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서예교실, 동네 사랑방으로 발돋움 지역 10개 읍·면의 서예교실(이하 서실)이 주민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읍·면별로 하나씩 있는 서실은 수시로 이용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연령과 성별의 상관없이 지역민들이 찾고 있다. 특히 서실은 무료로 운영되고, 고정적으로 서예를 가르치는 강사도 있어 더욱 호응이 높다. 지난 7일 저녁 8시. 벽진면 새마을금고 2층의 한 서실. 30∼40대는 없다. 대부분 50∼70대 사이의 남자들뿐이다. 대략 인원은 20명. 저마다 붓글씨를 쓰려고 자리를 잡고 연습을 하고 있었다. 이들은 크기와 모양이 각기 다른 붓을 잡고 미리 써놓은 표본을 토대로 써 나갔다. 제법 서예가 흉내를 내듯 또박또박 써내는 이도 있지만, 걸음마 수준도 있었다. 하지만 이들 모두 붓글씨를 쓸 때는 그 누구도 장난스러운 행동을 하거나 말을 하는 이가 없다. 저녁 9시. 초전면 복지회관 1층에 있는 한 서실. 1994년에 문을 연 이곳은 이날 여성회원들이 많았다. 총 10명의 회원이 서실을 지킨 가운데 그 중 6명이 여성이고, 4명은 남성이었다. 여성의 숫자가 많다 보니, 시설이 깔끔하게 정리정돈 돼 있었고 분위기도 화기애애했다. 벽에는 회원들이 정성스럽게 써놓은 붓글씨로 가득했다. 15년째 서예를 배운 김종기(벽진 매수2리, 62)씨는 “저녁에 다방이나 술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는, 서예를 배우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며 “돈도 안 들고, 마음도 다스릴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윤귀란(초전 대장리, 48, 여)씨는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9년 동안 붓글씨를 써보니, 적성에 맞는 것 같다”며 “집에 있으면 고스톱이나 치면서 시간을 보내는데, 여기 오면 마음이 편해지고 아픈 것도 낫는 것 같다”고 흐뭇해했다. 또 “추후 자체 회원전도 개최하고 싶다”고 소망을 전하기도 했다. △배춘석 성주문화원장, 30여 년 동안 지도 “손재주가 있는 사람은 아무래도 서예를 익히는 속도가 빠르지만, 노력하는 이들보다는 못 합니다” 성주문화원장 배춘석(79) 씨. 그는 평일 저녁에는 지역 문화원장이 아니다. 지역 곳곳을 누비며 주민들에게 서예를 가르치는 강사일 뿐이다. 그는 추사 김정희의 맥을 이어 온 한국 서예계의 거목인 여초(如初) 김응현(金應顯) 선생으로부터 서예를 배웠다. 그렇게 배운 서예 실력으로 그는 지난 1975년 성주읍 한 서실에서 서예를 배우고자 하는 지역 주민들에게 서예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소규모로 출발한 서실이었지만, 지금은 무려 8개 읍·면(7곳)에서 지도하고 있다. 월요일은 가천(금수 포함)과 대가, 화요일은 벽진과 초전, 금요일은 월항과 용암, 성주읍은 수시로 찾아 지도하고 있다. 서예 지도가 있는 날이면 하루 주행거리가 70∼80km나 되지만, 그는 마다하지 않고 묵묵히 서실로 향하면서 지역 서예 발전과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그는 “일반적인 취미 생활 가운데 서예가 가장 어렵다”며 “지구력은 물론 인내심까지 필요하지만, 잡념을 줄이는 데는 좋다”고 말했다.
최종편집:2025-05-16 오후 01:4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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