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한 자태로 천년의 불력(佛力)을 자랑하는 선석사 입구에 허리를 굽히고 있는 소나무 한 그루가 세인의 주목을 끌고 있다.
군 문화유산 해설사로 활동 중인 홍연옥씨는 이를 이름하여 ‘예의지송(禮義之松)’이라 명명했다. 소나무가 마치 사찰을 오가는 이들에게 ‘어서 오십시오’ ‘안녕히 가십시오’라고 인사하는 듯한 자태를 보이고 있기도 하고, 어찌 보면 세종대왕자태실을 향해 예를 갖추고 있는 듯한 모양새 때문에 이같이 이름지었다고 한다. 또 멋진 시(詩)까지 한 수 지어 의미를 더하고 있다.
수령이 150년 이상으로 추정되는 이 참솔은 인근 마을 팔순노인이 어릴 적 말처럼 타고 놀던 추억이 서려있다. 세월의 풍상을 겪으면서도 꿋꿋하게 자라 도도함을 더하니 기억을 떠올리기에 안성맞춤이다.
홍씨는 선석사와 태실을 아우르는 생명문화공원 조성계획이 추진되면서 혹여 딴 곳으로 옮겨갈까 봐 조바심을 내고 있다. 관광자원이 중시되면서 없는 것도 만들어 내는 세상인데 ‘예의지송(禮義之松)’을 중심으로 명소를 만들어 내는 것도 하기 나름인 만큼 의미를 부여하고 건강하게 키워낼 수 있는 구상도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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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석사의 예의지송’
홍연옥 문화유산 해설사
천년고찰 선석사에
예의지송 한 그루가
내방객을 맞이하네
그 옛날 일주문이 있었을 즈음
한곳에 정중하고 겸손한
멋진 도도한 자태로
오고가는 손객을 깍듯이
마중하고 배웅하는 예의지송
흰눈 오는 날에는 하얀 꼬깔 머리에 쓰고
다소곳이 허리 굽혀 남녀노소
어느 한 분 소홀함 없이
꿋꿋함으로 손객을 맞이하네
오고가는 손들께서
그 자태에 마음을 뺏겨
넋을 잃고 예의지송 감상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