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특화작물인 참외재배로 높은 수입을 올리고 있는 성주의 학부모들은 고소득에 걸맞게 자녀교육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인구의 고령화 및 이농현상이 농촌지역 인구감소의 전반적 원인이 되고 있으나 현재는 더 나은 교육환경을 찾아 도시지역으로 나가는 경우가 잦아 인구 감소를 막기 위해서는 교육문제 해결이 급선무로 여겨지고 있다.
이에 성주에서는 점점 쇠퇴해져 가는 성주교육을 살리기 위해 10여년 전 학부모궐기대회를 개최하고 성주군교육발전위원회를 구성해 활동, 명문고등학교 육성을 중점 목표로 기금조성, 장학금 지급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국내외 농촌의 교육발전 성공 사례를 조사, 분석해 이 내용을 성주와 접목시켜 대도시 인근지역인 성주도 교육발전을 통해 인구감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알아본다.
또한 지역민들의 의견청취로 성주군 교육현실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에 대해 알아보고, 인구감소를 막기 위해 일부 주도층뿐만 아니라 학부모 및 전 지역민이 지역 교육환경 개선에 동참해야 함을 제기한다. 【편집자주】
◈「농촌인구 감소, 교육문제 해결이 열쇠다」 연재순서
Ⅰ. 농촌지역 인구 쇠락의 원인
Ⅱ. 자연발생적 궐기와 교육발전위원회 태동
Ⅲ. 바람직한 국내의 교육발전 모델은?
Ⅳ. 민선자치 10년 성주군의 교육현실과 문제점
Ⅴ. 그래도 함께 노력해야 한다.
성주군교육발전위원회는 지방자치시대에 걸맞는 교육환경 개선으로 지역 인구유출을 막고자 지난 1997년 설립돼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다.
타 농촌지역에서도 도시로 떠나는 지역주민의 가장 중요한 이유가 자녀교육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교육발전위원회 및 장학재단을 운영하고 있다.
성주군과 비슷한 환경 속에서 교육환경 개선을 통해 인구유입을 유도하고, 지역 학생들의 학력신장이라는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몇몇 지역의 교육발전 모델을 살펴본다.
순창군 ‘지역 우수 고교생 잡는다’
전라북도 순창군은 지난 2002년 민선 3기가 들어서면서 인구유출방지와 지역 인재육성을 위한 방안으로 전국 최초의 공립학원격인 옥천인재숙을 설립하는 것이 최우선 현안사업으로 부각됐다.
이는 순창군의 인구가 지난 1965년도에는 10만이 넘었으나 2002년 말에는 겨우 3만2천여명으로 감소되는 심각한 위기상황을 맞게 됨에 따른 것.
60년대에서 80년대에는 가족생계를 위한 구직활동으로 서울 등 대도시로 이거 했지만, 90년대 이후로는 자녀교육 및 교통문화 발달로 전주, 광주 등 인근 도시로의 전출이 인구감소의 원인이 됐다.
인구감소와 아울러 초·중·고등학생 전학 및 취학자녀의 급격한 감소로 학교 통폐합이 심화되는 등 지난 1975년 43개교 2만5천8백68명이던 학생이 2004년도에는 25개교 3천3백22명으로 감소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지난 2003년 5월 재단법인 순창군옥천장학재회를 설립하고 인재숙의 시범운영을 위해 동년 6월 순창읍 복실리 소재 농업기술센터 2층을 개·보수해 성적우수학생 1백50명(중3, 고1, 2년)을 모집하고 강사는 인근 대도시인 광주에서 유능한 입시 전문학원강사 13명을 초빙하여 언어, 영어, 수학 과목을 중심으로 사회탐구, 과학탐구의 강의를 시작했다.
이후 시범운영을 토대로 부지면적 2천평·연건평 5백21평에 지하 1층, 지상 4층의 현대식 건물을 지난해 6월 완공, 훨씬 밀도 있는 학습분위기와 여건을 갖추어 관내 중·고등학생 2백명(중 3학년 50, 고 1∼3학년 1백50명)의 실력향상이 이뤄지고 있다.
