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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컥쟁이
2021년 02월 09일(화) 14:24 [성주신문]
 

↑↑ 석종출
펫헤븐AEO 대표
ⓒ 성주신문



국어 사전에 '울꺽'은 부사이며 격한 감정이 갑자기 치미는 모양으로 설명한다. 울컥은 울꺽의 거센말이다.

살다 보면 울컥할 때가 많다. 여름밤에 개구리가 울어울어 온 동네가 시끄러워도 그 소리가 정겹고 울음소리에 울컥한다. 어스름 달밤에 소쩍새가 우는 날이면 또 울컥한다. 어머니 엄마 어메 어무이, 이 단어들은 상상 만으로 목이 메이고 눈물이 고인다. 그저께도 그랬었다. 누군가가 보내준 글인데 내용은 이렇다. 미국의 어느 초등학교 과학 시간에 교사가 학생들에게 시험문제를 냈다. 문제는 첫글자가 M으로 시작하는 단어 중 상대방을 끌어 들이는 힘과 성질을 가진 단어를 쓰라는 것이었다. 교사가 원하는 정답은 자석(magnetic)이었다. 그런데 팔할 이상의 학생들이 답을 엄마(mother)라고 썼다. 고민 끝에 교사는 mother라고 답한 것도 정답으로 채점했다는 이야기이다. 어디서 조사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로 어머니를 뽑았다고 한다. 가장 아름다운 눈빛은 젖을 먹고있는 자기의 아이를 바라보는 어머니의 사랑스런 눈동자라고 한다. 나보다 나를 더 사랑하신 어머니이다.

어릴적에는 배불리 먹는게 작은 소원일 때도 있었다. 기억도 가물가물한 지난날의 먹는 이야기에 또 울컥한다. 식량이 넉넉하지 않던 시절의 일이다. 산골 마을에 추수도 끝난 초겨울에 일년에 한번 아낙네들만 모여서 말 그대로 먹는 잔치가 열렸다. 일년에 한번 제 새끼들을 쌀밥과 고깃국으로 배부리 먹이는 날이었다. 자식들은 배불리 먹었지만 정작 어머니 당신은 많이 잡수셨는지요? 그때를 생각하면 또 울컥해진다.
 
형제와 부모의 일은 지울래야 지울 수 없고 끊을래야 끊을 수 없다. 형제는 수족과 같아서 끊어지면 다시 이을 수 없다. 그것은 모두의 아픔이고 슬픔이다. 어렵던 시절의 밥상머리 일에 가끔 울컥한다. 고기나 생선 반찬이 귀한 시절에 밥상에 갈치구이가 올라왔다. 지금은 회갑도 지난 여동생이 "엄마, 갈치랑 밥을 먹으니 밥이 저절로 넘어가요" 그날 어머니는 갈치 대가리만 잡수셨다. 그 잔영이 왜 지금껏 내 기억 한구석에서 없어지지 않는지 나도 모르겠다. 가끔 형제 자매들이 모이는 날이면 그때를 추억하면서 갈치 파티도 종종 한다. 그 일을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촉촉해 지고 유난히 목이 메인다.
 
영화나 티브이를 보면서도 자주 울컥하는 자신을 보면 그리 모진 놈은 아닌 것 같다. 청년때 영화 러브스토리를 보고 왜 그리 울었던지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씨익 웃음이 나온다. 시도 때도 없이 유난히 울컥하는 노래도 있다. 맏딸 시집가던 날 밤 혼자 노래를 부르면서 얼마나 울었던지 아내가 한참을 방문도 열어볼 엄두도 못 내었단다. "큰딸아이 결혼식날 흘리던 눈물 방울이 이제는 모두 말라 여보 그때를 기억하오" 그리 서러운 가사도 아닌데 어찌나 서럽고 안타깝고 슬프던지 참 엄청 울었던 기억이 난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그 노래를 생각하면 울컥한다.
 
모두들 살기가 힘들다고 하지만 어느한편에서는 힘드는 것이 뭔지를 모르는것 같은 호화스러움도 있다. 누구에게는 고통이지만 누구에게는 전혀 상관 없는 일일 수도 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고 세상은 그런 것임을 받아들여야 한다. 다만 내가 울컥할 때 누구에게 나의 힘이 필요한지, 위로가 필요한지, 관심이 필요한지, 따뜻한 말 한마디가 도움이 될지 살펴볼 일이다.
성주신문 기자  sjnews567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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