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4년 7월 한 유대인 중년 부인이 다른 많은 유대인들과 함께 저 악명 높은 아우슈비츠 포로수용소로 끌려갔다. 아직도 44세의 건장한 체구인 이 여인은 노동능력이 있다고 판정되어 문신용 바늘로 오른팔에 82585라는 번호를 새겨 손수레로 모레를 나르는 작업장에 배치되었다. 어느 날 작업을 끝내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어떤 여죄수가 귀엣말로 빙클러라는 여자 의사가 그녀를 만나고 싶어한다는 말을 전했다. 며칠 후에 또 어떤 죄수가 같은 말을 전하면서, 그 의사는 부다페스트 시립병원에서 온 방사선과 전문의로서 군의관 멩겔의 실험 조수로 있다고 했다. 도대체 그 사람은 누구이며 무슨 임무를 띄고 온 사람일까, 긴장이 되었다. 드디어 그녀는 격심한 노동으로 몸이 쇠약해지자 이용가치가 없는 인간으로 판정이 내려져 가스 사형장으로 끌려가게 되었다. “내 영혼아, 네가 어찌하여 내 속에서 불안해하느냐?”를 되뇌면서 애써 뒷자리로 빠져나와 어떤 건물 모퉁이를 돌 때, 용케 그 대열에서 탈출했다. 그러나 형무소 지리에 어두운 이 여인은 어찌 할 바를 모르고 있다가 ‘위험’이라고 표시되어 있는 문 쪽으로 달려가 그 문을 힘껏 잡아 당겼다. 아무리 위험한들 가스 사형장보다 더 위험하랴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때 그 문이 열리고 흰 가운을 입은 여자가 그녀를 잽싸게 끌어들여 82585의 수인번호를 확인했다. 그녀가 바로 빙클러 여의사였다. 빙클러는 급히 그녀를 침대 밑에 숨겼다. 경비병이 들이닥쳤지만 빙클러의 태연한 태도를 보고는 다른 곳으로 달려갔다. 빙클러는 날이 밝기 전에 이곳을 빠져나가야 한다면서, 그녀의 친구가 전염병동을 맡고 있는데 거기에 가면 곧 러시아군이 진격할 때까지 안전하게 숨겨줄 것이라고 했다. 아무리 다급한 상황이지만 왜 그 여의사가 자기 목숨을 걸고까지 그녀를 구해주려고 하는지 묻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 여의사는 말했다. “그것은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 살아온 동안 가장 친절하고 지혜로운 분의 큰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분의 이름은 알렉산더라로 바로 당신의 부친이지요. 과부인 내 어머니의 힘만으로는 도저히 나를 의과대학에 보낼 능력이 없었지만, 돈이 필요할 때마다 신비스럽게 꼬박꼬박 돈이 마련되었지요. 졸업을 하고 나서야 비로소 그 돈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를 알게 되었어요. 돈을 전달한 사람이 비밀을 지켜야 한다는 만류에도 불구하고 당신 아버지를 찾아갔지요. 처음에는 펄쩍 뛰면서 자기는 절대로 모르는 일이라고 했지만 내가 믿으려 하지 않자 나에게 말했어요. “내가 준 돈에 대한 은혜는 당신 역시 다른 사람을 도와줌으로써 대신 갚을 수 있소. 절망 속에 빠져 있는 사람, 큰 곤란에 부딪혀 있는 사람을 찾아 도와주시오. 그리하면 우리 사이의 계산은 맞아떨어지는 셈이 되오”라고 했어요. 나는 부다페스트에 병원을 개원하고 일하던 어느 날 나치스들이 내 사무실에 찾아와서 나를 이리로 끌고 왔어요. 우연히 당신이 이곳으로 왔다는 소문을 듣고 당신을 구하리라 결심을 했던 거예요” 그로부터 얼마 후 러시아군이 그곳에 진주했고 그녀는 죽음의 집에서 해방되었다. 그러나 그녀의 생명을 구해준 여의사 빙클러는 군의관 멩겔에 의해 살해당했다. 세상 만사 심은 대로 거둔다. 콩을 심으면 콩을 거두고, 팥을 심으면 팥을 거두며, 많이 심으면 많이 거두고, 적게 심으면 적게 거둔다. 자갈밭에 뿌려진 씨는 싹이 터도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말라버리지만, 옥토에 뿌려진 씨는 60배 100배의 열매를 맺는다. 이 자연계의 원리는 인간 사회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악을 심으면 악을 거두고 선을 심으면 선을 거둔다. 옥토는 곧 선한 마음이요, 선한 마음 밭에 뿌려진 씨는 풍성한 열매를 맺는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신령한 농부이고, 우리의 매일 매일의 생활은 씨를 뿌리는 일이다. 감사의 씨를 뿌리면 더욱 넘치는 감사를 거두고, 봉사와 선행의 씨를 심으면 심은 대로 보응을 받는다. 인생은 덧없이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하루 하루를 그 무엇인가로 채우는 것이다. 무엇인가를 심는 것이다. 씨를 뿌리는 것이다. 己丑年 소의 해에 소가 묵은 땅을 갈아엎듯, 잡초로 우거진 우리 마음 밭을 갈아엎어 옥토로 만들자. 그리고 끊임없이 선의 씨를 뿌리자.
최종편집:2025-07-09 오후 05:4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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