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보훈청이 성주군 국가유공자 유족에게 생일잔칫상을 차려드리며 위로행사를 펼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보훈청 관계자들은 지난 주 성주군 최모 할머니의 생일을 맞아 정성이 가득 담긴 조촐한 잔칫상과 함께 웃음을 선사했다.
최 어르신은 결혼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6.25전쟁에서 할아버지를 잃고 평생을 혼자 지내셨다고 한다. 돌아가신 할아버지 얼굴도 잘 기억나지 않으신다는 어르신은 삯바느질로 시어머니를 정성껏 모시며 평생을 수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단체협의회 회원들이 함께 생신을 축하하고, 예림어린이집 어린이들이 생일카드를 전하며 펼친 잔치에 고마움을 나타내는 어르신의 웃음에는 진한 회한과 원망이 묻어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어르신은 오히려 “그리움과 원망, 아픔 같은 것들은 모두 가슴에 묻었다”며 편안하고 담담한 표정을 짓는다.
그 웃음이 정말 즐거워서 짓는 웃음이겠는가. 어르신의 주름진 얼굴은 전쟁이 얼마나 무섭고 고통스러우며, 그에 따른 아픔이 어떠한지를 모르고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울림이 큰 메시지와 함께 의미 있는 숙제를 안겨주는 듯 했다.
그저 어르신의 남은 노후가 더욱더 행복해 지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