보도를 접하고는 한동안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 교사는 평소에 고혈압과 심장병 등 지병이 있어서 고통을 호소하였다고 하는데도 주변에서 챙기지 못한 것 같아서 너무나 안타깝고 가슴이 아프다.

코로나로 인해서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을 보면서 그동안 인간들이 저지른 잘못이 무엇인가 한없이 반성하고 회개의 눈물을 흘려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인간들의 교만으로 병들고 파괴된 자연이 복수의 칼을 빼든 건 아닌지 아니면 어리석은 인간에게 벌을 주기 위해서 신(神)께서 분노의 회초리를 들지 않았는지 우리 모두 눈을 감고 기도해 볼일이다.

코로나19로 평범하게 살아가는 일상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면서 오늘 우리는 이 불확실한 현실을 잘 견디고 슬기롭게 극복해야 되리라고 본다.

코로나가 중국으로부터 퍼져나가기 시작하던 무렵 초기에 차단하지 못한 것이 실책이긴 하였으나 그래도 나름대로 방역을 잘해서 미국이나 특히 일본, 유럽국가들 보다도 모든 면에서 모범이 되고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긴 하지만 생활속 거리두기로 전환하면서 학교도 개학을 하고 사람들이 조금씩 방심한 사이에 이태원 클럽이나 물류센터 등 수도권을 중심삼고 확진자 숫자가 조금씩 늘어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서 신천지 때와 같은 집단감염의 사태가 벌어지지 않을까 염려가 된다.

한때 확진자 숫자가 0명을 기록하였을 때 이웃나라 일본이 우리나라를 얼마나 부러워하였던가.

그 때 바짝 더 고삐를 조였어야 하는데 지나고 보면 아쉬운 부분이다.

그 당시 마스크를 사기위해 약국으로 우체국으로 왔다 갔다 하면서 줄을 길게 서서 기다리는 모습이 뉴스에 나오고 신분증을 지참해야하는 그야말로 한 번도 경험하지 않았던 나라가 되어버린 현실에 실소를 금할 수가 없었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시책에 따라서 바깥출입을 거의 하지 않다보니 마스크가 많이 필요하지는 않았는데 생활 속 방역으로 바뀌고 나서 사무실 출근도 하게 되고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아껴서 쓰더라도 전보다는 더 필요하게 되었지만 지금은 줄서는 수고를 하지 않더라도 구입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어서 다행으로 생각한다.

외출하면서 마스크를 챙기지 못해서 집으로 되돌아가서 가져가는 경우가 허다하고 어느 날은 중간에 약국에 들러서 새로 사서 쓰기도 하였다.

예전에는 아무런 제약 없이 이루어지던 일상들이 불가능 해지다보니 그동안 우리의 평범한 시간들이 얼마나 행복한 삶이었는가를 깨닫게 된 것 같아서 한편 작은 일에도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된다.

지인과 만나서 밥 먹고 차 마시면서 담소하고 막걸리 한잔에 노래방 가서 십팔번 한곡씩 뽐내던 소소한 일들이 지금은 쉽게 할 수 없게 되었으니 이번 코로나19를 계기로 인간들은 한없이 낮아지고 겸손해져야 할 것이다.

코로나 때문에 달라진 풍속도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버스나 전철을 탈 때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승차거부를 당해야 된다. 마스크를 쓰지 않고 실랑이 하다가 체포되었다는 뉴스를 보기도 하고 자가 격리지침을 어겨서 법적 책임을 묻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보도되기도 한다.

확진자가 되면 당사자뿐만 아니고 가족이나 이웃에게 피해를 주기 때문에 누구든지 조심 또 조심해야 할 것이다.

나는 주로 지하철을 많이 이용하는 편인데 마스크로 코와 입을 가린 상태이다 보니 오히려 전보다 위생적으로는 더 안전해 진 것 같고 전화통화도 거의 하지 않고 옆 사람과의 대화도 줄이면서 서로가 상대방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배려하면서 조심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우리나라 국민들의 의식수준이 선진국에 뒤지지 않는다는 자부심을 느끼게 된다. 그러고 보면 대중교통에서 바이러스가 전파되었다는 사례는 한건도 보도 된 적이 없는 것으로 안다.

모든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겠지만 우리 예술인들의 고통은 상상을 초월한다. 강의는 올 스톱 상태이며 공연과 전시회도 취소되고 일부 행사가 진행되더라도 관람자가 없는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온라인으로 하는 경우도 생기게 되었다. 정부지원이나 사회보장 제도에서 소외되거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문화예술인들이 대부분이어서 그렇지 않아도 힘들었었는데 현재의 상황에서 그들이 당하는 고초는 실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 이상일 것이다. 예술인들의 창작활동 지원을 당국이나 관계자들이 진지하게 관심을 가져주기를 간절히 촉구한다.

스포츠계도 큰 타격을 받고 있는데 그런 와중에 골프나 야구는 무 관중경기를 외국에서 생중계를 하면서 오히려 국내스포츠가 해외에서 인기를 끄는 의외의 현상을 보이기도 하지만 지금 모든 것이 비정상적으로 움직여지는 이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아무도 알 수가 없다.
 이번 코로나19사태는 어쩌면 하늘이 우리에게 하나의 시험을 주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과학의 힘으로 자연을 파괴하고 그 질서를 무너뜨리는 잘못을 저지르며 물질 만능주의로 그동안 인간은 얼마나 오만하고 방자했던가,

자만에 취해 그 옛날 바벨탑을 쌓던 어리석음을 지금도 범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생각해봐야할 것이다. 이번기회에 인간은 신의 피조물로서 본래의 존재의 위치로 되돌아가서 새롭게 거듭나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되었을 때 하늘은 우리에게 큰 상을 주시려는 것은 아닐지 나름대로 추측해본다. 이제 어디를 가도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오히려 쓰지 않은 사람이 이상하게 보일 정도이고 공공장소에서는 집단눈총을 받으면서 경계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TV 프로그램에서는 노래를 잘하면 1명이 복면가왕이 되는데 이제 우리 언젠가 코로나가 종식이 되어 한꺼번에 복면을 벗고 모두가 복면가왕이 되는 날을 하루라도 빨리 맞이하고 싶다.

2020년 6월, 복면의 시대!

마스크로 코와 입을 가리고 바라본 하늘, 뜨거운 태양아래 깊어가는 성하의 계절에 복면 속에 감추어져있는 진실이 무엇인지 마스크로 가려진 우리의 양심의 소리를 조용히 들으면서 이 환란의 시기에 과연 코로나가주는 교훈과 메시지가 무엇인지 저 높은 곳에서 내 마음속 깊은 곳으로 보내는 신호를 겸허히 기다려 봐야하겠다.
성주신문 기자  sjnews567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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