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남의 손자를 돌보면 내 손자도 남이 돌봐주지 않겠어요』
성주중앙초등학교 부근에 살고 있는 이학원(81) 할아버지는 매일 시간을 내서 손자, 손녀들이 다칠까 학교주변을 돌며 깨진 병이나 고철 등을 수거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고철은 써도 사람은 나이 들면 쓸데가 없다』고 웃으며 말하는 이 할아버지는 아이들을 위해 뭔가 도움이 되고 싶다고 자전거를 끌고 비닐, 유리, 주변의 동네쓰레기를 줍는다.
젊은 시절 노인정 총무를 맡으며 1달에 2번정도 읍을 다니며 청소를 했다는 이 할아버지는 남들이 싫어하는 일은 솔선해서 누군가 해야되지 않겠냐 싶어 이 같은 일을 하고 있다고.
이 할아버지는 『새벽·낮 할 것 없이 보기 싫은 것이 눈에 띄면 자전거에 싣는다』며 『큰 일을 하는게 아니라 누구나 할 수 있는 당연한 일을 하는 것으로 자랑할 만한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또한 『요즘은 다리가 불편하기도 하지만 아프다고 가만있으면 더 아픈 것 아니게겠냐』며 『밭에 가서 일하다가도 시간이 나면 주변청소도 한다』고 말하는 이 할아버지는 나금택(79) 할머니와 슬하에 2남5녀를 두고 있다.
밤을 낮을 삼아 7남매를 키우다보니 나이 들 때까지 한문을 익힐 여력이 없어 아쉬워하던 차에, 「노력은 천재를 만들고 신념은 기적을 낳는다」는 생각에 늦지 않았음을 깨닫고 61세부터 명심보감을 익히고, 65세부터 하루 최소 1백자 이상을 쓰고 있다고 한다.
이에 생활신조로 새벽에 일어나서 주변 청소를 한다, 월 1회 부모님 산소에 성묘를 간다, 시간이 나면 공부를 한다를 두고 항상 실천하고 있기도 한 이 할아버지는 60여년을 가계부와 일기를 써왔다며 2백89권째의 일기장을 내 보이며, 그 꾸준함과 한결같음을 자랑하기도 했다.
/정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