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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성주가 참 좋다(2)
2020년 09월 08일(화) 17:58 [성주신문]
 

↑↑ 김정현
현 가야산시민전원교회 담임
ⓒ 성주신문



공무원들은 쉬지도 못한 채 이 곳 산 속에 자주 방문해야 했다. 부족한 점이 있을 텐데도 오히려 너무 잘하고 있다며 칭찬해주고, 잘 협조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들으니, 원망도 잠시 참 좋은 곳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확진자가 오랫동안 늘지 않고, 20여명에 멈춰 있는 것을 보면서, 참 다들 고생 많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렇게 다들 노력해 주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 여겨졌다. 또한 적극적으로 협조한 우리교회도 너무 자랑스러웠다.
 
그런데 나는 실제로 이 힘들고 어려운 기간에 더 큰 일을 저질렀다. 아이들도 못 오지만 곧 오게 될 것을 소망하며 내가 받는 한 달 사례비를 모두 털어 놀이터 설치를 하게 되었다. 누군가 어린이집을 그만 두시면서 기증해주신 중고놀이터인데, 설치비가 만만치 않았다. 그래도 코로나가 끝나고 놀이터가 설치 된 것을 보면 코로나로 인해 힘들었던 모든 과거가 다 사라지지 않을까 싶었기 때문이다. 밀린 전기세도 내야 하는데, 사실 무모한 짓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한 것은 내 생각을 뛰어 넘는 분이 계시기 때문이다. 역시나 그 이후로 정말 기적같이 여러 군데에서 지원과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근데 후원해주신 금액이 정확하게 놀이터 설치비용이었다. 정말 놀랍지 아니한가? 갑자기 큰 후원으로 밀린 전기세며 관리비며 등등 모든 것들을 잘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거기다 교회 오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간식도 선물하고, 최근에는 특별 선물도 주고, 여러 아이들과 맛있는 치킨파티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거의 대부분의 성도들이 다시금 교회를 찾아와 주셨고,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 항상 어려움을 주시고 그리고 원망 뒤에 감사를 깨닫게 하시고, 그리고 이전보다 더 큰 축복으로 갚아주시는 것을 보게 된다. 만약 코로나가 없었다면, 매주 드리는 예배가 얼마나 소중한지 몰랐을 것이다. 만약 우리가 살아갈 때 어려움이 없었다면, 매주 살아가는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모르며 살아가게 될 것이다.
 
나는 단 한 번도 도시 외의 지역에서 살 것이라곤 꿈에도 생각한 적이 없다. 주변 사람들도 너는 큰 교회에서 큰 목회 할 것이라며 늘 칭찬해주었다. 큰 교회 가거나, 아니면 도시에서 개척하거나 둘 중에 하나였다. 그리고 늘 그렇게 기도해왔다. 아이들을 마음껏 사랑할 수 있는 교회에서 사역하게 해달라고 매일 기도했다. 그래서 아이들을 중심으로 하는 교회를 세우고 싶었다. 그런데 도시가 아니라 시골 산 속에 교회를 세우게 하셨다.
 
아무도 오지 않을 것 같았지만, 동네의 어르신과 아이들이 먼저 와주었고, 그리고 칠곡에서, 대구에서, 논공에서, 다사에서도 와주시고, 또 더 많은 어린이들이 우리교회를 좋아하게 되어 성도는 계속 늘어나게 되었다. 30명 쯤 되는 아이들을 마치 내 자식처럼 여기며 가르치고 있다. 처음 5명에서 이제 50명의 식구가 된 셈이다. 물론 코로나로 인해 또는 부모님의 반대로 못 오고 있지만, 곧 그 아이들도 오게 될 것이고, 그들의 부모님도 오게 될 줄 믿는다.
 
아직 지원을 받아야 운영되는 미자립교회이지만, 매달 선교사님을 후원하고 있고, 교회 아이들 중 수륜초와 수륜중학교 졸업생 아이들에게는 장학금도 지급하였다. 마을에는 봄, 가을소풍에 찬조도 하며, 쌀과 라면도 나누고, 다양한 공연과 행사도 기획하여 이웃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올 여름에는 별고을 장학회에도 100만원을 내기로 하였다. 그리고 앞으로 더 큰 교회가 되어, 우리처럼 어려운 개척교회 10개교회, 10명의 해외 선교사를 도울 작정이다.
 
또 학교에 장학금을 전달하고, 마을에 찬조를 하고, 어려운 이웃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으려고 한다. 교회가 세워지면, 종교가 달라 마음에 안들 수도 있지만, 교회는 어쨌든지 이웃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무척이나 힘쓰고 있음을 조금이나마 알아주었으면 한다. 우리교회 때문에 성주가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고 있고, 여기저기서 성주에서 살 수 있는 방법들을 묻는 도시 분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 모든 것이 내가 성주에 살게 된 이유 아니겠는가?
 
이처럼 시간이 지나자 우리 가정은 성주 생활에 하나 둘씩 적응하게 되었다. 전보다 형편이 크게 나아진 것은 없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많이 달라졌다. 싸움도 원망도 줄어들었다. 아름다운 자연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주변에 좋은 이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부터 이 모든 자연과 이웃 사람들이 꼭 나를 위해 존재하는 것 만 같았다. 성주에 온 기간은 짧지만, 그 사이 성주가 너무 좋아졌고, 이제 성주는 제2의 고향이 되어 버렸다.
 
나는 성주에 우리교회가 세워져서 너무 좋다. 산 좋고, 물 좋고, 공기 좋은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함께하는 모든 분들이 모두 다 내 가족 같고, 내 부모처럼 느껴졌다. 비록 나는 부족함이 많지만, 그래도 한 평생 누군가를 섬기고 가르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는 건 큰 축복이다. 나는 시골 목사인 것이 자랑스럽다. 그것도 성주 봉양리 산속에 있는 교회가 나는 너무 마음에 든다. 이 좋은 성주에 더 많은 사람이 찾아오고, 우리교회도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끝으로 코로나 바이러스 방역을 위해 애써주신 성주군청과 공무원과 의료진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또한 지금도 고통 중에 있는 모든 이웃들과 함께 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비록 지금은 힘들 지라도,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크게 역사하시는 어느 한 분이 계시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이겨냈으면 한다. 앞으로 더 큰 교회가 되어 성주에 더 큰 유익을 주는 교회가 될 것을 기대하며, 이 짧은 글을 마치고자 한다.
 
나는 지금의 시골목사가 좋다. 나는 성주가 좋다. 나는 성주가 참 좋다. (끝)
성주신문 기자  sjnews567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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