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역에 출마한 후보자들에게 자신의 정책과 공약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유권자의 현명한 선택을 돕기 위해 본사는 `6.4지방선거 후보자 방송연설`을 마련했다. 성주의 미래 비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을 공간이 없는 지역에서는 더욱 의미가 큰 기획이었다. 　 짧은 선거운동 기간에 많은 주민을 직접 만난다는 것은 한계가 있기에 후보자 선택의 중요한 매체로 자리잡은 TV방송연설은 많은 유권자에게 자신의 정책과 공약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인식되고 있다. 녹화 당일에는 분장을 받으며 옷매무새도 확인하고 준비한 연설문을 읽고 외우기를 수 차례 반복하는 등 최선을 다해 준비하는 모습이 퍽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상황이 이상하다. 유권자의 표심을 잡기 위해 정성을 쏟고 있는 후보는 모두 무소속이다. 새누리당 공천을 받은 기초의원 후보들은 약속이나 한 듯 하나같이 방송연설이 필요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당 공천으로 당선을 이미 손에 거머쥔 마당에 방송연설을 위한 자잘한 준비가 성가시다는 듯한 오만함은 대체 어디서 비롯되는 것인지 묻고 싶다. 만인 앞에 소신있게 내세울 만한 공약이 제대로 있기나 한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후보자는 자신의 공약을 알리고 해당 지역민이 원하는 것과 불편해 하는 것이 무엇이며 이를 자신이 해결할 수 있다는 능력과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갖은 방법을 동원해 유권자에게 다가가는 것이 선거운동의 핵심인데 유권자의 알권리를 위한 최소한의 성의도 모르쇠로 일관하는 무책임한 후보는 곧 무자격으로 통한다. 　 짧은 제한시간에 자신만의 특화된 공약과 선거전략을 설명하며 고개를 숙이는 무소속 후보들의 모습에서 유권자를 잘 섬기겠다는 겸손과 선거운동의 한 순간도 헛되이 보내지 않으려는 진지함이 엿보였으며, 공천 후보들의 여유로움과는 큰 대조를 이뤘다. 　 무엇보다 유권자와 소통하고 섬겨야 할 이들이 왜 이러한 오만한 태도를 버리지 못하는 것일까. 이는 지역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인 심각한 정당 편향성에서 기인한다. 특정한 정당 선호가 뚜렷한 지역에서 공천과 함께 이미 당선을 기정사실화하는 자축 분위기가 흐르며 유권자를 상대로 선거운동을 하기보다는 남은 기간 동안 선거운동 흉내만 내도록 방관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실제로 도의원 제1, 제2선거구는 투표가 무의미해졌다. 거대한 당 조직에 맞서지 못하는 무소속 후보들이 줄줄이 기권하며 유권자의 표가 사표(死票)로 전락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졌다. 　 지방선거는 우리의 생활과 밀접한 생활권역의 지도자를 뽑는다는 측면에서 유권자가 가장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하는 선거이다. 　 특정 정당에 투표하기보다는 지역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후보, 개인의 능력과 열정, 신뢰성을 보고 선택함으로써 선거의 궁극적인 힘은 정당이 아니라 바로 유권자에게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정치권력의 황홀함을 익히 경험하고, 유권자보다는 당에 실권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며 정당바라기만 하는 무능력한 후보에 대한 심판은 이제부터 유권자의 몫이다. 　 당에 의해 유권자가 우롱 당하는 이런 상황이라면 더욱이 당을 보고 후보를 선택하는 우(愚)를 더 이상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