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형성을 돌아보다
대가면 소재지를 관통하는 북쪽으로 내려다보이는 계곡으로 자리한 봉동 그리고 안여우실 등의 자연부락으로 구성된 마을이 ‘대가면 옥련1리’다.
본래가 성주군 대가면의 지역으로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여의동, 지산동, 산양동 일부와 사천변의 여의동을 병합해 옥련리(玉蓮里)라 했다.
성주와 고령을 잇는 국도 33호선 도로변의 대가초등학교 건너편에 위치한 ‘봉동’ 마을은 마을 뒷산의 모양이 새의 형상을 하고 있어 새골이라고 부르기도 했단다.
옛날에는 마을 가운데 오동나무가 있고 여기에 봉황이 깃들었다고 하여 봉동이라고 불려진 것으로 전해진다.
이 마을은 고려 말 삼중대광(三重大匡)을 지낸 광평군(廣平君) 이능(李能)의 후손이 안포리에서 이주해 터를 잡은 곳으로, 철종 때에는 평택인 임양규(林 圭)가 지례(知禮)에서 입향해 그 후손들이 세거하고 있다. 현재 광평이씨(廣平李氏), 평택임씨(平澤林氏), 성산배씨(星山裵氏) 등이 살고 있다.
‘안여우실’은 대가에서 벽진 방면의 지방도 비탈길 끝의 산기슭에 평야를 접해 있는 마을로, 선조 때 대구에서 경주인 최요망(崔夭網)이 입향해 그 후손이 살고 있다.
옛날에 여기에 여우가 많이 살아서 안여우실이라 이름 붙여졌으며, 옥성1리의 여우실과도 그 지명유래가 같다. 다만 면소재지 중심부인 옥성리의 여우실 마을은 상가 등으로 변모해 지명이 잊혀져 가고 옥련리의 안여우실 마을이 통칭으로 되고 있다. 특히 여우는 지혜롭고 끈기가 있어 옛 사람들이 좋아하던 동물로, 지명에 이를 포함시켰다.
■주민들에게서 마을을 듣다
참외의 고장, 성주에 속하기에 옥련1리의 주작목 역시 참외다.
한해 농사를 마무리했기에 여유로울 만도 하지만 내년 농사 준비로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 얼음이 얼기 시작하고 첫 눈이 내리는 등 첫 겨울의 징후가 보인다는 절기상 소설(小雪)을 하루 넘긴 지난 23일 봉동 마을 주민을 만날 수 있었던 곳은 비닐하우스 안이다.
일년 농사에서 제일 중요한 과정의 하나인 접붙이기 작업(접목)이 한창 진행 중으로, 일손이 많이 가는 관계로 쉽지 않은 일이지만 부녀회에서 품앗이로 집집마다 돌아가며 하고 있어 순조롭다. 모두 주민들이 자랑거리로 내놓은 특유의 화합과 단결된 힘 덕분이다.
마을에서 만난 주민 모두 이구동성으로 “우리 자랑은 모두가 한가족처럼 지내며 어려운 일이 있을 때는 마치 자신의 일처럼 발 벗고 나서고, 기쁜 일이 있을 때는 함께 기뻐하며 기쁨을 2배로 만드는 것”이라며, 단합된 힘을 자랑했다.
실제로 옥련1리 부녀회는 매월 월례회를 열어 이웃간 친목을 다지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으며, 월 2천원에서 5천원씩의 회비를 모아 맛있는 음식을 함께 나누고 마을회관 세금도 납부하는 등 적극 활동하고 있다.
봉동 부녀회 한 회원은 “마을에는 여러 성씨가 함께 살아가고 있는데, 토박이가 아니더라도 이사오면 모두 한식구가 되고 나가려하지 않는다”며 “가족 같은 분위기가 돋보이는 마을”이라고 전했다.
■우리 고민 들어보실래요
평화로운 농촌 마을에도 고민은 있다. 대다수 농촌 마을이 그러하듯이 이 마을 역시 고령화로 노인 인구가 많은데, 농사일로 지친 어르신들을 위한 환경적 여건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봉동 마을 주민들은 고된 농사일로 지친 몸을 단련하고 쉴 수 있는 공간 즉, 회관 내 건강증진실(체력단련실)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게다가 안여우실의 경우에는 부지가 없어 아직도 마을회관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컨테이너에서 지내는 등 불편이 상당하다.
또한 봉동 마을 앞 하천부지에는 배수로 정비가 제대로 안 돼 비만 오면 피해가 날까 주민들의 걱정이 크단다. 이 또한 개선돼야 할 사안이다.
정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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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이곳저곳을 함께 동행하며 주민들을 일일이 소개해 주시는 등 적극적으로 안내와 설명에 나서주신 이옥희(61) 이장과 이금연(61) 부녀회장 그리고 옥련1리 한순금(70), 장순덕(69), 임대식(67), 정연분(62), 박순이(59), 황용순(54), 정점례(46)씨를 비롯해 이름을 밝히기 꺼려하시던 어르신들까지 취재에 협조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 드립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