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르 프랑클은 유대인으로서 정신과 의사였다. 제2차 세계대전 때 나치의 강제수용소, 체코슬로바키아의 테레지엔슈타트, 폴란드의 아우슈비츠, 독일의 키우페링과 퉤르크하임 등 죽음의 수용소를 무려 네 군데나 거치고서도 살아남았다. 수용소에서 겪었던 많은 일들을 정신분석을 하는 의사의 눈으로 관찰 기록해서 여러 가지 유익한 글을 남겼다. 그와 함께 수감된 사람 중에 국제적으로 꽤 알려진 작곡가 한 사람이 있었다. 어느 날 그가 이 의사에게 넌지시 다가오더니 이런 말을 했다. “의사 선생님, 내가 긴히 할 말이 있는데요, 내가 얼마 전에 희한한 꿈을 꾸었거든요. 꿈속에서 누가 나한테 다가와서 하는 말이 ‘알고 싶은 것이 있으면 무엇이든지 물어보라. 그러면 내가 다 대답해 줄테니’라고 하지 않았겠어요?” “그래서 무슨 질문을 하셨어요?” “이 전쟁이 언제 끝나느냐고 물었지요” “무엇이라고 대답하던가요?” “1945년 3월 30일에 끝난다고 했어요” “그 꿈을 언제 꾸었는데요” “한 달 전에요” 그들이 이런 대화를 나누고 있던 시기가 1945년 3월이었다. 그러니까 이제 3월 30일만 되면 전쟁이 끝나고 그 수용소의 철조망 문이 열리면서 자유를 찾을 수 있다고 희망에 부풀어 있었다. 그러나 3월 30일이 가까워지는데도 전세는 호전되지 않아 보였다. 작곡가의 마음은 점점 초조해지고 우울해졌다. 29일날 드디어 사고가 났다. 이 작곡가가 고열로 쓰러졌다. 횡설수설하더니 다음날 죽고 말았다. 사인은 발진티푸스였다. 이 정신과 의사의 결론은 이 사람이 희망을 가지고 있는 동안은 몸에 면역기능이 활발하기 때문에 발진티푸스균이 들어와도 그 균을 공격해서 물리칠 수가 있었지만, 희망을 잃어버리고 심한 우울증에 빠지게 되면서 면역기능이 떨어져서 병균을 물리치지 못하고 죽었다는 것이다. 1995년 6월 29일 서초동의 삼풍백화점이 붕괴되어 501명이 죽고 937명이 부상을 당했다. 벽돌 더미에 매몰되어 죽어 가는 상황 중에서 세 명의 청년이 기적적으로 생존하여 구출된 것이 큰 화제 거리였다. 최명석 군은 11일만에, 유지환 양은 13일만에, 그리고 박성현 양은 17일만에 구조되었다. 먹을 것은 물론 물도 빛도 없는 깜깜한 땅 속에서 몸 하나 꼼짝할 수 없는 극한상황이었다. 그런 가운데에서 구출된 그들에게 공통점이 있었는데 무엇보다도 살아야겠다는 강한 의지와 함께 그들은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았다는 것이다. 죽을 것 같은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포기하지 않으면 기적이 일어난다. 1972년 10월 13일, 우르과이의 올드 크리스천스 럭비 팀 45명은 비행기를 타고 칠레로 날아가던 중 안데스산맥에 추락했다. 16명이 살아남았었는데 영하 30도의 극한지대에서 그들은 동료 사망자의 인육을 먹고 버티며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72일 간의 사투 끝에 살아서 돌아왔다. 자기 미래에 대한 희망을 상실한 사람은 더 이상 살 수 없지만 살아야 한다는 의지와 살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견뎌내면 어떠한 어려움도 뚫고 다시 미래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때 살아남은 파라도는 말했다. “안데스 산중에서 우리는 심장의 한 박동에서 다음 박동으로 근근히 이어가면서도 삶을 사랑했고 희망을 잃지 않았다. 놀랍게도 그 순간 인생의 매초 매초가 선물임을 깨달았다. 나는 생환이래 그 처절했던 순간들을 잊지 않고 살아가려 애썼고 그 결과 내 인생은 더욱 축복으로 채워졌다. 그때의 경험에서 말한다. 숨을 쉬어라. 숨을 쉴 때마다 너는 살아있는 것이다. 살아있는 너의 존재를 사랑하라. 매 순간을 충실하게 살아가라. 단 한 순간도 허비하지 말고…” 희망을 포기하지 말아라. 희망은 생명이다. 불타오르는 희망은 사람을 죽음의 심연에서 끌어내고 몇 백 번이라는 실패에서도 회복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 에디슨은 전등을 발명하기 위해 ‘2천 번이라는 실패’에도 불구하고 최후까지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다. 이 세상을 움직이는 힘은 희망이다. 희망은 그것을 추구하는 사람을 결코 내버려두지 않는다. 희망은 인간을 소생시키고 깊은 주름살을 펴게한다. 그러나 절망은 산 사람도 죽음으로 재촉한다. 빅토르 프랑클은 ‘의미를 찾은 인간의 탐색’에서 말한다. “수용소에 있는 인간상을 이렇게 구분해 볼 수 있다. 마음으로 포기한 사람은 곧 쇠약해졌다. 희망을 끝까지 가진 사람이 끝까지 살아남았다. 자기 혼자서 희망을 가질 뿐만 아니라 절망 속에 있는 이웃들을 도와주고 희망을 갖도록 격려하는 사람들은 몸도 마음도 가장 건강한 상태에 있었다” 불행을 고치는 약은 희망밖에 없다.
최종편집:2025-05-16 오후 01:4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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