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재순서
1회 조선 유학사의 큰 획 `영남 오현`
2회 신동으로 불리며 성장한 한강
3회 존경 받는 공직자의 삶을 살다
4회 귀향한 한강 정구와 회연서원
5회 한강학파의 등장과 확산
6회 한강 선생의 업적을 기리다
한강 정구 선생은 조목·김성일·류성룡 등 퇴계의 중요 제자들보다 가장 늦게까지 생존해 있었으므로 많은 제자들을 거느릴 수 있었다. 또한 거주지가 경상좌·우도의 중앙인 성주에 있어 퇴계·남명 양 학파를 융합하는 새로운 기점을 마련하게 된다. 특히 근기학파를 확립시켜 실학의 연원을 확립하는데 영향을 미치기도 해 오늘날 선비정신 계승과 유교문화 창달에 기여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대구시 북구 금호택지개발지구 내에는 한강을 기념해 그의 아호를 붙인 `한강공원`(寒岡公園)이 토지주택공사에 의해 조성됐다. 금호지구내 최대 규모인 41,736㎡의 한강근린공원은 문화·휴식 공간이 11곳이나 마련된 친환경 생태공원이다.
공원 관계자는 "곽재우 장군을 기리기 위해 조성한 망우당공원과 우배선 장군을 기리기 위해 조성한 월곡역사공원과 더불어 공원 이름에 특정인의 아호를 붙인 대구지역의 세 번째 공원"이라며 "성주 출신인 한강을 기념하는 공원이 이곳에 조성된 이유는 생애 마지막 6년을 이곳에서 보내며 많은 선비들을 양성해 대구의 학풍을 진작시키는 데 큰 공헌을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남 함안군에서는 `함안을 빛낸 인물 한강 정구 선생`을 주제로 한 학술대회가 매년 개최되고 있다. 1586년 함안군수로 부임해 학문을 일으키고 함안과 관련한 읍지 `함주지`를 저술한 한강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행사이다. 강사를 초청해 한강 관련 강연을 열고,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한강의 삶과 업적을 재조명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창녕군 유어면 미구리에 위치하고 있는 팔락정(八樂亭)은 한강이 1580년 창녕현감에 부임해 창건한 것으로 주위의 경치를 보는 즐거움이 여덟 가지라 하여 팔락(八樂)이라 정했다고 알려진다.
창녕군 문화원 관계자는 "한강은 창녕현감 재임시 팔락정·부용정·술정 등 정자를 마을마다 세우고 서당으로 삼아 아이들을 가르치는 등 선정을 베풀어 한강이 창녕을 떠나자 창녕주민들은 생사당(관산서원)을 지어 그를 기억했다"고 말했다.
덧붙여 "여덟 가지 즐거움이란 ①猛虎渡江(맹호도강)-정자 앞의 낙동강 건너 지형이 범이 건너오는 듯한 형세를 보는 즐거움 ②遠浦歸帆(원포귀범)-강 멀리서 범선이 포구로 들어오는 것을 보는 즐거움 ③平沙落雁(평사낙안)-넓은 강모래사장에 기러기가 앉는 것을 보는 즐거움 ④北池紅蓮(북지홍련)-정자 북쪽의 팔락 호수에 피어 있는 홍련을 보는 즐거움 ⑤逆水十里(역수십리)-정자 앞개울의 물이 강의 흐름과 반대로 십리를 흐르는 것을 보는 즐거움 ⑥前庭槐樹 (전정괴수)-앞뜰의 회화나무를 보는 즐거움 ⑦後園烏竹(후원오죽)-정자의 후원에 있는 오죽을 보는 즐거움 ⑧西郊黃麥(서교황맥)-정자 앞 서쪽들에 보리가 누렇게 익은 풍경을 보는 즐거움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선비가 추구하는 삶의 최고 목표는 자신의 도덕적 인격을 완성하고 그것을 사회적으로 실천하는 것이다. 그래서 유학자들은 어릴 때부터 철저한 인격 수련과 학문 연마의 과정을 거쳤다. 성인이 되면 과거를 통해 정치에 참여함으로써 자신이 배운 것을 사회적으로 실천하고자 노력했고, 또 벼슬에서 물러나면 향촌으로 돌아가 후학들을 양성하며 학문을 정리하는 일에 전념했다. 선비라면 이 모든 과정을 마땅히 수행해야 할 사회적인 책무로 여겼다.` 이 글은 한국국학진흥원 유교문화박물관에 전시된 `유학자의 일생`이란 글귀로써 선비가 어떤 사람들인가를 정의하는 글이라 할 수 있다.
성주군 관계자는 "성주의 선비들도 당연히 이러한 선비들의 기본적인 성향을 추구하였을 뿐만 아니라, 선비의 고장으로써 부끄럽지 않은 인물들을 다수 배출했다"며 "조선중기 성주를 대표하는 대학자인 동강 김우옹과 한강 정구 두 사람의 배출은 이후 성주가 영남학파의 중요한 근거지의 하나로써 역할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한강은 1543년 대가면 유촌리에서 명문 유가인 청주정씨 판서공 사중의 아들로 태어나 1620년 7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기까지 근기실학의 학문적 체계를 수립, 조선 유학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이처럼 지역의 자랑스러운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2013년부터 郡에서 추진하고 있는 무흘구곡 경관가도 조성사업 외에 지역내에서 한강에 대한 현창사업은 미미한 상황이다.
한 평생 배움을 미덕으로 삼고 학문을 증진해 온 한강의 삶은 오늘날 청소년들에게 자신의 인생에 있어 진정한 주인공이 될 수 있는 방향성을 제공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훌륭한 본보기로 남아 있다. 자랑스러운 성주인 한강 정구 선생에 대한 더욱 활발한 현창사업의 당위성이 여기에 있다.
취재3팀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