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재순서
1회 지역 내 6차산업의 과거와 현재
2회 전북 임실군 치즈마을 사례를 보다
3회 충남 보령시 머드축제 사례를 보다
4회 경북 안동시 탈춤축제 사례를 보다
5회 독일 쾰른,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사례
6회 프랑스 망통 사례를 보다
7회 성주농업, 서비스업의 미래발전 방향 모색
프랑스 남쪽의 작은 농촌도시 망통(Menton)은 `레몬 축제`로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다. 망통시는 인구 3만명의 소도시다. 인구와 도시규모가 적은 망통시는 대기업을 유치한다든지 제조업을 유치해 지역경제를 살리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망통시의 경제는 관광산업에 주로 의존하고 있고, 경제활동 인구의 90%가 숙박, 음식, 부동산 등 관광산업 관련 직종을 가지고 있다. 망통시 수입의 핵심은 카지노와 매년 40만명의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레몬축제에 있다.
스페인에 토마토 축제가 있다면 프랑스에는 레몬 축제가 있다. 망통레몬축제는 1934년부터 시작돼 올해로 81회를 맞는다. 지역의 특산물인 레몬을 이용해 동화나 만화작가들의 작품을 소재로 구성되는 점이 특이하다. 주로 만화나, 동화의 주인공이 축제의 소재가 되기에 아이들이 상상하던 동화 속 세상 같은 모습이 현실로 나타난다는 점이 레몬축제의 특징이다. 이 재미있는 주인공과 더불어 수많은 귤과 레몬들로 이뤄진 거대한 행렬이 다채롭게 펼쳐지는 것이 망통의 레몬축제다.
`프랑스의 진주`라 불리는 망통은 프랑스 남부 프렌치 리비에라의 동쪽 끝 도시로 오렌지와 레몬이 많이 생산되는 지역이다. 망통시는 인구 및 산업구조가 성주와 비슷하며, 지역 특산물인 참외와 망통시의 레몬이라는 농산물을 지역축제와 연계하는 점도 비슷하다. 그러나 망통은 이 지역축제를 세계적인 축제로 발전시켰고, 이로 인해 지역주민의 자긍심 고취는 물론 농가 소득 증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여러모로 성주와 비교할 수 있는 고장이라고 볼 수 있는데, 바로 이곳에서 매년 2월의 따사로운 햇살 아래 지중해의 해변에서 망통축제가 2주간 열린다. 20세기 초부터 이어온 유서 깊은 이 축제는 한 호텔리어가 레몬과 꽃으로 장식품을 만들다 시작된 후, 레몬을 이용해 만든 예술 작품과 다양한 제품(잼, 젤리, 술, 비누, 향수, 과자 등)을 접할 수 있는 지금의 형태로 발전했다고 한다.
인구 3만명의 도시에 25만명의 방문객이 찾는 레몬 축제의 경제적 부가가치는 실로 엄청나다고 할 수 있다. 축제 입장료 수입만 우리나라 돈으로 20억원에 육박한다. 레몬이라는 1차상품을 생산해 파는 원시적인 방식에서 진화해 서비스업까지 더해 6차산업의 전형적 성공 모델이 되고 있다.
망통시청 관계자는 "우리 지역 사람들의 레몬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하다"며 "주변의 이탈리아나 스페인, 그리고 코르시카의 그것과는 현격히 구별된다는 확고한 자부심 밑에는 그동안 기울여온 숨은 정성이 깔려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레몬축제의 거대한 행렬이 준비되기까지는 각 방면의 많은 사람들의 참여가 필요하다. 오렌지 및 레몬 재배자를 비롯해 정원사, 화가, 금속 가공업자 등 다양한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참여하고, 50만개의 고무줄과 130톤에 달하는 오렌지와 레몬이 이 축제에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축제는 국가와 도시의 브랜드 파워를 높이는 일등공신이다. 프랑스 남부는 대체적으로 연중 따뜻한 편으로, 레몬만을 생산해 판다면 그저 그런 해안가 마을에 머물렀을 것이다. 여름에는 유럽 전역에서 피서객들이 찾아오므로 관광 수입이 있으나, 상대적으로 수입이 줄어드는 겨울의 막바지에 축제를 개최해 경제적 부가가치를 최대한 올리는 보완적 장치를 마련했다.
프랑스 남부지역은 피크 시즌에는 숙박시설을 제대로 못 구할 정도로 가격이 천정부지인 실정이다. 서비스업이 엄청난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관광업의 항상성을 유지하고 전방위적 경제효과를 누리기 위해 1, 2차산업과 3차산업을 연계한 방식이 성공한 것이다.
망통시는 깨끗하고 아름다운 해변에 미식가들의 입맛을 충족시켜주는 소소한 맛집들, 다양한 고객층을 고려한 숙박시설 등 방문자들을 위한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으며, 여느 해안도시와는 다른 확실한 망통만의 색깔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특히, 매해 다른 테마로 축제가 구성되며, 2015년에는 중국을 주제로 레몬과 오렌지로 만든 거대한 베이징의 천단과 팬더 등이 세워져 세계적 관심을 받았다.
대부분의 유럽지역에서는 단순한 농산품에 대한 생산 및 판매에 그치는 1차산업에서 벗어나, 관련 가공품을 만들어 파는 식의 2차서비스로 확장된 체계를 갖추고 있다. 거기에 더해 망통은 왕성한 서비스업까지 가세하며 도시 전체에서 인간과 자연이 조화된 시장경제의 활력을 느낄 수 있었다.
취재2팀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