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부터 54개 정부 중앙부처 업무관리시스템을 통합한 ‘온-나라(On-nara) 시스템’이 가동됨에 따라 다소 느슨했던 공무원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이 시스템이 정권 말기 공무원사회 이완 등 레임덕을 예방하는 수단으로까지 여겨지고 있어 ‘스트레스’ 강도가 남다르다. ‘온-나라 시스템’은 청와대 업무관리시스템인 ‘e-지원(知園)’ 시스템을 본뜬 체계로 국정과제 수립에서 생산된 정책계획, 업무 자료 수집ㆍ보존ㆍ활용 등 모든 과정을 표준화ㆍ체계화한 것이다. 업무 효율을 위해 모든 기록물, 정책 과정 등을 전산화하고 네트워킹한 것이지만 역으로 상사가 부하 직원을 한눈에 관리ㆍ감시ㆍ감독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공무원들은 우선 새로 도입된 시스템에 적응하기 위해 매뉴얼(교본)을 숙독하는 등 진땀을 흘리면서도 상사로부터 업무 진척도, 태도가 실시간으로 파악될 수 있다는 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과천의 한 경제부처 공무원은 “‘온-나라 시스템’은 본인의 업무뿐만 아니라 상부로부터 업무 지시 등 모든 사항이 기록ㆍ저장되는 데다 기간별 업무과제까지 주어져 있어 업무를 미루거나 회피하는 것은 이제부터 어려워졌다”며 “특히 이 시스템은 분기나 반기별로 업무를 평가하는 데 활용돼 사실상 업무 감독관 역할까지 한다”고 설명했다. 더 나가 공무원들은 ‘온-나라시스템’이 집권 말기 일어날 수 있는 공무원들의 복지부동 등 근무 이완을 잡기 위한 한 방편으로도 활용되지 않느냐 하는 의구심도 표출하고 있다. 즉 궁극적으로 ‘온-나라 시스템’과 청와대 ‘e-지원’이 연결돼 청와대가 정부 각 부처의 내용과 업무를 감독할 수 있고, 대통령이 직접 공무원들에게 업무지시를 내리는 상황까지 오는 것 아니냐 하는 추측이 나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