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해 1년 전 조성한 성주읍 별빛골목길이 예상과 달리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지 못하며 골목 분위기는 여전히 침체돼 있다. 이에 국내외의 성공적인 거리 활성화 사례를 소개하며 `성주별빛골목길`에 대한 주민의 관심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해 행정과 주민의 노력은 무엇일지 고민해본다.【편집자 주】1_별빛골목길 특별환경개선사업2_성남시 백년기름골목 특화거리3_전북 군산시 짬뽕특화거리4_일본 간다지역 고서점 특화거리5_동경 차 없는 거리·도구거리     인터넷과 스마트 기기에 밀려 독서 인구가 감소하면서 출판 및 서점업계가 불황을 맞고 있는 사실은 전세계적으로 공통된 현상이다. 하지만 일본 도쿄의 고서점 밀집지역인 짐보초를 방문하면 이런 추세를 무색하게 할 정도로 독서 열풍이 뜨거운 현장을 체험할 수 있다.   도쿄 토박이들의 자부심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간다 지역의 `짐보초 헌책방거리`는 100여년 전 메이지시대에 여러 대학교들이 자리 잡으면서 많은 서점이 모이기 시작해 현재는 200여개의 서점이 들어서 있는 세계 최대규모의 밀집형 고서 특화거리이다.   짐보초 교차로를 중심으로 반경 600m이내에 서점, 출판사, 메이지대학교 등이 모여 있으며, 고서점 외에도 이와나미, 삼성당 등 일본의 유수한 책방이 밀집해 있다. 출판된 지 100년도 넘은 고서·의학서 등 전문서적을 취급하는 곳도 많지만 소설이나 만화, 성인잡지류의 대중서적도 상상을 초월하는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전문화도 급속히 이뤄져 만화, 미술, 사진, 패션 등 특정분야의 서적만 취급하는 전문서점도 많다. 고서점가를 빛내주는 주변 문화와의 조화도 돋보인다. 헌책을 뒤지다 피곤해진 다리를 쉬어갈 수 있도록 인근에는 카페, 식당, 선술집 들이 군데군데 자리잡고 있어 상호 시너지를 일으키며 사람들의 발길을 이끈다. 이곳에서 2대째 가업을 잇고 있다는 서점주는 "불황에다 인터넷의 보급으로 헌책방거리가 한창때보다는 못하지만 여전히 도쿄의 명물로 자리매김하고 있어서 이곳을 지키고 있는 것이 자랑스럽다"며 "고객이 오거나 안오거나 매일 아침 9시면 문을 열고 책 위의 먼지를 닦으며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지자체에서도 고서적과 관련된 문화콘텐츠를 개발하고 주민이 지역문화 발전에 스스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행정 지원을 한다. 가로환경 개선, 문화콘텐츠 개발, 지역단체와의 네트워크를 통해 상업을 활성화하고, 지역문화와 전통의 중심지가 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매력적인 관광명소로 발전시키기 위한 특화거리 조성에 주력하고 있다. 짐보초 지하철역은 간다 고서점을 찾기 위해 도착하는 첫 번째 장소인 것을 감안해 지하철 역사의 벽면은 책을 주제로 한 다양한 디자인으로 채웠다. 더욱 인상적인 것은 출입로의 양 벽면은 전체를 도서 진열장처럼 꾸며 마치 도서관에 온 듯한 느낌이 들도록 공간을 설계했다.   매년 10월 `간다 고서축제` 개최역사·문화 보존 및 발전에 기여세계 최대규모의 책축제인 `간다 고서축제`도 이곳에서 열린다. 1960년에 시작된 축제는 63년째 이어져 오는 도쿄 명물로 자리잡았으며, 올해는 10월 28일부터 11월 6일까지 진행됐다. 매년 개최되는 고서축제는 고서점 거리를 알리고 서점의 판매량을 증진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평소 구하기 힘든 고서와 희귀본을 구매할 수 있다. 이 기간 중에는 고서 할인판매, 헌책 자선경매, 작가와의 만남, 길거리 음악공연 등 다양한 행사가 함께 열리며, 평소보다 30~50% 저렴하게 책을 살 수 있어 국내는 물론 많은 해외 관광객이 즐겨찾고 있다. 축제 기간 방문객만 매년 50~60만명으로, 인근 음식점이나 상가의 매출도 덩달아 뛰면서 지역경제를 살리는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서축제는 간다 고서점협회를 주축으로 지역주민, NGO단체, 대학교 등이 협력해 주도적으로 행사를 기획 및 추진함으로써 상권 활성화뿐만 아니라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보존하고 발전시키고 있는 점이 돋보인다. 안내센터인 도쿄고서회관에서는 소비자가 책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각 서점들이 보유한 책의 정보를 알려주고, 고서점의 정보 검색이 가능한 홈페이지도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도 수십년 전부터 자리를 지키고 있는 헌책방거리들이 있다. 서울 청계천 헌책방거리, 부산 보수동 헌책방거리, 인천 배다리 헌책방거리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한때 명성을 날리며 황금기를 누렸던 고서점들이 지금은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전성기인 1980년대엔 청계천에 있는 상점만 120여곳에 달할 정도로 서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지만 지금은 십여곳만 남아 겨우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2013년에 서울시는 헌책방거리가 미래세대에게 전할 가치가 크다고 판단해 청계천 헌책방거리를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하고 보전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헌책방 시장은 2000년대 들어 대형마트와 온라인 판매 등 신유통채널의 등장으로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독서의 계절인 가을에, 책을 찾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도쿄 짐보초 거리에서, 일본 헌책방들의 어떠한 노력이 현재의 간다 짐보초를 문화아이콘으로 이끌게 됐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편안하게 연결해주는 일본의 간다 짐보초 헌책방거리는 오래도록 기억되는 매력적인 공간이다.   최성고 / 신영숙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최종편집:2024-07-19 오후 07:4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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