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회 가야산 선비산수길과 성주의 생태문화관광
▶ 2회 상생의 아이콘 `팔만대장경 이운순례길`
▷ 3회 느림의 미학 `지리산 둘레길`
▷ 4회 한국의 산티아고 순례길 `제주 올레`
▷ 5회 성주 생태문화관광의 핵심 `선비산수길`
현대인에게 자연은 도전과 극복의 대상이자 동시에 혜택과 치유의 원천을 제공한다.
특히 `길`은 우리에게 이동과 연결의 기반을 제공하지만 최근에는 건강과 치유의 수단으로 새롭게 인식되는 가운데, 각 지자체마다 `길`이란 콘텐츠로 경쟁력 있는 문화관광산업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성주군도 민선5기 역점사업으로 `가야산 선비산수길` 조성사업이 추진 중에 있다.
가야산의 생태와 자연자원을 이용한 생태환경, 교육과 힐링의 장으로써 자연탐방형 관광지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본지에서는 천혜의 자연과 연계한 문화생태관광산업인 가야산 선비산수길 조성이 낙후된 성주군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지, `길`을 소재로 특화된 관광산업으로 육성 발전시키고 있는 타 지자체 선진사례와의 비교 분석을 통해 살펴보기로 한다.
【편집자 주】
팔만대장경 이운순례길은 합천군, 고령군, 성주군, 해인사, 가야산국립공원사무소 등 5개 기관이 지난 2013년 1월 이운순례길 조성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한 MOU를 체결하면서 본격화됐다.
이운순례길 조성사업은 농림수산식품부와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가 공동으로 추진한 지자체간 연계협력사업에 고령군, 성주군, 합천군 3개 자치단체가 공모해 선정됐으며, 고령군이 주관하고 성주군과 합천군은 참여 지자체로 돼 있다. 사업비는 49억원(국비 44억, 지방비 4억8천900만원)으로 3개군에 각 16억3천만원이다.
이운순례길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팔만대장경이 강화도 선원사에서 고령 개경포를 거쳐 합천 해인사로 이운된 역사적 사실을 관광자원화하고, 이운 경로를 따라 지역의 다양한 역사·문화체험과 불교문화를 접할 수 있는 탐방로를 개발해 한국의 대표적인 순례길로 조성한 사업이다.
팔만대장경 이운순례길은 당초에는 `순례의길`, `치유의 길`, `성찰의 길`, `신화의 길` 등 4개 구간으로 계획됐지만 현재는 `성찰의 길`과 `순례의 길` 2개 구간으로 테마를 변경했다.
이 가운데 성주 구간은 수륜면 백운리 일대에 조성된 성찰의 길이 해당된다. 성찰의 길은 고령 덕곡면을 지나 수륜면과 가야산을 넘어 합천 해인사로 이어지며, 총 길이는 33㎞다.
각 지자체에서는 탐방로마다 테마에 맞는 체험 프로그램을 도입해 관광객 유치 효과를 노리고 있다.
고령군은 이운순례길 조성사업에 참여한 3개 지자체 가운데 가장 먼저 사업을 마무리하고 2016년 11월 25일 이운순례길 걷기 체험행사를 가졌다.
경판을 처음 내린 역사적인 현장인 고령 개경포(경전을 풀어 내린 나루란 뜻)에는 `대장각판 군신기고문 기념비`도 세워졌다. 군신기고문은 고려시대 문인 이규보가 대장경 판각의 취지를 밝히고 부처님의 힘으로 몽고군을 물리치기 위해 임금과 신하, 백성의 염원을 담아 쓴 글이다.
고령군 관계자는 "고령은 대가야 도읍지로써 박물관 및 테마관광지와 같은 풍부한 관광자원이 있으며, 성주군과 합천군의 수많은 관광자원과 함께 연계해 벨트화 했을 때 3개군과 해인사가 상생 발전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합천군과 해인사는 2005년부터 팔만대장경 이운행렬 재현행사를 열고 있다. 지난 8월 31일에는 대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과 동성로 일대에서 시민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재현행사를 가졌다.
이와 함께 10월 20일부터 11월 5일까지 17일간 합천군과 해인사 공동주최로 합천군 가야면 대장경테마파크와 해인사 일원에서 개최되는 2017대장경세계문화축전은 전시, 학술, 공연, 체험 등의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국내외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합천군 관계자는 "수준 높은 관람객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합천군과 해인사는 팔만대장경 이운순례길과 함께 새로운 볼거리와 즐길거리 개발에 매진해 왔으며,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주군도 수륜면 백운리를 중심으로 가야산 주변 관광인프라와의 연계를 통한 관광상품 개발에 주력할 계획으로, 2013년 1월 착공해 올해 12월 공사가 완료될 예정이다.
성주군 관계자는 "현재 수륜면 중기마을에 전통돌담길 139m 조성과 야생화 육묘장, 경상남북도 경계에 상징조형물 설치를 완료했으며, 서부지역 농특산물 판매장과 이운 경로에 대한 산책로를 정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성주군은 팔만대장경이 도착한 고령군의 개경포 나루, 또한 팔만대장경이 보관돼 있는 합천군 해인사에 비해 상징성을 가지지 못해 이운순례길 체험프로그램 개발 및 통합홍보사업 추진이 취약한 편이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행사는 심원사 템플스테이인 이운순례길 팸투어가 유일하다. 주로 초·중·고생들이 참여하고 있는 템플스테이에서는 순례자들이 이운순례길을 걸으며 먹던 음식을 재현한 `순례자의 밥상` 만들기 체험이 인기를 끌고 있다. 산야초 주먹밥으로 만든 순례자의 밥상은 성주군이 2015년 자체 개발한 도시락브랜드이다.
또한 이운순례길 걷기와 야생화 압화거울 만들기, 다도, 탑돌이, 108배 등 생소하고 신비로운 체험으로 참여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한편, 합천 해인사에 보관돼 있는 8만1천258장의 팔만대장경 경판은 고려 고종 23년(1236)부터 16년에 걸쳐 완성됐으며, 국보 제52호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몽고와의 전쟁이 하루빨리 끝나기를 바라는 구국의 염원으로 강화도에서 팔만대장경을 판각해 천리길을 배로 운반, 고령 개경포 나루부터 40km 가량 떨어진 해인사까지 백성들이 이고 지고 이운했던 이운순례길. 옛 선조들의 안타까운 충정과 희생이 스며있는 그 길을 따라 우리도 역사 속으로 걸어가 보자.
취재1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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