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역자와 협의해 발췌 연재키로
조선중기 임진왜란 당시 성주태생 암곡(巖谷) 도세순(都世純)의 피난 생활상을 기록한 ‘龍蛇(용사)난중일기’가 국역판 ‘용사일기’로 출간됐다.
도세순(1574∼1653)은 본관이 성주로 자는 후재(厚哉), 호를 암곡이라 하였으며, 한강 정구 선생의 문인으로 학문이 넓고 뛰어나 사림으로부터 추앙을 받았던 인물이다. 성주목의 읍지인 경산지(京山志)를 편찬하기도 했다.
‘龍蛇(용사)난중일기’는 암곡이 18세이던 1592년(선조 25년)부터 1595년까지 약 3년 동안 임진왜란 피난 와중에 있었던 어려움과 참혹함을 적은 한문일기로 1976년 후손들에 의해 간행된 암곡일고(巖谷逸稿) 2권 1책에 수록되어 있다. 제목으로 쓰인 龍蛇(용사)는 임진왜란이 일어난 용(龍)의 해 임진년(壬辰年, 1592)과 이듬해 뱀(蛇)의 해인 계사년(癸巳年, 1593)을 뜻한다.
‘용사일기’에는 미증유의 난리를 맞아 그의 가족과 동네 친척 등 40여명이 벽진 운정리 인근 산 속과 증산, 합천, 군위 등지로 피해 다니면서 겪고 목격했던 왜군의 살육과 노략질, 굶주림, 질병, 도둑질, 죽음 등 전쟁에서 일어나는 모든 참상들을 상세히 기록하고 있다.
본 기록은 지금까지 전해지거나 발간된 임진왜란 관련 난중일기가 주로 관군이나 의병으로 참전했거나 포로로 잡혀 겪은 일들을 적은 기록물과는 다르다. 국가관이나 임금에 대한 충성심 같은 것은 없고, 조상의 공덕이나 문중을 과시하는 것도 없다. 물론 어려운 현학적인 문장도 없다. 다만 약관의 청년이 부모형제 친지들을 걱정하며 직접 겪었거나 경험한 피난 중의 처참한 전란상과 어려움을 견뎌 나가는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글로 남기고 있어 사료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번역자인 도두호(사진) 씨는 성주도씨 가문의 후손이다. 도 씨는 가문의 가보인 일기를 한글로 알기 쉽게 풀이하여 발간함으로써 당시 실상과 피침(皮侵)의 참혹함을 널리 알려 인간의 존엄성과 가족의 소중함, 전쟁의 비참함에 대한 교훈적 가르침을 주고자 했다. 그는 국역에 앞서 일기에 기록된 장소들을 10여 차례 이상 현장을 답사하며 인명, 지명 등을 확인했으며, 전문가에게 지도제작 등을 의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본사는 용사일기가 성주지역을 주 배경으로 하고 있음에 착안하여 독자들에게 이를 널리 알리고자 역자와 협의하여 이를 보도하기로 했다. 다만 지적재산권, 판권 등의 문제와 관련한 역자의 요청에 따라 성주지역과 관련된 기록만을 발췌해 연재코자 한다
도두호 씨는…
경북 성주 출생(1955)
운재공파, 벽진 운정리
자는 한열(韓列), 호는 새박
김천에서 성장, 서울 거주
고려대학교 대학원 동양철학과 졸업
연세대학교 철학과 졸업
현재 무역회사 ‘새박’경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