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갑자기 아이가 열이 난다면? 실수로 넘어져서 상처가 났을 때는? 어느 가정에나 일어날 수 있는 위급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 대비해 챙겨두는 약이 있는데, 바로 해열제와 소화제·지사제·상처에 바르는 연고 등의 ‘가정 상비약’이다. 미리 약을 잘 준비해두면 가벼운 사고에 신속히 대처할 수 있고 시간적·비용적으로도 손실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상비약은 구입 후 언제 사용할지 예측할 수 없기에 유효기한을 넘기거나 보관방법이 잘못 돼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 문제다.
유효기한 경과한 약, 효과는 ‘글쎄’
약도 유효기한이 있다. 의약품에 표시되는 ‘유효기간’이란 해당 의약품의 유효 성분이 설명서에 표시된 그대로의 효능·효과를 낼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정적인 기간을 말한다.
유효기간이 경과한 약은 효과가 떨어지거나 변질되었을 우려가 있으므로, 사용하기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또한 약을 개봉한 후에는 미생물 혼입 등으로 변질될 수 있기에 기한이 남았더라도 반드시 변질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김종석 郡 약사회장(혜민약국)은 “요즘 자녀들에게 유통기한이 다 된 음식물을 먹이지는 않는다. 음식이 그러할 진데 약도 마찬가지”라며 “유효기한이 경과한 약은 효과가 없어 복용할 이유가 없고, 자칫 변질되기라도 했다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구입 후 유효기한이 지난 약은 과감히 버리고, 만일 완포장제품이라면 구입한 약국에서 새 제품으로 교환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사용설명서에 유효기한 표기해 두자
의약품의 유통기한은 제품 포장박스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문제는 가정 상비약의 경우 포장을 버리고 낱개로 보관하는 경우가 많아, 시간이 지나면 유효기한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약을 보관할 때는 반드시 유효기한을 표기해 두는 습관을 갖자.
또한 유효기한 확인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보관방법’이다. 흔히 개봉한 약은 냉장고에 보관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상당수의 의약품이 실온에서 보관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사용설명서를 꼭 확인해 그에 맞는 보관방법을 택해야 한다.
즉, 상비약은 한 곳에 모으기보다는 사용설명서에 따라 약을 개별 포장, 이때 유통기한을 메모한 사용설명서를 함께 보관해야 제대로 된 약효를 보장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