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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선엽 장군
2020년 09월 01일(화) 09:46 [성주신문]
 

↑↑ 최필동
수필가
ⓒ 성주신문



6·25 하면 낙동강(다부동) 전투의 백선엽 장군과 인천상륙작전 맥아더 장군을 떠올린다. 그 백선엽 장군이 돌아가셨다.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꼭 조문을 해야겠기에, 49재까지 계속 분향·추모한다는 광화문 분향소를 뒤늦게나마 찾았다. 방명록에 '대한민국을 지켜내신 위대한 전쟁영웅, 천상에서 자유 대한민국 지켜주시고 부디 영면하소서!'라 쓰고 돌아섰다.
 
드문드문 조문객은 있어도 위대한 공로에 비해 너무 한산하다고 조심스레 향군회 임원에게 위로를 드리고, 이 정부의 홀대에 불만을 토했더니 '이 나라가 어디로 가려는지가 훤히 보인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토로하며 분향소 영정 앞에서 내 사진까지 찍어줬다.
 
나는 백 장군 장례 행렬도 가로막던 광복회장 김원웅과, '동포 가슴에 총을 쐈다'는 女변호사를 거명하고 그들의 의식과 국가관이 '가련하다'고 힐난했다. 중공 팔로군을 토벌하려는 '간도토벌대' 앞에는 독립군도 없었는데 왜 거기 '친일'을 덧씌우는지 참 한심하다. 광복회장, 서로 대척점(對蹠點)에 섰던 두 정권에서 요직을 거친 당신 국가관의 실체를 말하라. 최악의 경우 국가 존망이 닥칠 수도 있었던 위난에 우리 국군이 아니라 적군의 안위에 경도돼 있지 않고서야 어찌 그런 말을 스스럼없이 할 수 있다는 말인가. 대한민국 국민은 맞는지, 정말 어처구니없다. 이럴 때 '국민자격 박탈'은 없나?
 
당시 일제 식민지 치하 '육군특별지원병제'에는 시행 첫해 400명 모집에 경쟁률이 7:1, 나중에는 57:1로 치열했다 한다. 그 청년들이 모두 '친일'하기 위한 선택이었겠느냐고 반문하고, 오늘날의 시각으로만 그들을 평가할 수가 있겠느냐고, 박건호가 쓴 '···식민지 조선 청년'에서 비판한다. 더구나 간악한 일본 제국주의자들은 조선 청년들을 '조선인 영웅' 만들기에 나섰고 태어날 때부터 '대일본제국 신민'었으니 조선 청년들이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고 책 저자 박건호 씨는 덧붙인다.
 
또 그 당시 조선 청년들이 좌익으로 경도되지 않았다면 모두 일본군 장교였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친일파로 단정하는 것은 온당치 않고, 광복 이후 창군과 6·25에서 기여한 공도 평가해야 한다고 '비극의 군인들'이라는 책을 쓴 이기동 씨는 주장한다.
 
다부동 전투, 탱크도 장거리포도 없는 우리 군 1개 사단으로 인민군 3개 사단을 격퇴시켰다. 세계 전사(戰史)에 기록될 일이었다. 전세가 불리하여 밀리기 시작하니 미군조차도 후퇴하자는 걸 백 장군은 반대했고 공포에 질린 병사들을 향해서는 '내가 후퇴하거든 날 쏴라'고 하며, 선두에서 돌격 명령을 내리니 사기 충천한 병사들의 비장한 결기는 기어이 전승을 가져왔다. 백척간두의 조국을 구한 백 장군의 혼령 앞에 그 우중에도 남녀, 세대의 구분도 없이 수백만이 머리 숙이는 연유이다. 그 이후 주한 미군 사령관들은 '맥아더 같은 신화(神話)이자 전설'이라 존경했다고, 이종옥 성수회 회장(육군대장)은 설파한다.

상상만 해도 아찔하지만 만에 하나 거기서 퇴각했다면 오늘의 '대한민국은 존재할까'를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해 온다. 광복회장, 당신은 폐허에서 오늘의 이 나라가 되기까지 땀 한 방울 흘려 봤느냐고 되묻는다. 현충원의 전우와 백 장군 옆에 잠들어 있는 영웅들의 희생정신을 알기나 하느냐고 학계의 원로 김형석 교수는 질타한다. 그런 사람 광복군 회장 시키는 이 정부이니 그가 곧 이 나라 근현대 역사관(안보관)의 상징일 수밖에 없다. 너무도 적나라함에 생각할수록 기가 막힌다.
 
이 지구상에 하나밖에 없는 삼대 세습정권 김정은은, 6·25 때 핵이 없었기 때문에 미군에 밀렸다고 하고, '낙동강 철수의 한(限)을 못잊어···'라고 한탄하는 김정은을 보면 다부동 전투가 얼마나 치열했으며 그 역사적 의미를 알게 하고도 남는다. 그래서 앞서 말한 '가슴 먹먹'이 정녕 헛말은 아니리라! 사리가 이렇게 분명한데도 이른바 '운동권'의 그 호기 방자(豪氣放恣)한 위세들은 무슨 궤변이라도 늘어놔야 하는 것 아닌가. 왜 침묵하는가?
 
이 나라 위정자들 백 장군 제발 홀대하지 말고 올바른 역사관과 국가관을 갖길 바란다. 아무도 부정하지 않는 낙동강 최후 전선의 위대한 공적을 생각하라. 이 나라 어쩌다 이 슬픈 두 진영으로 갈렸나. 여변호사, 광복회장, 약속이나 한 듯 권력 지향의 '침묵하는 자'들만 빼고 백장군의 위국 전쟁영웅을 추모하지 않는 국민은 없다. 비극이 따로 없다. 나라 지킨 군인을 홀대하는 나라, 정말 어디로 가려느냐. 먼 훗날 이순신 장군과 함께 백선엽 장군이 구국의 영웅으로 분명 추앙 받아야 할 것이다.
 
직원 성추행으로 삶을 송두리째 스스로 시궁창으로 던져버렸는데 유가족은 가족장을 원했지만 생뚱맞은 서울시장(葬)으로 유난을 떨고, 조문에만 문전성시이고, '피해 호소인'으로 말장난만 하고, '피해자 집단 가학(苛虐)'이 공공연하고, 구국 전쟁영웅 분향소엔 그림자도 안 비치는 이 나라이다. 조화만 보낸 것만으로 국군통수권자가 되는지 이 삼등시민도 좀 알고 싶다. 세계 1차대전 때 독일 롬멜을 영국 처칠은, 적국이지만 그를 위대한 장군이라 부르고 싶다고 했다. 그런데 이 나라는 자국의 전쟁영웅도 홀대하니 도대체 이 나라가 어디로 가려는지 알 길이 없다. 시정인(市井人)들이 흔히 쓰는 '···연방제 하려나?'가 떠나지 않는다.

* 외부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성주신문 기자  sjnews567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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