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형성을 돌아보다 성주의 10개 읍면 중 가장 북쪽에 위치한 것이 초전면이다. 푸른 초목이 울창한 너른 들판을 개척해 십만리(十萬里)들이라 이름짓고 곡식을 가꾸는 평야를 만들었기에 푸른 들을 상징하는 풀 초(草)자와 밭 전(田)자를 더해 ‘초전면’이라 이름 붙여졌다. 초전면의 남쪽 끝으로 벽진면과 성주읍을 경계로 하는 곳이 바로 용성리(龍星里)로, 마을 뒤로 와룡산(113m)의 완만한 구릉이 감싸고 있다. 행정구역상 1·2리로 나뉘며 자연마을로는 와룡·운포·후산·못안 마을이 있다. 이때 ‘용성’이란 와룡(臥龍)의 용(龍)자와 성주(星州)의 성주를 딴 것이다. 용성2리의 자연부락은 후산(後山, 뒷미)과 못안(池內) 마을. 후산은 조선 정조 원년(1777) 박재춘(朴在春)이란 선비가 마을에 처음으로 들어와 만들어진 곳이다. 마을 뒤에 형세가 좋은 산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어 그 산세가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형이라 하여 뒤 후(後)자와 뫼 산(山)자를 더한 ‘후산(後山)’이라 했다고 한다. 못안은 조선시대 배광진(裵光鎭)이라는 선비가 입향한 곳으로, 당시 마을 앞에 큰 연못이 있어 통행이 불편해 산을 넘어 다녔다고 한다. 마을 앞에 큰 연못이 있다하여 못 지(池)자와 안 내(內)자를 써서 ‘못안’이라 부르고 있다. ■주민들에게서 마을을 듣다 주작은 참외로,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전국서 고소득농가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성주’를 꼽을 만큼 참외 고장의 명성은 자자하다. 성주에서도 초전면이 고소득을 올리는 편인데, 그 중에서도 발군이라고 한다. 여느 농촌마을과 같이 노인인구가 많지만 현재 36세부터 53세까지 가입된 청년회 회원 수가 17명으로 젊은층도 상당하다. 그 중 총수익 1억 이상 농가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성주가 기후나 환경적으로 참외농사에 최적이라지만 주목받는 비결은 ‘남다른 토질’에 있다. 백운기(51) 이장은 “예전에는 고논이라 발이 푹푹 빠진 정도여서, 우스개로 암소는 못 쓰고 수소만 쓸 수 있다는 말까지도 있었다”며 “차차 경지정리로 성토작업을 해가며 현재의 환경을 구축했지만, 기본적인 흙이 받쳐주니 참외도 잘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마을 주민들은 “우리 이장님 덕분에 포장도 하고 살기가 참 좋아졌다”며 “예전엔 울퉁불퉁해 자전거를 타면 1년에 수 차례 펑크나기가 일쑤로, 오죽하면 ‘차도 오가지 못하고 피난처로 딱 좋다’는 말까지 있었다”고 회상했다. 조용한 농촌 마을, 우애가 넘치는 모습에서 도시에서 맛볼 수 없는 이웃간 정이 넘치는 반면 불편한 점도 많다. 이 곳은 읍이나 면 소재지 모두 4㎞ 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젊은이들이야 맘만 먹으면 어디든 쉽게 갈 수 있는 거리지만 어르신들은 병원에라도 한번 갈라치면 큰맘을 먹어야 한다. 교통편 때문으로, 버스는 아침 9시 10분을 전후해 출발하는 버스를 타서 오후 5시에 들어오는 단 한 대다. 그러하니 어르신들은 “금융기관 볼일은 면으로, 시장을 보려면 읍으로 가는 등 성주도 아니고 초전도 아니고 한마디로 어정쩡하다”고 표현하지만 “어제보다 오늘이 발전하고 있기에 내일은 오늘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희망 역시 버리지 않는다”고 전했다. 너나 없이 세월이 가면 모두 노인이 된다. 오늘을 있게 한 어르신들에 대한 보다 많은 관심과 배려가 필요한 대목이다. 정미정 기자 ※마을 이야기를 위해 시간을 내어주신 백운기(51) 이장과 이윤연(81), 도학임(74), 현기조(71), 정학난(70), 전정조(62), 여수회(61), 유태순(60) 어르신을 비롯해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최종편집:2025-04-30 오후 04:3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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