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군 대가면 출신의 배수인 씨는 고향인 성주를 포함한 여러 곳에 3만권 이상의 도서를 기증하며 의미있는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애향심 가득한 배 씨의 조건없는 선행은 타의 귀감이 되고 있다. 지역발전에도 늘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배 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성주의 새로운 모습을 그려본다. ▣ 고향을 찾은 소감은?이원수 선생이 작사한 동요 `고향의 봄`의 가사가 떠오른다. 초가집이 가득했던 농촌은 세월이 지나면서 양옥집으로 변하고 고속도로가 생기며 전국 일일생활권의 중심에 서있는 듯하다. 60년 전에 떠난 고향집을 찾고 싶었지만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그야말로 `상전벽해(桑田碧海)` 수준이라 다소 어려웠다. 겨우 동네 할머니에게 물어물어 찾았는데 달라진 모습에 아쉬움이 남는 반면 어린 시절의 추억이 떠올라 반가웠다.▣ 고향을 포함한 여러 곳에 책을 기증하게 된 계기는?1980년대 초반 보안학교 교리발전과장으로 근무할 때 6개월마다 사령관 등 간부들에게 350쪽에 달하는 `충성지`를 회당 1천500권씩 총 5회에 걸쳐 발간 및 배포한 적 있다. 당시 서울대·동국대·국방대학원 교수 등 다수의 안보분야 전문가에게 원고를 청탁하고 심사했다. 교정 및 인쇄하는 과정에서 여러 출판 관계자와 교류하다보니 자연스레 도서에 관심을 갖게 됐다. 또한 평소 역사소설이나 문학전집 등을 자주 읽으며 일상 속 소소한 행복을 느꼈다. 이러한 독서의 즐거움을 널리 알리고자 고향인 성주뿐만 아니라 청주·공주시 등에 책을 기증한 바 있다. 몸담았던 군부대와 일반 기업체 등 도서구입이 어려운 곳 위주로 현재까지 총 3만170여권의 책을 기증했다. 이중 고향에는 약 3천500권을 전달했다. 내일 지구에 종말이 오더라도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마음으로 도서 기증을 지속할 생각이다.▣ 어릴 적 추억을 되돌아본다면?1950년 초등학교 1학년 당시 6·25전쟁이 발발했다. 8월 중순 북한군의 공세가 가까워지면서 식량과 생필품 등을 소 등에 싣고 18km 떨어진 성주군 가천면 금봉리 학산동으로 온 가족이 한 달간 피난을 떠났다. 온몸이 떨리고 무서웠지만 가족과 함께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육군 소령 출신으로 현재 퇴역군인의 삶은 어떠한가?지난 1964년부터 1985년까지 군 복무를 하며 월남에도 갔다 왔다. 전역 후에는 국방부에서 운영하는 골프장에서 40년간 라운딩하고 있다. 대회에 참가해 우승도 여러 번 했다. 일명 `나이스샷` 한마디에 쌓인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 라운딩이 없을 땐 인근 야산이나 공원을 걷는 편이다. 때로 파크골프를 즐기기도 한다.▣ 군 복무 중 가장 기억에 남거나 보람을 느낀 순간은?1968년 제1공수특전단 근무 당시 공군의 날을 앞두고 한강 동작교 인근에서 에어쇼 예행연습을 했는데 그만 물에 빠지고 말았다. 무거운 배낭에 철모, 군화, 칼빈소총까지 휴대하고 있어서 구조는 어려워 이대로 죽는구나 싶었다. 체념을 하니 오히려 편안함이 느껴졌다. 그러다 갑자기 던져지는 느낌에 악 소리를 내며 눈을 떴다. 30분간 정신을 못 차리다가 군의관의 심폐소생술로 겨우 의식을 되찾은 것이다. 더구나 사고 당일 생일이었는데 마치 다시 태어난 셈이라 기억에 오래 남는다. 마음 따라 모든 법이 생기고 소멸한다는 뜻의 `심생법생 심멸법멸(心生法生 心滅法滅)`이 생각나는 일화다.▣ 본인의 인생철학이나 좌우명은?거짓말 하지 말고 정직하게 살고자 한다. 하늘과 양심의 법에는 공소시효가 없듯이 사람들을 속여 이익을 편취했다면 죽은 뒤 지옥에서 심판받고 자손에게 죄가 따라간다. 또한 특전사가 구호로 사용하는 `안 되면 되게 하자`처럼 긍정적인 마음으로 어려운 일을 헤쳐 나가고 싶다.▣ 앞으로 이루고 싶은 소망이 있다면?고향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농업 전문인을 양성하고 자격을 인증하는 일명 `농업인력관리공단`을 신설하고 싶다. 이어 성주에 원예종합대학을 설립해 상주인구를 늘리고 개발도상국의 유학생을 불러들여 한국어 및 전문교육을 병행하며 국위선양과 더불어 글로벌 시대의 중심이 되길 소망한다.▣ 고향에 대한 생각과 군민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침체된 농촌사회가 새로운 활력을 얻길 바란다. 지방소멸위기 속 `인구가 경쟁력이다`는 말처럼 인구증가 시책을 다각도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또한 독용산성 도립공원 조기 착공으로 기반시설을 마련함으로써 접근성이 개선되길 바란다. 이어 가야산국립공원 케이블카 설치로 인지도를 높이고 독용산성과 연결해 지역을 대표하는 거대 관광벨트가 완성되길 기대한다. 아울러 골프장 조기 조성을 응원하고 항상 고향소식에 귀 기울이며 지역발전에 힘을 보태겠다.
최종편집:2024-05-17 오후 04:4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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