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이웃 농가의 소개로 어떤 분이 나를 찾아와 자기가 키우는 참외를 봐달라고 해서 갔다. 3월이면 2화방 참외가 한창 달려야 할 시기인데, 흰가루병이 가득했다. 참외를 뽑아버리고 새로 심어야 할 정도로 상태가 안 좋았다. 멀칭비닐을 들어 보니 뿌리는 없고 수분만 가득했다. 무엇을 넣었냐고 물어 보니 발근제, 영양제 등 온갖 좋다는 것을 넣었다고 했다.   그분에게 이렇게 말했다. "올해는 포기하십시오. 아무리 좋은 영양제를 줘도 안 됩니다. 그대로 두고 기다리세요." 그리고 우리 농장에 데리고 가서 참외를 보여 주며 "올 여름부터 토양 관리를 잘해서 내년에 같이 한번 해봅시다."라고 했다.   이분은 건축업을 하다가 귀농한 지 3년이 되었다고 했다. 참외 농사 3년에 빚만 늘어 야반도주해야 될 형편에 놓여 있는 귀농인이었다. 매스컴에서 귀농 붐을 일으켜 많은 사람들이 귀농하지만 성공하기 쉽지 않은 것이다. 귀농해서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귀농인들에게 누군가가 멘토가 되어 주어야 할 것이다.   귀농하여 빚만 진 그분을 비롯해 참외 농사에 실패한 열 사람이 지난 여름부터 나와 함께 농사를 시작했다. 내가 하는 대로 따라 하고 있는데, 농사가 잘 되고 있다. 나도 먼저 농사를 시작한 분에게 거저 배웠으니 거저 가르쳐 주는 것이 맞지 않을까. 요즘은 워낙 각박한 세상이라 경쟁만 치열하다. 얼마 전 군수님이 우리 농장을 방문하셨는데, 형제간에도 참외 기술을 가르쳐 주지 않는다고 하셨다.   여러 작목반에서 기술 정보도 교류하고 기관에서 영농 교육도 하고 있지만, 참외 농사에 실패하는 농가가 여전히 많은 것 같아 안타깝다.   우수 농가에서 농사에 어려움을 겪는 농가를 돕는 1인 1농가 멘토, 혹은 1인 5농가 멘토 운동을 펼쳐서 기술을 전수하면 성주 참외의 전체 품질이 올라가고, 서로 마음의 정도 나누어 우리 사는 곳이 따뜻하고 행복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
최종편집:2025-07-18 오후 05:5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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