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장례예식장 박영훈(59) 대표의 차녀 소연 양(28)이 제50회 사법고등고시에서 당당히 합격했다. 더구나 최종합격자 994명 중 77위의 우수한 성적을 올렸을 뿐만 아니라 성적에 따라 진로가 결정되는 연수과정에서도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게돼 기쁨은 배가됐다. 합격 소식에 모교 은사를 찾아뵙고, 친지들의 축하전화에 겨를이 없는 소연 양은 “판사가 돼 약한 자를 돕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면서 “뒷바라지하느라고 고생하신 부모님의 무한 사랑에 감사드리며, 더욱 노력해 자랑스러운 딸, 공명정대한 법조인이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더불어 그동안 성원해주신 모교 은사, 친지, 주변 어르신께 감사 인사도 빼놓지 않았다. 소연 양은 중앙초, 성주여중고(98년 졸업)를 거쳐 이화여대 법대를 졸업한 재원이다. 대학 졸업 후 곧바로 고시준비에 들어가 응시 4번만(총 6년)에 목표를 달성했다. 3전4기지만 다른 사람에 비하면 훨씬 빠른 편이다. 특히 지역 중·고교를 마친 토종이라 더 큰 의미가 있다. 그녀가 공부한 과정은 험난하고 눈물겨웠다. 멋도 내고 사치도 부릴법한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것에는 눈길한번 주지 않았다고 한다. 어머니 송수희(58) 씨에 따르면 “맵시 나는 옷을 사준다고 해도 자기가 하는 일은 공부이고, 공부하는 수험생이 그런데 관심 두면 학습성과가 떨어진다며 맨 날 청바지에 티셔츠 차림으로 다녔다”며 “다 큰 딸 자식이 방에 틀어박혀 책과 씨름하는 모습이 안쓰럽기 짝이 없었다“고 그동안 마음 고생을 털어놓으며 그제 서야 환하게 웃는다. 참으로 푸근한 웃음이었다. 가장 어려웠던 과정은 모교인 이화여대에서 실시한 ‘지옥 같은 심화학습’ 이었다고 한다. 졸업생 또는 재학생 중 희망자를 기숙시키면서 하루 잠자는 2∼3시간 정도를 제외하고는 온통 책과 씨름하는 과정을 말한다. 심지어 잠잘 때 헛소리까지 법조문을 되 뇌일 정도로 고통을 수반하는 과정이었다고 하니 어려움을 짐작할 만 하다. 아버지 박 대표는 “딸이 자랑스럽다”며 “그동안 좀더 잘해주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특히 때로는 짜증 섞인 구박을 하기도 했는데 용케 참아주어 고맙다”고 말하며 눈자위가 붉어진다. “마지막 면접 과정을 앞두고는 잠을 자지 못할 정도의 조바심과 끊었던 담배를 하루 저녁에 한 갑을 다 피울 정도로 초조했다”는 박 대표의 모습에서 진정한 부정(父情)의 깊이를 보는 듯 했다. 실제 최종발표를 앞두고 1천4명 중 30여명을 대상으로 심층면접 결과 10명이 탈락했다고 하니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박 대표는 그동안 연고가 없는 서울에서의 숙식과 학원비, 책값 등을 감안하면 웬만한 시골살림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뒷바라지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소연 양은 내년 3월부터 2년 간의 연수과정을 거쳐 판·검사 또는 변호사의 길로 접어든다. 기업 로펌, 변리사, 세무사 등으로도 진출할 수 있다. 길은 열려있으나 판사가 되겠다는 그녀의 희망을 생각하면 연수교육 성적이 우수해야 한다. 끝이 아니라 이제부터 시작이다. 대부분의 합격자가 서울대, 연·고대, 이대, 성균관대 출신인데도 자신만만하다. 오히려 여유가 있어 보인다. 평소 활달하고 검소하며 등산과 풍물놀이 등을 취미로 하는 그녀의 낙천적 성격에서 오는 외유내강의 모습이리라. 박 대표 부부는 슬하에 1남3녀를 두었다. 맏딸은 LG그룹 중견간부 직위에 있는 사위에게 시집가고 둘째는 법조계, 셋째는 농협중앙회에 근무한다. 막내아들은 대학1학년에 재학 중이다. 성공한 자식농사다. 부처님께 감사인사차 엄마와 함께 총총걸음으로 집밖을 나서는 소연 양의 아담한 뒷모습이 그렇게 커 보일 수 없었다. 자랑스러운 성주인, 성주의 딸이다.
최종편집:2024-05-17 오후 03: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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