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재 순서
1회 지역교육이 살아야 한다
2회 별고을교육원을 설립하다
3회 공립교육원의 우수사례, 비법은?
4회 아직도 계속되는 찬반의 목소리
5회 별고을교육원, 성공의 지름길은?
5회 별고을교육원, 성공의 지름길은?
공립교육원은 인구유출 문제를 해소하고 우수인재를 확보하는데 긍정적인 면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일부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상당한 추가비용과 사후관리가 따르는 것은 교육기회의 평등성, 형평성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위화감 조성으로 학생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한다는 점에서 반대의 목소리도 있다.
따라서 지난 3월 개원한 별고을교육원은 공교육과 중첩되는 기능은 교육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공감과 협조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숙제로 남아 있다.
5편에서는 별고을교육원이 중·장기적으로 발전해 나가기 위한 대안을 제시하고, 앞으로 교육원이 우수인재 육성의 산실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숙제 등에 대해 모색해 보도록 한다.
수십억원의 예산 사용처 공개
지역인재의 인프라 구축 필요
별고을교육원이 우수 인재 양성의 산실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들이 남아 있다.
가장 먼저 학교교육과 상생 발전해 나갈 수 있는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라는 말처럼 자녀의 교육을 위해 더 좋은 곳, 더 나은 곳으로 이사를 다니는 부모의 마음은 2300년 전 맹자의 어머니나 현재의 부모들이나 별반 다를 게 없다. 부모 된 입장에서 자녀에게 경제적 여건이 허락하는 한 사교육을 시키고픈 마음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사교육을 시키고 싶어도 시키기 어려운 곳이 있다. 지방의 농어촌지역과 같은 사교육 인프라가 취약한 지역들이 바로 그런 곳이다. 매년 심화되고 있는 지방 농어촌지역 인구유출 문제의 원인 중 한 가지는 이 점에서 기인한 것이다.
그래서 `공립교육원`이 만들어졌다. 공립교육원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곳을 말한다.
그러나 공립교육원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서울대 몇 명 보냈다는 그 `성과`에 마냥 기뻐하기보다는 그로 인해 인구유출 문제를 해결했다는 것에 안도하기에 공립교육원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새로운 문제점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먼저 문제가 되는 것은 공립교육원의 형태다. 현행법상 시·도를 제외한 지자체에서는 교육기관을 직접 운영할 수 없다. 그래서 공립교육원을 운영하는 지자체에서는 별도로 위원회나 장학회 등을 만들어 이곳에 공립교육원을 위탁해 운영한다. 성주군 역시 그렇다. 따라서 상급 교육기관 등으로부터 아무런 관리·감독을 받지 않는 공립교육원은 그 태생부터 탈법적 요소를 안고 있다. 때문에 지역 교육 질서를 뒤흔들 수 있다는 문제점이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
따라서 매년 수십억원이 들어가는 공립교육원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 특히 운영비가 적재적소에 사용되고 있는지 등 예산 사용에 대한 결과는 군민들의 알 권리를 위해 정보를 낱낱이 공개해야 한다.
또한 공립교육원의 목표는 명문대 합격생을 배출하는 것이다. 따라서 별도의 시험을 통해 뽑힌 소수의 상위권 학생들로만 꾸려질 수밖에 없다. 나머지 대다수의 학생들은 공립교육원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지자체의 공적 예산으로 운영되고 있는 공립교육원의 혜택을 다수의 지역 학생들이 받지 못하고 소수의 몇몇에게만 돌아간다는 것은 평등권 침해이자 일종의 차별이라 볼 수 있다.
현재 학교 최상위에 속하는 학생들이 별고을교육원에 입사하지 않았지만 향후 이런 학생들이 입사하게 되면 학생들 사이에서 위화감을 조성할 수도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
공립교육원은 분명 지방 농어촌지역 문제를 해결하는데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몇 십 년 만에 처음으로 지역에서 서울대 합격생이 배출되고, 인구유출 문제가 해결됐다. 사람들이 타지로 나가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오히려 외지에서 역전입하는 사례도 생겼다. 공립교육원 덕분이다. 다수의 지역주민들이 공립교육원을 반기는 데에는 이런 점들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교육 평등권과 형평성을 해치고 공교육을 위태롭게 만드는 공립교육원은 그 장점이 아무리 많다고 하더라도 제고돼야 한다는 점이 교육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여러 지자체에서 공립교육원에 열광하는 이유는 공립교육원을 지은 지 불과 2~3년 만에 가시적인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육 문제는 그렇게 근시안적으로 봐서는 안 된다. 좀 더 긴 안목으로 멀리 내다봐야 한다.
교육 문제는 지자체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지자체는 물론이고 중앙정부와 교육당국 모두가 지역의 교육 격차 문제를 놓고 심도 있게 논의하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그렇다면 공교육을 정상화시키고 최대한 많은 학생들에게 그 혜택이 돌아가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그런 면에서 지금의 공립교육원이 최선의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특히 일부 학교 성적 우수 학생들에게만 교육혜택이 편중돼지 않도록 학생 선발에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관내에는 중학교 8개교, 고등학교 4개교가 있다. 일부 학교 학생만을 대상으로 교육원이 운영돼서는 안 된다. 모든 학교 학생들에게 골고루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다 같이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 할 또 하나의 숙제이다.
한편 지평선학당(김제시 공립학원) 출신으로 수도권 대학에 재학 중인 20여명의 학생이 재경향우회를 결성한 바와 같이 지역인재의 인프라 구축에도 힘써야 한다. 별고을교육원은 군민들이 낸 세금과 출향인들의 장학기금, 군 예산을 투입해 학생들에게 지원하기 때문에 수혜를 받은 학생들은 향후 지역발전에 힘을 보태야 할 책임이 있다.
향후 졸업생들의 지속적인 인맥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군의 혜택을 받으며 성장하고 대학을 진학한 학생들은 장래 각계각층에서 활동하며 지역을 빛내는 버팀목이 될 것이라는 지역민의 기대감을 안고 있다.
이들이 향후 10년, 20년 후에도 고향을 잊지 않고 지역발전에 힘을 쏟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지역출신 선후배간의 상호교류 및 인재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별고을교육원을 우수한 인재를 발굴·육성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차세대 리더로 활동하고 지역발전에 힘을 보탤 수 있도록 인재인프라 구축의 기반을 다져야 한다.
별고을교육원의 근본적인 취지는 우수인재들이 많이 배출돼서 향후 지역발전을 선도하는 리더가 되길 바라는 지역민들의 염원이 담겨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첫 항해를 시작한 별고을교육원이 근본 취지를 잊지 않고 지역민들의 희망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
취재2팀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