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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에서 학생들을 후원하며 행복한 여생을 보냅니다" / 가천면 박자연 어르신
2022년 08월 16일(화) 16:18 [성주신문]
 

↑↑ 박 자 연 △성주 가천면(만86세) △6남매 중 막내 △서울 종로 경양식당 운영(1972~1995) △서울 한별라이온스클럽 회장 역임 △경상북도 교육감 감사장, 대만 교육부 표창, 성주군수 표창 등 다수
ⓒ 성주신문
보릿고개에 밥도 먹지 못하는 날이 부지기수였던 일제강점기 시대에 태어난 박자연 어르신은 교육받지 못한 삶이 평생의 한이 됐다. 이에 수 십년동안 관내 학생들을 위해 장학사업을 펼치는 것은 물론 작년 12월엔 11억여원을 성주군에 기부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내 고향과 내 뿌리는 잊지 않는다는 신념으로 지역교육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박자연 어르신을 만나 인생철학과 장학사업을 펼치게 된 이유를 들어본다.


▣ 간단한 자기 소개
 
내가 태어난 1936년에는 성주에서 돈을 벌 수 있는 일이 하나도 없었다. 성인이 되자마자 부산이며 서울이며 대도시로 떠나 열심히 돈을 벌었다. 그렇게 고생을 하며 1972년 종로에 경양식당을 개업해 돈을 모았다. 환갑이 돼서야 장사를 접고 2015년도에 가천으로 내려와 남은 여생을 보내는 중이다.


▣ 회자장학회를 설립하게 된 계기는?
 
몸은 고향과 떨어져 있어도 절대 나의 근본이 되는 성주를 잊지 않았다. 멀리서도 계속 학생들을 후원했고 고향으로 내려와서도 도움이 될 만한 일을 찾았다. 내가 살던 시대와는 많이 변했지만 조금이라도 학생들에게 힘이 돼주고 싶어 지역교육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 더불어 성주중 가천분교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속적으로 전달하면서 주위 감사한 분들이 이를 기념해 회자장학회라 부르고 있다. 학생들에게 전해진 조그마한 사랑이 오래오래 널리 회자되길 바라는 뜻의 이름이라 기쁘다.


▣ 학생들에게 기부를 시작한 이유는?
 
어렸을 때 아버지를 조르고 졸라 초등학교에 입학해 친구들과 공부를 했다. 꿈같은 순간으로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생생하다. 그러다 몇 개월 뒤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 5개월 동안 용계국민학교(가천분교)를 다닌 게 내 평생 교육의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못 배운 한이 가슴에 콕 박혔다. 이러한 아픔을 반복하고 싶지 않아 고향의 청소년들에게 장학사업을 펼치게 됐다.


▣ 가장 기억에 남는 학생이 있다면?
 
사실 모든 학생들을 알지 못한다. 수 십년동안 장학금을 전달했는데 가천에 오고 나니 그때 학생들이 성주에서 일하는 걸 보면 뿌듯한 마음이다. 올해 장학금 수여식은 우리집 마당에서 진행했다. 학생들이 나에게 고맙다며 편지를 써온 게 너무 어여쁘고 감동스러웠다. 힘이 닿는 한 오래토록 아이들의 꿈을 지원하고 싶다.


▣ 장학사업을 펼치며 뿌듯했던 순간은?
 
70년대에 가천중 학생들에게 장학사업을 하던 도중 고등학교가 없어 학업을 포기하거나 멀리 나가는 학생들의 현실이 안타까웠다. 당시 면 소재지에 고등학교 인가가 어려웠으나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1975년도에 가천고 인가를 얻게 됐다. 당시 가천중 전교생이 1천300명이었던 걸 생각하면 굉장한 일이었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지금은 학령인구가 감소하면서 폐교돼 무척이나 안타깝다.


▣ 학생유입 활성화를 위해 개선돼야할 점을 꼽는다면?
 
인구 감소로 인해 농촌지역의 학교는 더욱 더 입지가 좁아지고 학생들이 없어 운영하기가 힘들다. 이럴 때일수록 체험위주의 교육이나 다양하고 독특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중고등학교가 필요하다. 명인중고처럼 특성화학교 제도가 절실한 상황이다. 올해도 가천초 졸업생들이 수륜중이나 타지의 학교로 입학을 해 속이 상하고 허무했다.


▣ 향후 이루고 싶은 목표나 계획은?
 
서울에 있는 집이 빨리 팔려서 가천중이 발전되는데 보탬이 되고 싶다. 지금 소원은 단지 그거 뿐이다. 가천에서 부족함 없이 교육을 받고 본인이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나가길 바란다. 가천중이 특성화중학교가 되면 더 바랄 것이 없다. 올해 입학생이 1명 정도인 걸로 알고 있는데 옛날처럼은 아니더라도 다시 지역교육이 활성화되길 바란다.


▣ 삶에 있어 본인만의 가치관이나 좌우명이 있다면?
 
도리에 맞는 사람은 욕심을 부리지 않고 정확한 삶을 살아간다. 분에 넘치거나 남을 속이지 말고 순리대로 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 스스로 한계를 두는 것이 아닌 나의 가능성을 믿고 되도록 많은 것에 도전하며 살고 있다.


▣ 여가시간 활용법이나 취미는?
 
교육은 삶을 살아가는데 기본이다. 지금도 한글과 한문, 영어, 종교 공부를 이어오고 있다. 까막눈이었기 때문에 답답한 삶이 나를 지배하는 것이 싫었다. 기본적인 의식주가 되기 위해선 교육은 필수적이다.


▣성주에서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사실 지금은 세상이 180도로 변했기 때문에 지금 학생들에게 나의 어렸을 때 상황을 대입시키는 것은 맞지 않다. 하지만 변치 않는 건 교육의 중요성이다. 태어나 삶을 이어가기 위해선 양질의 교육을 받아야 한다. 교육은 나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준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태어나자마자 잘 닦인 환경에 놓여진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이 소중함을 마음껏 즐기길 바란다.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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