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도 군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경영실적이 적자를 보여 군에서 받아야할 사용료 8천6백여만원을 면제해 주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APC측에 따르면 총 4백26억원(공판 3백34억원+직판 92억원)의 사업실적을 보여 16억원의 수입을 올렸으나 23억여원을 지출해 7억6천여만원의 적자를 보였다. 지출내역은 인건비, 선별직판비, 상하차비, 장려금, 공판수수료 등으로 나타났으며, 적자요인을 사업초기 전문인력 부족과 내부기반이 미약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사업 초기라고 해도 공동사업법인의 안이하고 방만한 경영과 적자보전에 관한 자구노력이 부족한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취급품목을 참외에만 의존할 경우 연말 2∼3개월 가량은 물량부족으로 수입을 올릴 수 없음은 뻔히 알고 있으면서도 취급품목 확대, 근무인원 조정 등 사전에 이에 대한 충분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해 적자폭을 키웠으며, 적자가 났는데도 불구하고 회원농협에게 공판수수료를 배당한 사실은 이해하기 어렵다.
경상이익이 발생해야 지분에 따른 이익배당을 한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비록 공동법인이 영업의 주체로 적자를 냈지만 이사회에 참여하는 회원농협도 적자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런데도 나 몰라라 고통분담은 외면한 체 1억7천만원 가량의 수수료 챙기고 사용료를 면제해 달라니 군민의 혈세는 눈먼돈인가. APC 건립에 91억원(국·도비 44억원, 군비47억4천만원)의 혈세를 투입해 회원농협 배만 불린 격이니 ‘죽 쒀서 남 좋은 일 한다’는 군민들의 비판이 쏟아 질만하다. 이런 식이라면 올해도 내년에도 사용료 받기는 글렀다. 차라리 91억원을 예치하고 그 이자로 유통비용을 보전해주는 편이 훨씬 나을 뻔했다.
사용료를 감면해 주면 사업안정화를 도모해 농가소득증대에 기여하겠다는 그들의 말을 믿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고, 사용료를 감면해 줄 수 있다는 관련법과 조례를 악용하는 것 같아 뒷맛이 개운치 못하다.
지금이라도 회원농협은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고, 십시일반(十匙一飯) 사용료를 납부하는 것이 현명한 처사다.
군의원들도 자성해야 한다. 군민들이 앞뒤 따져보지도 않고 사용료 감면해줄 권한 위임한 적 없다. 매사 흐지부지 끌려 다니니 군세(郡勢)가 요 모양 요 꼴이고, 장밋빛 미래는 꿈도 꾸기 힘들다. 민심의 동향이나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그저 막연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