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람에게는 ‘우리’라는 독특한 개념이 있는데 그것은 우리 민족의 공동체 사상을 잘 반영하는 것이라고 하거니와 한 가지 특이한 것은 ‘우리’라는 1인칭 복수의 개념이 경우에 따라서는 1인칭 단수 즉 ‘나’의 의미를 갖는다는 데 있다. 즉 우리말의 ‘우리 아버지’는 영어로 ‘our father’가 아니라 ‘my father’이다. 그런데 이 말을 ‘아내’라는 말에 적용시키면 영어의 ‘my wife’가 문자적으로는 ‘우리 마누라(our wife)’가 되니 한 여자에게 몇 사람의
남편이 있는 것처럼 되어 해괴망칙한 말이 되고 만다.
그런데 우리말의 해괴망칙한 것보다도 더 해괴망칙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그것이 소위 부부 성교환(swaping)이라는 것이다. 여러 부부가 함께 모여서 서로 남의 남편, 남의 아내와 바꾸어서 성관계를 맺는다는 것이다. 본래 ‘swaping’이라는 말은 물물교환(物物交換)을 의미하는 말인데, 그 말 그대로 나의 아내와 남의 아내를, 또 나의 남편과 남의 남편을 물건처럼 바꾸어 더 성행위의 쾌감을 가진다는 것이다. 여기서는 사실로 공
동의 부부 즉 ‘우리 남편’과 ‘우리 마누라’가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이 성교환이 공공연히 조직체까지 생겨 그 회원으로 등록된 인원이 6천명도 넘었는데(2년 전의 신문보도), 국가로서는 아무런 규제도 하지 않고 있다니 이 또한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이유로서는 그런 것을 규제할 법규가 없다는 것이다. 법은 필요할 때 만들면 되는 것인데 정부의 그러한 소극적인 태도는 간접적으로 부부 성교환을 방조하는 일이 되지 않은가?
♣‘내 아내’는 있어도 ‘우리 마누라’는 있을 수 없는 것인데, 그것이 현실로 나타난 오늘의 한국은 21세기의 소돔과 고모라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