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회 가야산 선비산수길과 성주의 생태문화관광
▷ 2회 상생의 아이콘 `팔만대장경 이운순례길`
▶ 3회 느림의 미학 `지리산 둘레길`
▷ 4회 한국의 산티아고 순례길 `제주 올레`
▷ 5회 성주 생태문화관광의 핵심 `선비산수길`
현대인에게 자연은 도전과 극복의 대상이자 동시에 혜택과 치유의 원천을 제공한다.
특히 `길`은 우리에게 이동과 연결의 기반을 제공하지만 최근에는 건강과 치유의 수단으로 새롭게 인식되는 가운데, 각 지자체마다 `길`이란 콘텐츠로 경쟁력 있는 문화관광산업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성주군도 민선5기 역점사업으로 `가야산 선비산수길` 조성사업이 추진 중에 있다.
가야산의 생태와 자연자원을 이용한 생태환경, 교육과 힐링의 장으로써 자연탐방형 관광지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본지에서는 천혜의 자연과 연계한 문화생태관광산업인 가야산 선비산수길 조성이 낙후된 성주군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지, `길`을 소재로 특화된 관광산업으로 육성 발전시키고 있는 타 지자체 선진사례와의 비교 분석을 통해 살펴보기로 한다.
【편집자 주】
지리산 둘레를 환형으로 잇는 길에서 만나는 자연과 마을, 역사와 문화의 의미를 다시 찾아내 잇고 보듬는 길이 바로 지리산 둘레길이다.
가능한 원형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도보여행에 적합하게 구간을 정하고 길을 정비한 지리산둘레길은 2007년 설립된 사단법인 숲길에서 만들어낸 도보 여행 코스이다.
지리산 둘레 3개도(전북, 전남, 경남), 5개시군(남원, 구례, 하동, 산청, 함양), 21개읍면의 120여개 마을을 잇는 장거리 도보길로 2007년부터 지리산길에 대한 설계 및 정비사업을 시작해 2012년 5월 전 구간을 개통했다.
지리산국립공원 관계자는 "둘레길의 출발은 순례길이다. 2004년 `생명 평화`를 이 땅에 뿌리내리기 위해 길을 나선 순례자들의 입에서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지리산 순례길이 있으면 좋겠다는 제안에 따라 다듬어지고 구체화된 것이 지리산둘레길"이라고 설명했다.
둘레길이 조성되기 시작한 초기에는 주민들의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공원 관계자는 또 "농사를 지으며 조용히 살아가는 시골 동네에 관광버스를 타고 단체로 밀려드는 관광객들이 농작물을 훼손하기도 하고, 먹다 버린 쓰레기가 곳곳에 넘치면서 갈등과 분쟁이 끊이질 않았지만 요즈음은 탐방객들의 의식이 개선돼 양심불량 행동은 거의 사라졌다"고 말했다.
지리산 둘레길은 국내 최초의 장거리 도보길로 한국형 트레일의 전형을 만들고, 길을 통한 광역단위의 자원 네트워크 체계 구축 등 걷는 길 조성을 통해 느림(slow) 지향의 문화를 확산하고, 이를 통해 국민들의 육체와 정신 건강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
둘레길은 남원시 주천면과 운봉읍을 잇는 1구간 15.7km를 시작으로 현재 순환로를 포함한 총 295km 22구간이 운영 중이다.
초보자도 쉽게 따라 걸을 수 있을 정도로 전반적으로 노면이 잘 정비돼 있으며, 경사도가 완만해 가족과 친구 등 5명 이내의 소수 인원이 함께 걷기에 최적의 길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길의 폭은 한 두명이 걸을 수 있을 정도로 폭이 좁은 구간이 많이 섞여 있고, 고도 변화가 심해 휠체어나 유모차 등은 통행이 힘들다.
남원시 주천면 주민 김모씨는 "편의시설을 만나기 어렵기 때문에 도시락과 물, 간식 등을 꼭 준비해야 하며, 생활 길인 관계로 공중화장실이 거의 없어 터미널이나 관공서, 숙소나 마을 안 개방화장실 등을 만나면 이용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옛길은 최대한 원형으로 복원하고 원래 있던 숲길과 임도, 강길, 제방길, 마을길 등을 적극 활용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 둘레길은 차량 통행이 많은 아스팔트길과 안전이 우려되는 위험한 길, 해발 고도가 너무 높은 길 등은 연결을 위한 최소한의 구간을 빼고는 제외시켰다고 알려져 있다.
남원시 관계자는 "농작물이나 열매는 주민들의 소중한 재산이기 때문에 호기심으로 농작물을 따거나 밭에 들어가 밟는 행위는 한해 농사를 망칠 수 있으며, 지리산길에 대한 공감대를 해칠 수 있어 반드시 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둘레길과 관련한 행사로는 올해 7회째를 맞는 지리산둘레길 걷기 축제가 있다. `슬로우시티 악양을 걷다`란 주제로 오는 11월 4일 악양면 생활체육공원과 둘레길 악양 순환코스 일원에서 열리는 이 축제는 사단법인 숲길과 지리산둘레길 실무협의회가 주최하고 산림청과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고 있다.
(사)숲길 관계자는 "지리산둘레길 걷기축제는 2011년부터 성찰의 걷기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구례 구간에서 시작했으며, 매년 5개 시군을 돌아가며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올해 축제도 그동안의 축제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과 더불어 농업, 공동체 정신을 계승하는 지속가능한 지리산 마을을 꿈꾸는 잔치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땀 한 땀 수놓듯 이어가는 둘레길에서 만나는 사람과 풀 한포기, 나무 한 그루, 모든 생명의 속삭임을 귀 기울여 들어보기 위해 서둘러 지리산의 가을 속으로 떠나보자.
취재1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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