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름날」은 「설날」,「추석」과 함께 우리 겨레가 즐거운 큰 명절의 하나다.
한자말로는 상원(上元), 상원절(上元節), 원소(元宵), 원소절(元宵節)이라고 하며 줄여서 「대보름」 혹은 「대보름날」이라고 한다.
보름은 음력 15일 즉 열다섣째 날을 말하고 이 날은 그 해 처음의 보름이고 큰 달이 뜨기에 이르는 말이다.
이 「대보름」의 세시풍속은 첫 보름 이여서 그 해의 풍흉(豊凶)과 신수(身數)의 길흉화복(吉凶禍福)을 점(占)쳤다.
새벽에 일찍 먼저 귀밝이 술을 마시고 부림(잣, 호두 등)을 깨물며 약밥, 오곡밥, 복쌈, 나물 등을 먹는다. 이 날에는 더위팔기(아침 일찍 이웃에 가서 「친구를 불러 내 더위 네 더위 팔러가세」한다), 달맞이, 줄다리기, 돌싸움(石戰), 차전놀이, 원노름, 기세배, 달집태우기, 지신밟기 등의 여러 가지 민속 노름이 있었다.
「대보름날」은 그 해 첫해의 보름달을 숭상하는 고래(古來)의 민속 신앙에서 이어져왔고 기록으로는 신라 때 많은 일화가 있는데, 그 중 8대 아달라왕(서기 158년)때 바닷가에 사는 연오랑(延烏郞)과 세오녀(細烏女)의 신화에서 볼 수 있고 또 달은 농경시대에 연관되어 풍요를 상징하고 시간의 질서와 시절의 운행을 함께 예측케 한다.
차에서 기울고 다시 차는 것은 인간사회의 영고성쇠(榮枯盛衰)와 비유했고, 차가운 듯한 느낌, 외로움과 슬픔 등의 정한(情恨)의 서정을 표상 한다.
옛날부터 「대보름날」에 우리 고장에서는 집집마다 「설날」에 이어 또 하나의 큰 명절로 하여 오곡밥, 술등 음식을 정하게 갖추어 차려 조상에게 올려 기원하며 용왕신을 섬기던 민속신앙도 있었고 불교에서는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 월인석보(月印釋譜)등에서 한국 불교의 달 그림자 즉 달빛이 불법(佛法)을 상징했음을 엿보게 한다.
백제가요 정읍사(井邑詞)에서 달은 삶의 가난과 어둠을 쫓는 광명으로 기다림과 정과 기도하는 노래로 되어 있고 신라의 향가 원오생가에서의 달은 서방정토의 빛과 서람사이의 구원의 매체로 나타난다. 조선시대 박평년의 시에서는 맑고 높은 절개의 한을 담고 있다.
「정월 대보름날」은 겨레가 함께 즐기며 맞는 좋은 명절의 하나다. 밝고 큰 첫보름달을 맞이하여 크게 둥글게 밝게 모두의 마음을 활짝 열로 나와 너를 위해 기도하고 사랑하며 새 봄을 맞이하자.
2003년 정월보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