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집도 「우리」집이요, 외아들도 「우리」엄마가 아니던가! 1인칭 단수인 「나」라고 해야 할 경우에도 우리라는 복수를 사용하는 예가 그것 말고도 허다하다. '우리'의 본뜻은 「울」,「울짱」,「울타리」에서 비롯된 일종의 경계에서 나온 말이다. 이렇게 볼 때 우리라는 말은 공동체 의식을 내포하는 단어임이 분명하다. 참외밭에 세운 원두막, 작은 집의 형태를 뜻하는 오막살이, 오두막 등은 그 같은 보기 가운데 '울 안의 부모, 형제, 자매, 너와 나의 가족이 한 울타리' 안에서 생활하는 공동체를 지칭한 것이다. 한 우물물을 길러다 미시며 우물터를 중심으로 네 것, 내 것을 엄격하게 구분하기보다는 상부상조하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무리를 우리라고 불렀다. 그런데 공동체의 생활 범위가 넓어지면서 한 마을과 이웃 마을, 그리고 사회집단으로 우리라는 말의 범위가 점차 확대되어 왔다. 한국인의 참생활은 오직 이러한 우리라는 정신을 바탕으로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하다. 그런 까닭으로 한 울타리 안에서 이루어지는 생활을 우리 집, 우리 동네, 우리 고장, 우리 나라라고 해도 내 집, 내 고장, 내 나라라고는 잘 표현하지 않는다. 또한 이런 것들이 습성이 되어 공동 생활의 미풍양속으로 굳어져 전통이 되어 이어 왔을 뿐만 아니라, 우리들이 모르는 사이에 너와 내가 함께 살아가며 공동의 복리와 번영을 위한 삶의 질을 풍성하게 하는 원천이 되어왔던 것이다. 이런 근본정신 가운데 1인칭 단수의 주어 형식은 미미해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리하여 「나」라는 1인칭은 언제나 인간관계에서 공동성을 나타내는 「우리」라는 복수형에 밀려왔던 것이다. 이 같은 '우리'적 정신은 공동사회의 미풍양속과 아름다운 전통을 어기거나 집단사회의 이익과 이상을 무시한 개인적이고 이기적인 행동을 용납하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한 마음 한 뜻으로 서로 돕고 공동의 선을 추구해 오게 한 것이 '우리'의 참된 의미일 것이다. 옛말에 因地而到者因地而起라는 말이 있다. 이 땅에서 넘어진 자, 이 땅에서 일어나야 하지 않겠는가 라는 의미가 담겨 있는 말이다. 이제 이러한 '우리'의 참된 의미를 되새겨「나」라는 작은 것에서 벗어나 「우리」라는 더 큰 미덕이 충만한 사회로 돌아갔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최종편집:2025-05-15 오후 05:3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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