옥천인재숙은 숙식과 함께 공부를 시키는 기숙사형 학원으로 인구유출 방지와 인재육성을 목표로 순창군에서는 매년 10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강인형 순창군수는 『옥천인재숙 건립은 갈수록 심해지는 인구 유출을 막기 위해 5차례나 군민을 상대로 공청회 등을 거쳐 결정한 것』이라며 『지난해 주민수가 전년도에 비해 3백32명이 증가한 3만1천8백14명으로 수십년 만에 약간이나마 늘어나고 타지역 학교로 전학하는 학생이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합천군 ‘외지로 나가지 마세요’
경상남도 합천군은 인구 유출의 가장 큰 원인이 ‘자녀교육 여건 열악’이라는 주민의식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역내 우수한 학생들의 타지역 진학을 막기 위해 조례를 제정하고 자금을 출자, 지난 2001년 12월 (사)합천군교육발전위원회를 설립했다.
합천군교육발전위원회는 기금을 조성해 관내 고등학교에 신입생 유치활동 지원금 지급, 성적 상위권 학생에 대한 수업료 지원 등으로 각 고등학교에서는 우수학생 유치활동과 관내 학교 진학향상 등 학교발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지난 8월부터는 합천군종합교육회관(우정학사·宇庭學舍)을 개관해 군내 중·고교생 1백20명을 대상으로 국어·영어·수학·사회·물리·화학 등 5개 과목을 학원식으로 공부시키고 있다.
연건평 5백평 지상 4층 건물로 1층과 2층은 도서관과 강의실로 사용되고 3층은 강의실, 4층은 기숙사로 사용되고 있다.
건축비 20억원은 전액 (주)부영에서 부담하고 합천군은 내부마감과 기자재, 비품구입비 등을 지원했으며, 이 시설의 운영을 위해 지난 9월말 군청에 교육지원담당을 신설해 운영되고 있다.
강사는 서울과 대구의 유명학원 강사를 초빙해 강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 7월 희망자를 모집한 결과, 모두 3백34명이 신청해 평균 2.7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되는 등 수강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합천군 관계자는 『97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37%에 달하는 2백60여명의 중학생이 진주, 거창, 대구 등 외지 고교로 진학했는데, 학습관 운영 이후 올해는 관내 90%이상의 중학생이 합천지역 중학교로 진로를 결정했다』며 『앞으로도 교육 때문에 지역을 떠나는 학생이 더 이상 나오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고령군 ‘우수학생 관내 진학 늘어난다’
인구 3만4천5백55명의 고령군은 지방화 시대를 맞아 지역에서 우수한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2003년 10월 고령군교육발전위원회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고령군교육발전위원회는 2004년 관내 고등학교 장학생 29명에 대해 2천1백여만원의 장학금 지급, 2005년 중·고·대학생 1백59명에 6천8백만원의 장학금 지급, 고령읍내 남중·여중에 특기적성교육비 5천4백만원을 지원해 우수학생의 관내 진학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또한 교육여건 개선을 위한 주민여론조사 실시로 의견을 수렴해 지역 교육환경 개선에 노력하고 있으며, 군 출현금 및 기금모금활동을 통해 16억5천만원의 기금을 적립해 교육발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울러 이러한 노력과 함께 2006년에는 중학교 2∼3년, 고등학교 1∼3년 1백70명을 대상으로 대가야교육원 설립해 운영할 계획으로, 교육기반의 획기적 개선을 통한 인구유출 방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곡성군 ‘좋은 학교 만들기’
전라남도 곡성군은 인구 3만5천의 전형적 농촌지역으로 지역의 인구유출이 교육문제임을 감안해 지난 1994년 곡성군교육발전위원회를 설립하고 자녀교육사업으로 「좋은 학교 만들기」를 추진, 여러 가지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2005학년도에는 옥과고 서미란 학생이 서울대학교에 입학한 이후 2006학년도 수시에 곡성고 박시라 학생이 고려대학교 경영학부에 합격하는 영광을 안았다.
곡성군은 이를 좋은 학교 만들기 성공의 신호탄으로 여기고, 지난 4월부터는 자녀교육지원사업 시책으로 고등학생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고등학생 아카데미는 폐교 2개소를 리모델링 해 고등학교 1∼3학년 2백명을 대상으로 외부 강사를 초빙, 국어, 영어, 수학, 논술 등을 집중적으로 가르쳐 고등학생들의 실력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인구유출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 마련된 각 지자체의 ‘공립학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이들은 『군민이 낸 세금으로 소수의 우수학생에게 특혜를 베푸는 것보다 학교의 교육환경을 정비하는 것이 먼저』라며 『일류대학을 나와야 장래가 보장되고 사람대접 받는 풍토와 학벌사회가 만든 무한 경쟁에 지자체가 가세해 공교육을 황폐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기획2팀 박해옥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