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있었던 일이다. 배춘석(裵春錫) 성주문화원장이 상경하여 몇 분의 성주출향인사와 만나는 자리에 본 기자도 합석하게 되었다. 배 원장은 팔순의 나이에도 언제나 청년처럼 자신감에 차 있는 모습이다. “건강하시지요?”“아직은 건강이 좋은 편입니다. 지금껏 공직생활을 많이 해 왔지만, 성주문화원장을 맡은 후로 특히 사람을 많이 만나고 있습니다. 20대를 만나면 20대가 되고, 30대를 만나면 30대가 되어 그들과 호흡을 같이 하려고 노력하다 보니 나이를 느낄 사이가 없답니다. 허 허 허~” 그러한 배 원장의 사고(思考)가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
“이번에 무슨 행사가 있었습니까?” 갑자기 서울까지 오신 것이 궁금하여 몇 가지를 물어보았다. “몇 군데 볼일이 있어서 올라 왔는데, 온 김에 몇 분의 출향인사들을 만나서 현재 문화원에서 추진중인 사업 설명도하고 도움도 청하려고 왔습니다” 그러면서 “해야할 사업은 많지만 예산이 받쳐 주지 못해 어려움이 많습니다. ‘우는 아이 젖 준다’는 속담과 같이 실정을 말씀드리고 도움을 청하려고 동분서주하고 있답니다”라고 한다.
“현재 문화원 사옥을 건축중에 있다고 들었습니다” “예, 금년 9월 완공을 목표로 공사 중에 있습니다. 임기 중에 사옥마련을 위해 열심히 쫓아다닌 결과 이제 그 결실이 눈앞에 조금씩 나타나고 있습니다. 성주군과 각계 요로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약 50억원의 대역사가 펼쳐지고 있음이 마음 뿌듯합니다”라며 그간 많은 고충이 있었음을 짐작케 한다.
“그러면 현재 추진중인 사업은 무엇입니까?” “아시다시피 심산 김창숙(心山 金昌淑)선생이 교육 구국운동으로 세운 성명학교(星明學校) 현판을 작년에야 달았는데, 그 곳에 문화교실을 개설하여 활용하고자 추진 중에 있습니다.
우선 다음달 개교를 목표로 ‘한문교실’을 준비중입니다. 또 ‘한시(漢詩) 창작반’‘민요교실’‘가야금교실’‘사물놀이반’‘서예교실’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군민의 정서에 많은 변화를 꾀한다는 것이 목표입니다”라고 힘주어 말한다. 배 원장은 이어 “개설 후 주기적으로 저명인사를 초빙하여 특강도 계획하고 있으나 이 모든 것이 예산의 뒷받침 없이는 불가능하겠기에 독지가나 후원자를 찾아다니고 있지요”
배 원장의 얘기를 듣고 있자니, 오로지 ‘성주문화 발전’을 위하여 노력하는 헌신적인 그의 모습에서, 팔순 노구에 어디서 저러한 열정이 나오는지 기자는 그저 감동 그 자체다. 그러면서 몇 년 전부터 몇 차례의 ‘출향인 성주문화탐방’ 행사를 가졌는데, 앞으로도 행사를 이어나가 출향인들이 고향의 문화를 접하게 하고, 관심을 갖도록 하자는 포부도 밝힌다. 그리고 오는 시월에 있을 ‘경상북도 풍물문화축제’를 수많은 자치단체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어렵게 성주에 유치하게된 과정을 소상히 소개한다.
일 욕심, 고향문화 발전에 대한 애착, 추진력, 그리고 열정 등 이 모든 것이 한데 어우러져 앞으로 달라질 성주문화의 모습이 어렴풋이 떠올라 배 원장의 모습에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라는 말을 더욱 실감하게 된다.
‘정월대보름의 유래’에 대하여 장황하게 설명하는 그의 모습에서 문화에 관한 한 다방면에 박식한 얘기를 듣노라니 출향인의 한사람으로서 고향문화발전이 훤히 보이는 듯 하다. 아무쪼록 그의 꿈이 모두 이루어져 달라진 고향문화의 모습을 볼 수 있도록 배원장의 건강을 기원해 본다.
/최종동 서울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