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회 2016년 7월 13일 불청객 사드(THAAD)
□ 2회 ‘성산부대 사드반대’ 군민들의 통곡
□ 3회 국무총리와 국방부장관 수난사
□ 4회 제3지역 이전배치 긴박한 반전
□ 5회 최종 낙점된 롯데CC 찬반 논란
■ 6회 사드반대 운동 전국으로 확산
□ 7회 사드배치와 정부 지원 ‘당근과 채찍’
□ 8회 ‘사드 성주’ 끝나지 않는 갈등
□ 9회 사드와의 상생, 이웃 일본의 사례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THAAD)는 조용한 시골 마을인 성주군에 청천벽력과도 같은 사건이었다. 이에 5만군민이 분연히 일어나 선정 과정의 절차상 부당성과 전자파 유해성을 지적하며 분노했다.
우여곡절을 겪으며 사드는 제3지대인 초전면 롯데CC로 결정되고, 미군이 주둔해 현재 2기의 사드가 배치된 상황에서 소규모환경영향평가가 이뤄졌지만, 초전면 소성리에서는 지금도 사드반대 단체들이 한반도 사드배치 철회를 주장하며 힘겨운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사드배치 1년이 지난 시점에서 그동안의 과정을 되짚어보고 국내외 사례를 통해 향후 성주군이 나아갈 방향을 알아본다.
【편집자 주】
성주롯데골프장이 사드체계 배치 부지로 최종 확정된 9월 30일 이후부터 사드배치 반대운동은 걷잡을 수 없이 더욱 거세지며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었다.
발표 당일 저녁에도 사드반대 주민들은 성주군청 앞마당에서 80번째 촛불집회를 이어갔다. 여름방학을 맞아 농촌봉사활동을 온 대학생들과 일본 히로시마연대유니온에서 활동하는 교포들을 비롯해 일본자유법조단 오키나와지부 변호사 40여명도 연이어 성주군을 찾아 힘을 실었다.
그러나 성주군이 10월 2일 제82차 촛불집회를 위해 군청을 찾은 주민들에게 군청 마당 사용을 불허했다. 군청 앞마당에는 덤프트럭을 포함해 공무 차량이 곳곳에 주차돼 있어 집회가 불가능해지자 주민들은 "군청 마당은 군민의 것"이라며 군수에게 격렬하게 항의했다.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와 김 군수는 촛불집회 장소 이전을 두고 팽팽한 의견 차이를 보이다가 결국 7일부터 군청 앞마당 대신 구 경찰서 부지를 집회장소로 사용하는데 합의했다.
골프장과 인접한 김천 주민들과 원불교 성지인 정산 송규 종사의 생가터가 위치한 원불교의 반발도 심상치 않았다.
김천시에서는 1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두 번의 대규모 궐기대회와 청와대 도보순례 등에 나섰다. 박보생 김천시장과 배낙호 김천시의회 의장은 단식에 들어갔다.
원불교비상대책위원회도 초전면 대각전 앞에서 서울, 경기, 충청, 제주, 전라, 대구경북 등 13개 교구 1천여명의 출가교역자들이 모인 가운데 사드배치 반대를 위한 비상총회를 소집하고 현 상황에 적극 대처키로 결의했다.
한편, 미국 백악관 온라인 청원사이트 `위 더 피플(We the people)`에 개설된 한국 사드배치 철회를 촉구하는 서명자가 10만명을 돌파하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등록한 청원은 30일동안 10만명 이상이 서명할 경우 백악관은 해당 사안에 대해 60일 안으로 공식적인 검토 및 답변을 해야 한다. 이에 대해 백악관은 "북한의 핵과 탄도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한국 동맹과 한국에 배치된 미군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을 밝혔다.
촛불집회가 장기화 되면서 점차 체계적이고 평화적인 시위 문화가 정착되고 있었다. 사드반대 주민들은 성주읍 성밖숲에서 프리마켓(벼룩시장)을 열고 의류, 가방, 햅쌀, 이불 등 각종 생활용품들을 판매해 수익금 일부를 투쟁위 기금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하고 싶었던 말과 질문을 모아 `촛불 톡투유`를 진행하고, `촛불과 평화가 있는 아름다운 성주`란 주제로 사생대회를 여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주민들의 결집과 화합을 유도했다.
10월 20일은 촛불집회가 100회째가 되는 날이었다. 이날 주민들은 100배 절을 하는 퍼포먼스 등을 통해 사드배치 철회와 평화를 기원했다. 주차장 입구에는 `촛불 100일을 기록한 사진전`이 마련됐다.
김충환 당시 사드배치철회성주투쟁위 공동위원장은 "무더운 여름 소나기가 와도, 비바람이 쳐도 촛불은 꺼지지 않았다"며 "평화를 염원하는 국민들의 촛불이 전국에서 이어지고 있다. 이는 그동안 자원봉사자, 율동·노래팀, 청년 등 하루도 빠지지 않고 촛불을 들어주신 모든 군민들과 함께 이룬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앞으로 200일이든 300일이든 사드배치가 철회될 때까지 촛불을 들고 싸워나가겠다"며 "평화를 염원하는 전 국민들께서도 함께해 달라"고 호소했다.
100번째 촛불집회를 기념하기 위해 윤소하 정의당 국회의원과 가수 김원중씨, 인터넷방송 진행자인 `망치부인`도 참석해 주민들을 격려했다. 밴드 스카웨이커스도 공연을 선보이며 사기를 북돋웠다.
계절이 바뀌어 뜨겁던 여름이 지나고 가을 그리고 겨울이 성큼 다가와도 촛불집회는 단 하루도 빠지지 않은 채 점점 열기를 더해갔다.
11월 26일 이들은 초전하나로마트 광장에서부터 성주골프장이 위치한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까지 `평화나비 도보순례`를 했다. 이 행사는 `평화를 향한 파란 발걸음`이란 슬로건으로 사드 대신 평화를 염원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마련됐다. 김천투쟁위에서 버스 2대가 도착했고 서울에서도 많은 인원이 참석했다.
이처럼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 사드반대 김천시민대책위원회, 원불교성주성지수호 비상대책위원회, 사드한국배치저지 전국행동 등 사드반대 6개 단체는 세월호 유가족 모임, 광주 5.18단체, 제주 강정마을과 청도·밀양의 송전탑 반대 주민 등 전국의 단체들과 유기적으로 연대하며 다양한 방식으로 사드 원천무효를 주장했다. 뼛속까지 보수 텃밭이던 성주지역에서 진보 성향의 목소리를 끄집어낸 1등 공신이 결국 `사드`인 셈이다.
취재2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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