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아기가 되고 있어요 잘 걷지도 못하고 잘 먹지도 못해요 혼자서 잘 놀지도 못하고 늘 내 곁에 있기를 원해요 한때는 밤길도 잘 걷고 산길도 들길도 잘 걸었어요 밥도 잘하고 반찬도 잘했어요 세월이 지나 여름이 시들어 가을이 되고 가을이 겨울이 되었어요 찬바람이 땅에 묻히고 따뜻하고 촉촉한 봄날이 오면 산길도 들길도 잘 걸을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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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되어버린


김소정 기자 / 입력 : 2021/1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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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 보 용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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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아기가 되고 있어요
잘 걷지도 못하고
잘 먹지도 못해요

혼자서
잘 놀지도 못하고
늘 내 곁에 있기를 원해요

한때는
밤길도 잘 걷고
산길도 들길도
잘 걸었어요
밥도 잘하고
반찬도 잘했어요

세월이 지나
여름이 시들어 가을이 되고
가을이 겨울이 되었어요

찬바람이 땅에 묻히고
따뜻하고 촉촉한 봄날이 오면
산길도
들길도
잘 걸을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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