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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과 벌
2022년 08월 16일(화) 09:59 [성주신문]
 

↑↑ 석 종 출
펫헤븐AEO 대표
ⓒ 성주신문


몰랐던 사실을 알아가는 기쁨은 일상을 풍요롭게 한다. 시간에 여유가 있어서 배우러 다니는 것이 아니라 배움에서 얻는 기쁨이 시간을 만들게 한다. 도처에 스승이 있고 지혜가 묻어 있으며 아는 만큼 느끼고 생각을 보탤 수 있다.

양봉이라는 뜻은 꿀벌을 기른다는 뜻이다. 꿀을 모아오는 일벌들은 여왕벌이 알을 낳으면 새끼를 기르고 관리하는 모든 일을 담당한다. 꿀벌이 1초 동안을 윙윙 소리를 내면서 날갯짓을 해대는 행동은 약 1 킬로미터 정도에 꿀밭(밀원)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또 태양을 중심으로 세로축을 기준으로 한 방향을 바라보면서 날갯짓을 하면서 춤을 추면 반드시 그쪽 방향에 밀원이 있다는 것을 동료들에게 알려주는 행동이라고 한다. 나만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일벌들에게도 아낌없이 숨김없이 공유하자고 알려주는 행동이란다. 벌한테서 배운다. 욕심 부리지 않고 나눌 수 있는 여유와 배려심을.

닭은 서열이 분명하다. 특히 장닭(수탉)은 위계가 매우 엄격하다. 최소한 내가 관찰하고 알게 된 사실은 그렇다. 일 년 전쯤 청계 여러 마리를 시골 사는 친구로부터 귀농 축하 선물로 분양을 받았다. 경험 없이 어벙하게 관리하던 중 들개들에게 여러 마리를 빼앗기고 장닭 한 마리 암탉 두 마리만 기르고 있다. 청계는 일반 산란닭이나 토종처럼 거의 매일 알을 낳지 않는다. 이 삼 일에 겨우 한 알을 얻을 수 있다. 산란의 수를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암탉도 산란은 물론이요 병아리를 부화시키고 기르는 육아를 잘 하는 놈이 있고 반대로 부화나 육아에 통 서툴고 관심이 없는 놈도 있다. 기회는 공정했으나 결과는 완전히 딴판이다. 사람 사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꿀벌을 보니 어미 여왕벌은 일벌들이 새 여왕벌을 옹위하기 시작하면 스스로 분봉(分蜂)을 한다. 이때에 새로운 보금자리(결국은 사람들이 다시 잡아오지만)를 결정하는 일은 여왕벌이 아니고 일벌들이 결정한다. 어떤 이가 이렇게 말했다. "꿀벌이 다른 동물보다 칭찬을 받는 이유 중의 하나는 열심히 일하는 것뿐만 아니라 다른 벌들을 위해 일하기 때문이다"라고.. 어미 여왕벌은 새로운 지도자가 나오면 깨끗하게 나가 버린다.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동물이다. 민주주의와 통치자의 처신과 보금자리를 누가 결정하느냐와 같은 일은 인간사회가 배워야 할 것들이다.

암 꼬꼬가 아홉 개의 알을 품기 시작했다. 삼주 동안(기준이 그렇다) 제 몸 생각하지 아니하고 알을 품고 굴리고 해서 일곱 마리의 병아리를 얻었다. 두 개의 알은 깨끗이 포기하고 안에서 밖에서 쪼아 알을 깨고 태어난 병아리만 데리고 품던 곳에서 나왔다. 병아리가 넉 달 때쯤 되면서 암수의 구분이 드러났다. 그중에 수놈이 두 마리가 있다. 수놈들이 문제다. 같은 어미에서 부화된 수놈 중에서도 서열이 생겼다. 한 놈이 회를 치고 소리를 내어 꼬끼오 하고 울어대는 연습을 하더니 목청을 틔웠다. 그런데 먼저 목청을 틔운 녀석이 다른 수놈이 목청을 틔우는 연습조차 할 수 없게 차단해 버린다. 마구 쪼아대고 먹이도 제대로 먹지 못하게 하고 왕따를 시켜버린다. 승자를 칭찬해야 할지 패자를 위로해야 할지 마음이 난감하다. 이놈들도 기회는 공정하였으나 결과는 원하는 바가 아니다.

굳이 애써 살펴보지 않아도 수탉의 우두머리는 식구들을 보호하고 챙기는 행동을 분명하게 한다. 모이를 줘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신호를 해서 식구들이 모이게 하고 대장은 먹는 시늉을 하다가 다른 식구들이 허기를 채웠다 싶으면 먹이를 취한다. 고양이나 강아지가 접근을 하면 용감하게 제일먼저 맞선다. 조선시대 하달홍이라는 선비가 닭의 다섯 가지 좋은 점을 말했다. 머리의 붉은색 벼슬은 문(文), 상대를 공격할 때 발톱의 용맹을 무(武), 다툼에서 물러서지 않음을 용(勇), 먹을 것에는 불러 모우는 인(仁), 때를 맞추어 새벽을 알려주는 신(信)을 말했다는데 그럴 듯하다.

벌들이 같이 일하고 먹을거리를 구해 와서 꿀이 없을 때를 대비하는 것처럼 우리도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고 부족함을 애써 채워주는 마음을 키울 일이다. 마음은 흙과 같아야 한다. 어떤 씨앗을 뿌리든 모두 받아들이는 흙이여야 한다. 닭만큼 꿀벌만큼만이라도 할 수 있다면 좋겠다. 인간인데 말이다.
성주신문 기자  sjnews567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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