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읍 주택가에 많은 예산을 들여 소방도로를 속속 개통하고 있으나 개통 즉시 주차장으로 착각할 만큼 빽빽한 차량주차로 도로 본래의 기능을 잃고있다며 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달 29일, 최근 개설된 읍내 소방도로 상태를 점검해 본 결과 대부분의 소방도로는 양쪽으로 차량들이 꽉 들어차 있어서 차량 한 대가 겨우 빠져나가기도 어려울 지경이었다. 심지어 어떤 곳은 상가에서 가판대를 설치하거나 물품들을 적재해 놓고 있어 소통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곳도 있었다. 장날이나 행사가 있을 경우 그 상태는 더욱 심하다.
소방도로는 화재 등 긴급 재난상황에 대비할 목적으로 개설된 도로이기 때문에 최소한 소방차량이 진입할 수 있는 공간은 상시 보장되어야 한다. 고속도로 갓길을 응급상황에 대비해 비워두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하지만 현 상태로는 소방차량 진입은 고사하고 사람 통행에도 지장을 받을 수 있을 만큼 혼잡해 긴급상황 발생 시 재산보호 및 인명구조에 어려움을 줄 것으로 보였다.
도시정비계획에 의거 만들어지는 소방도로 건설에는 수십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군에서는 성주읍 소방도로 공사에 2007년에 21억3천만원, 작년에 31억6천만원을 투자했으며, 올해는 19억2천만원이 책정되어 있다. 이처럼 많은 예산을 들여 건설된 도로가 불법 주차차량에 의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면 혈세 낭비에 피해의 몫은 고스란히 주민들의 차지다.
주민들은 대체로 “읍내 주차공간이 충분치 않은 상태에서 주차는 이해되지만 한쪽 차선을 비워둬 차량의 원활한 소통과 긴급 상황에 대처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또 일부 주민들은 “야간 또는 장기 주차가 예상되는 경우에는 하상주차장 등을 이용하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시장주변에서 하상주차장까지의 거리는 도보로 불과 3∼5분 거리에 있다. 김모씨는 “정체가 심해도 고속도로 갓길을 비워두는 것은 강력한 단속과 과태료 부담 때문에 이용하지 않는 것”이라며 도로기능 발휘를 위한 적절한 조치와 단속의 필요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군 관계자는 “주차장 부족으로 일면 이해는 되지만 중앙로 인근에 주차장이 건립될 때까지 소방도로로서의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주민의 자율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