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재 순서
1. 국내 유일의 왕자태실 군집지, 세종대왕자태실
2. 세종대왕자태실의 현주소
3.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향한 움직임
4. 타 지자체 세계문화유산 등재 선행사례
5. 세종대왕자태실, 세계화를 향한 날갯짓
현재 우리나라는 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과 종묘, 창덕궁과 화성, 경주역사유적지구와 고창·화순·강화 고인돌 유적 등 총 11개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보유하고 있다.
전국 각 지자체에서는 지역의 뛰어난 문화재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해, 지역 홍보는 물론 지역경기 활성화로도 접목시키고 있다.
특히 조선을 통치한 왕과 비가 영면하고 있는 조선왕릉은 지난 2009년 6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또 남한산성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는 경기도가 외부 도움 없이 자체적으로 추진해 성공했으며, 인근 고령군의 대가야 고분군도 지난 201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된 바 있다.
이에 제4회에서는 타 지자체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선행사례를 심층 취재해, 세종대왕자태실이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향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조선왕릉
조선왕릉은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왕릉 가운데 가장 완전한 형태를 갖추고 있는 고유의 유적이다. 왕릉 개별의 완전성은 물론이고 한 시대의 왕조를 이끌었던 역대 왕과 왕비의 왕릉이 모두 보존돼 있다는 점에서 더욱 큰 가치를 지닌다. 특히 조선왕릉은 당시 자연관과 유교적 세계관을 볼 수 있는 우리의 고유한 문화유산이다.
태조 이성계가 1392년 조선을 건국한 이래 27대에 이르는 왕과 왕비의 왕릉은 총 42기며, 이 중 남한에 있는 40기가 2009년 6월 스페인 세비야에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태조 이성계의 건원릉부터 마지막 황제 순종의 유릉까지 모두 40기의 왕릉이 인류문화유산으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된 것이다. 이처럼 한 왕조의 무덤 전체가 한꺼번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는 것은 유례없는 일이다.
조선왕릉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고자 하는 움직임은 민간 차원에서 먼저 시작됐다.
조선왕릉 밀집지역인 동구릉이 소재한 경기도 구리 지역과 일부 역사문화학계에서 동구릉만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했다고 한다.
그러나 당시 문화재청은 유홍준 청장의 주도로 동구릉만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는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 18개 지역에 분산된 조선왕릉 40기에 대한 일괄 신청을 추진하게 됐다.
당시 조선왕릉의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확정되자 한국대표단 수석 대표인 이건무 문화재청장은 "새로운 세계문화유산을 등재하게 된 우리나라는 그에 따르는 의무와 책임감을 다해 조선왕릉 보존에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정재훈 한국전통문화학교 석좌교수(전 문화재 위원)는 "한 왕조가 500년 이상 지속되며 재위한 모든 왕의 무덤이 남아있는 경우는 중국·일본 등 동아시아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을 수 없다"며 "중국 명·청 시대의 황릉은 자연미를 엿볼 수 없고, 과거와 현재를 이어 살아 숨 쉬게 만든 유산은 조선 왕릉뿐"이라고 강조했다.
△남한산성
지난 2014년 남한산성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는 경기도가 외부의 도움 없이 자체적으로 추진해 성공을 이뤄냈다. 이는 지자체의 또 다른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북한산성과 더불어 서울을 남북으로 지키는 산성 중 하나인 남한산성은 신라 문무왕 때 쌓은 주장성의 옛터를 활용해 1624년(인조 2년)에 축성했다.
남한산성은 삼국시대부터 외세의 침입에 맞선 선조들의 국난극복의 상징이며 호국역사의 성지로, 7세기부터 19세기까지 동아시아 성곽 축성술과 무기 발달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오랜 역사의 현장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연간 이용객은 320만명에 이른다.
남한산성의 세계문화유산는 지난 2006년 당시 경기도지사에 당선된 김문수 도지사가 취임 후 등재를 지시했다. 남한산성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는 2007년 7월 광주시가 30년 넘게 갖고 있던 남한산성 관리 권한이 경기도로 전환되면서 시작됐다.
같은 해 1월 남한산성을 방문한 김 지사는 "남한산성은 실제로 외부와의 전쟁이 치열했던 살아있는 박물관이다. 도립공원답게 도가 주체가 돼 공원 전체를 관리해야 한다"며 관리체제 전환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남한산성은 관리체계 전환을 위해 도립공원으로 지정됐고, 2009년 성곽 관리와 복원을 전담하는 `남한산성문화관광사업단`을 설립했다.
사업단은 전국 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민간전문관리기구의 용역을 통해 성곽 복원과 관리를 전담했고, 세계문화유산 등재 업무도 추진했다.
당시 정은섭 경기도청 문화유산과장은 "지자체가 유산 복원 예산 전체를 지원하고 관계기관을 직접 섭외해 신청서까지 작성한 다음 문화재청에 완결된 서류를 넘겨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지자체가 필요할 경우 직접 예산을 투입해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당시 등재가 결정된 후 김 지사는 "지난 5년여에 걸쳐 약 700억원을 들여 산성의 여러 유적을 복원했다. 도와 공무원, 민간 전문가들이 협력하고 적극적으로 노력한 결과"라고 소감을 밝혔다.
△대가야 고분군
인근 고령군의 지산동 대가야 고분군이 201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됐다.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은 세계적으로 보존 가치가 있는 유산을 향후 충분한 연구와 자료 축적 등을 거쳐 세계문화유산으로 정식 등재하는 예비목록이다.
대가야 고분군은 서기 400년부터 562년 멸망 때까지 축조된 704기의 고분군으로, 고분군 내에 다른 인공 구조물이 전혀 없고, 세계적으로 유례가 드문 순장곽의 배치 등 당시 사람들의 내세관과 장의문화를 명확히 보여주는 역사적 증거와 자연친화적인 인공 경관이 인정돼 잠정목록 유산으로 선정됐다.
이어 세계문화유산 본 목록 등재를 위해 고령군은 군청 내 `세계문화유산추진단`이라는 이름의 전담 부서를 신설하는 등 행정력을 집중, 지난 3월 세계문화유산 우선등재대상으로 선정됐다.
고령군 세계문화유산추진단 관계자는 부서 신설 배경에 대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경주 양동마을의 경우 관광객 수가 280%, 수원시의 남한산성은 관강객 수가 4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며 "고분군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면 관광객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지역발전과 직결되는 일이기 때문에 전문 부서의 신설은 필수"라고 말했다.
또한 고령군은 지난 13일부터 14일까지 국립대구박물관에서 `고령 지산동 대가야 고분군` 특별전을 개최했다.
이번 특별전은 대가야 고분군이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지산동 고분군 가운데 최근 발굴 조사된 73·74·75호분의 주요 유물 500여점이 전시됐다.
곽용환 고령군수는 "이번 전시를 계기로 대가야와 고령 지산동 고분에 대한 대구시민들의 관심을 높이고, 고분군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조속히 등재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고령군에서는 대가야 정체성 살리기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대가야읍 명칭 변경이 지난 4월 최종 변경, 대가야 역사문화도시로서의 내실을 다지고 있다.
또 대가야 왕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대가야 종묘 조성사업도 추진 중이며, 경남 함안 말이산 고분군, 김해 대성동 고분군 등과 연계해 2018년까지 세계문화유산 최종 등재를 위해 모든 행정력을 집중해 나가고 있다.
취재1팀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