諸君들! 30년 전 오늘, 우리는 청운의 꿈을 여기 묻고 가슴에 새겨 刻骨勉勵(각골면려), 艱難辛苦(간난신고) 끝에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여러분 가슴은 아마 萬感(만감)이 교차하리라 믿습니다. 아! 30년이란 세월이 흘렀구나! 이 글을 다시 읽을 무렵이면 아마 나는 하늘 나라에 가 있을 것입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동기, 동창들과 만나 설레임으로 꿈 단지 개봉하는 여러분의 모습을 이곳 초전 하늘에 와서 먼 빛으로 지켜보고 있겠습니다. 여러분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궁금합니다. 諸君들 가운데는 여기 묻은 꿈의 싹을 잘 틔워 활짝 꽃 피운 이들도 있을 것이고, 혹은 일이 잘 풀리지 않아 의기소침한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순풍에 돛단 듯이 환희와 영광과 기쁨으로만 지금껏 살아온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어떤 때는 일이 마음먹은 대로 풀리지 않아 몸을 추스릴 수 없을 정도의 깊은 좌절감도 맛봤을 것이고 믿었던 사람으로부터 배신당하는 수모를 겪었을지도 모르며 절망의 구렁텅이 속에서 모든 삶을 포기해버리고 싶은 때도 있었을지 모릅니다. 그게 인생이 아닐까요? 그러면서 우리는 더욱 성숙해왔고 인생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이제 인생의 황금기를 맞고 있습니다. 성공했다고 교만하기에도, 실패했다고 주저앉을 때도 아닙니다. 이제 겨우 인생의 1라운드를 마쳤을 뿐입니다. 한창 자녀들이 자라고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도 해야할 일이 너무 많습니다. 이제 또 다시 여러분에게 내가 중학교 시절에 가르쳤던 몇 가지를 일러 주고 싶습니다. 아직도 여러분은 꿈을 먹고 살아야합니다. 살아온 과거를 바탕으로 새로운 꿈을 세웁시다. 우리는 무엇이 되겠다는 강한 신념을 갖고 있으면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했습니다. 시청각실 벽면에 걸어놓은 글귀 기억에 남는지요? "노력은 천재를 만들고 신념은 기적을 낳는다." 이제는 여러분이 하는 모습을 보고 자녀들이 배웁니다. 가르침이 아니라 깨달음으로 배웁니다. 그것보다 더 좋은 교육은 없습니다. 인내를 배웁시다. 세 가지를 강조했습니다. 욕심을 참자. 감정을 절제하자, 어려움을 참자. 고 했습니다. 좀 추워도, 좀 힘들어도, 좀 부족해도 참을 수 있어야 된다고 했습니다. 인간의 욕심은 한이 없습니다. 知止不辱(어느 정도에서 그칠 줄 알면 욕됨이 없다. 知足不殆 (만족할 줄 알면 위태롭지 않다.) 분수에 넘게 욕심을 내다가 낭패를 보고 인생을 망친 사람을 여러분의 주위에서 많이 보아 왔을 것입니다. 우리 시대 명상 수행가인 틱 낫한이라는 분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나는 느낀다. 살아 숨쉬는 이 순간이 가장 경이로운 순간임을...' 이웃 왜관 출신 시인 구상이라는 분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네가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시방 네가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앉은 그 자리가 꽃자리니라.' 여러분! 여러분은 지금 이 순간을 경이롭고 행복하고 즐겁고 평화로운 꽃자리로 만들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 세계는 한 다리 건너 있는 피안의 세계가 아니라 바로 이 순간, 여기에 있습니다. 이 글을 쓸 때 나는 아직 예순이 채 되지 않은 아직 할 일도 많고 하고 싶은 일도 많은 존재였습니다만 지금은 어떻게 되어 있습니까? 이 세상이 법과 제도로 꽉 짜여진 숨막힌 공간이 아니라 눈물과 인정이 넘치는 따뜻한 가슴이 흐르는 사회로 만들어 갑시다. 그것은 친절과 남에 대한 배려에서 시작됩니다. 여러분! 30여년 전 내가 한 훈화를 혹시 기억하고 있는지요? 봄비 내리는 벚꽃 핀 어느 날 아가씨가 말없이 내미는 우산, 벚꽃보다 아름다운, 따스함이 가슴을 파고드는 그런 친절이 우리를 얼마나 살찌우게 합니까? 아파트에서 종이 박스를 반듯이 개어 청소하는 사람이 손쉽게 처리할 수 있도록 마음을 쓰는 배려 이런 것들이 모여 우리 사회를 풍요롭고 살맛나게 하는 그런 것 아닐까요?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은 거창하고 큰 것에서 오는 것이 아닙니다. 이런 작은 친절과 배려로부터 시작됩니다. 오늘 모처럼 동기, 동창들도 만났지만 그 당시 여러분을 가르쳤던 선생님들과 행정실 직원들도 같이 나왔을 것입니다. 추억담도 나누고 즐거운 하루가 되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의 부모님들 특히 학교 운영위원회, 어머니 회원 여러분, 정말 학교와 선생님을 위해서 뒷바라지를 많이 했습니다. 고맙게 생각합니다. 지금쯤 교훈비가 서있는 동편 숲길이 우람찬 나무들로 뒤덮였겠지. 그날 꿈 항아리를 묻어면서 심었던 주목도 아마 여러분의 꿈만큼이나 자랐을 테고. 그 옆의 보리수나무는 부처님이 그랬듯이 여러분에게 생각을 더욱 여물게 했으리라 믿습니다. 이제 약속한 첫 30년을 돌이켜 봤습니다. 여러분은 아직도 두 번째 30년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그때는 모두가 황금 빛 결실을 맺는 그런 만남들이 되기를 빕니다. 諸君들, 그리고 같이 근무하며 학생들의 교육을 위해 노력하신 우리 직원 여러분들, 같이 참석하신 학부형 여러분들 행복한 삶이 되기를 하늘 나라에서 진심으로 빌겠습니다. 2003. 4. 3 13대 초전 중학교 교장 박 화식 不備禮
최종편집:2025-07-09 오후 05:4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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