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평양의 키니와타 섬에는 자니 링고에 대한 이야기로 무성하다. 그곳 사람 모두 그의 성실함 때문에 칭찬이 자자했다. 그런데 사람들로부터 비웃음을 받는 일이 생겼다.
그 이유는 그가 최근에 결혼을 했는데 장인에게 암소 여덟 마리를 주었기 때문이다. 그곳에는 결혼을 할 때 남자가 여자의 아버지에게 암소로 대가를 치르는 풍습이 있었다. 보통 예쁘게 생긴 여자라면 암소 네 마리 정도를 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조금 매력이 떨어지면 암소 세 마리를 주고, 수수하게 생겼다고 생각되면 암소 한 마리를 주었다. 그런데 자니 링고의 아내 사리타는 그녀의 아버지가 딸이 평생 결혼하지 못할 것 같아서 노심초사하고 있었는데 암소 여덟 마리를 주었으니 주변의 비웃음을 살 만도 했다.
결혼한 지 5개월쯤 지나서 이 섬을 여행한 퍼트리샤 맥거가 이 소문을 듣고 누리반디 섬에서 살고 있는 자니 링고의 집을 방문했다. 그는 자니 링고의 아내 사리타를 보는 순간 깜짝 놀랐다. 소문과는 달리 너무나도 아름다운 여인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턱이 아름다웠고, 빛나는 눈동자를 지니고 있는 당당한 걸음걸이의 멋진 여인이었다.
그래서 그는 자니 링고에게 물었다. “당신의 아내의 모습이 어떻게 소문과 이렇게 다르지요?” 자니 링고는 말했다. “제가 결혼 전에 여자들 끼리 모여서 떠드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한 여자가 나는 암소 네 마리에 시집을 왔다고 하면, 다른 여자가 자기는 암소 다섯 마리에 시집을 왔다고 자랑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암소 한 마리에 시집온 여자는 고개를 숙이고 말이 없었습니다. 나는 나의 사리타의 자존심을 상하게 만들 마음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자존심을 가지라고 암소 여덟 마리를 주고 결혼한 것입니다. 그랬더니 부족해 보였던 아내 사리타가 암소 여덟 마리에 걸맞은 멋진 여인으로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스티븐 코비의 ‘오늘은 내 인생 최고의 날’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이렇게 사람은 인정을 해주면 그것에 부응하는 능력을 발휘하게 된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를 가지고 있는 존재이다. 그래서 학생은 선생님으로부터, 사랑하는 사람은 연인으로부터, 직장인은 상사로부터 인정받으려고 노력한다.
그리하여 인정을 받으면 천사 같아지지만 인정을 받지 못하면 악마 같이 변하기도 한다. 미국의 교육학자인 로젠탈과 제이콥슨의 연구에 의해 밝혀진 ‘피그말리온 효과’에 의하면 교사가 어떤 학생에게 “저 아이는 장차 성적이 크게 오를 것이다”라고 긍정적인 기대를 하면 그 학생은 실제로 교사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되며, 인정과 기대를 높게 가질수록 더욱 훌륭하게 된다는 것이다.
학생이나 자녀는 교사나 부모가 인정해주고 기대하는 만큼 성장한다. 만약 부모가 “너는 그림을 참 잘 그리는구나”라고 자주 칭찬하고 인정해주면 자녀는 미술 공부를 열심히 해서 미대에 진학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기업도 마찬가지이다. 부하가 아무리 일을 잘해도 칭찬과 인정을 안 하려는 상사가 있다. 그들은 부하가 실수를 하면 기다렸다는 듯이 “자네는 하는 일마다 왜 그 모양인가”라고 핀잔을 준다.
이게 반복되면 그 직원은 “나는 무능한가 봐”라고 체념하고 결국 새롭고 생산적인 아이디어를 내는 것도 포기해 버리고 만다. 우수한 잠재력이 있는 유능한 직원도 상사 잘못 만나 무능한 사람으로 전락해 버린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가정 사역자 제임스 답슨의 간증 가운데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미국 가필드 고등학교에 조니(Johnny)라는 이름을 가진 아이가 둘이 있었다. 한 아이는 모범생이고 다른 아이는 말썽꾸러기였다. 일 년에 한 번씩 부모님과 선생님이 상담하는 날이 있었는데 조니의 어머니가 찾아왔다.
“저의 아들 조니의 학교생활이 어떻습니까?” 선생님이 만면에 미소를 띠며 “저희 반에 조니와 같은 아이가 있다는 게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모릅니다. 이 아이로 말미암아 온 반 학생들이 격려를 받습니다. 얼마나 기대가 되는지 모릅니다”라고 했다.
그 다음 날 선생님을 찾아 온 아이는 모범생 조니가 아니라 말썽꾸러기 조니였다. “선생님 어제 선생님께서 우리 어머님께 해주신 말씀을 잘 전해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한 번도 저를 인정해준 사람이 없었습니다.
선생님이 저를 그렇게 인정해 주신다고 하니 저는 선생님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라고 하면서 그날 평생 처음으로 숙제를 해왔다.
그리고 3개월 동안 계속해서 공부를 열심히 하는데 전교에서 가장 성적이 많이 향상된 아이로 상을 받았다. 6개월 내에 말썽쟁이 조니는 반에서 3등내에 드는 모범생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모범생의 어머니인 줄 알고 실수로 한 칭찬 한마디가 이 아이의 가능성에 불을 지르게 된 것이다. 낙심했던 아이에게 용기를 주었던 것이다. 인정하고 칭찬하고 격려하는 것만큼 사람이 바뀌어질 수 있게 하는 것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