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야말로 잔인한 달 4월을 지나 화란춘성 만화방창 5월이다. 웬 노래 가사냐고 할지도 모르지만 5월 예찬의 별칭은 많다는 전제일 뿐이다.
계절의 여왕이라고도 하고 만물이 생동 약동하는 계절이라고 인구에 회자되는 5월, 행사도 많고 문화재 축제도 많다. 혼례를 앞둔 신부는 5월을 가장 좋아한다는 어느 시인의 시구가 생각나는 계절이다.
이중환의 택리지(擇里志) 하면 초등학교만 졸업해도 다 아는 선현들이 남긴 저명한 저서 중의 하나이다. 이 책에 조선 8도의 기름지기로 이름난 땅은 경상도 성주라고 되어 있다는 것은, 우리 성주가 참외로 지명도를 넓혀 브랜드화한 것과 결코 우연한 일은 아닐 듯하다.
남도의 명산 가야산, 무흘계곡에서 발원한 대가천으로 이른바 산자수명한 성주라 이름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고장에서 성주참외라는 명품이 생산됨은 오히려 자연스러울 지도 모르겠다.
참외하면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가 연상된다. 우리 성주는 예부터 유향이요, 선비의 고장이라 했다. 이런 고장에서 선비의 한 덕목인 과전불납리와 연관지음은 그야말로 부화(附和)와 뇌동(雷同)이 되는 것일까? 개인적 소회로 적어봤으니 그저 턱없는 소리로 봐주면 좋겠다.
지방화시대를 맞아 지자체들은 그 지방을 대표하고 상징할 만한 브랜드 만들기에 혈안이 되었다. 더러는 유사성이나 지역적 연고로 분쟁이 일어나기도 하는가 하면 온 행정력을 동원한 물량적 지원만큼 기대에 미치지도 못하고 폐해만 남기는 경우를 보기도 한다. 축제도 마찬가지다. 위인설관이듯 인위적 억지 축제도 많다. 품바축제도 있는가하면 유명인사가 스쳐 지나가기만해도 이름 붙인 급조된 축제도 있다. 어떤 축제는 행락 참관자보다 주관청 요원이 더 많다는 웃지 못 할 일이 벌어지기도 하여 뜻 있는 인사들의 ‘축제 무용론’도 있음이 사실이다.
축제란 말 그대로 동참하는 온 지역민이 하나 되어 흥겨운 잔치마당이 되고 관광객 유치, 주민화합, 건전한 놀이문화 향유, 성장동력의 제고, 소득증대 등 실로 다목적이다.
성주 참외축제야말로 이 모든 것을 충족하는 축제이기에 부족함이 없다. 60년대 더 잘 살아보자는 소득증대로 시작하여 수많은 농업경영인들이 때로는 실패하기도 하고 그 실패를 거울삼아 오늘의 성공한 브랜드로 성장했다는 사실은 온 행정력의 지원과 기술연구소 등의 산학협동의 결과라고 확신해본다.
필자가 60년대 산업화가 시작될 무렵에 들어왔던, 어쩌면 조금은 생소했던 산학협동이 지금은 보편화되어 이제사 그 결실을 보는 듯 하여 기쁨이 두 배가됨도 사실이다. 이는 내가 농촌을 떠나 있었던 긴 시간동안 우리 농업의 발달사를 보지 못했던 내 불찰이, 그동안 피땀 흘려 이룩한 성공한 농업경영인 앞에서야 한낱 웃음거리가 되겠지만 그래도 즐거운 맘이야 어떻게 하겠는가.
성주 참외축제! 이 축제야말로 여느 축제보다 격이 다르다. 다시 말해 ‘축제를 위한 축제’가 아니라는 말이다. 명실상부한 축제이기에 손색이 없다는 말이리라. 한국의 브랜드를 넘어 동남아로 수출도 하는 국제적 브랜드로 발전했으니 여기에 더 부연할 말이 있겠는가. 구태여 더 보탠다고 하면 명품은 브랜드로, 브랜드는 관광자원으로, 관광자원은 우리 성주의 위상 제고로, 최종 종착은 우리 농업경영인의 소득증대로 연결이 되니 이보다 더한 쾌사가 어디에 있겠는가! 이 아니 축제를 벌일 일이 아니겠는가! 게다가 걷기 대회, 풍물공연, 고성 오광대탈춤, 소원 등 달기 등 온갖 부대행사가 마련돼 있으니 이 한 기획으로도 풍성한 성주참외축제가 될 것이 틀림없다. 우리 민족은 예부터 어느 민족보다 흥이 많고 신명이 많은 민족이라 하지 않았는가.
오늘날에는 무슨 일을 도모하려면 먼저 시장조사니 홍보니 마케팅 전략이니 하는 이른바 인프라부터 점검한다. 그것이 일의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 성주참외축제는 그런 공격적 전략을 세우지 않아도 ‘성주참외’라는 브랜드 하나로 성공적인 축제는 이미 반은 달성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리라.
온 행정기관, 관변단체, 군내 모든 직능단체, 재구·재경향우회 등의 격려와 축하 그리고 온 군민이 나서는 성주참외축제는 성황을 이룰 것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출향인의 한 사람으로서 자랑스런 내 고향 성주가 발전해 가는 모습을 보며 즐거워하고 호사수구(狐死首丘)의 심정으로 돌아가고자 함은 오직 나만의 바람일까?
어느 해보다 알차고 풍성한 축제가 되어 축제의 새 장을 열었다는 찬사가 넘쳐나길 마음으로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