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살아가는데 최고의 목표는 가치 있는 삶이고 건강하고 편안한 노후를 보장받고 싶은 바램은 누구나 에게나 절실한 생각입니다.
즐겁게 긍정적으로 생활하다보면 우리 모두에게 편안한 삶이 주어지겠지요.
달력을 보면 무슨무슨 날이라 작은 글씨로 많이도 적혀 있습니다.
그런 날은 일년 내내 열심히 일하라는 격려의 날로 하루를 쉬게 하거나 위안의 잔치를 하는 게 보편화되어 있습니다만 4월7일 보건의 날은 날짜만 정해져 있지 빨간 표시는 없습니다.
그래서 보건소에서는 의미 있는 행사를 하고자 독거 노인들의 방문 도우미를 하게 되었습니다. 5~6명씩 조를 짜서 4개조를 만들었고 고추장과 마른반찬을 준비하여 일일 사랑 실천도우미로 나가게 되었지요.
1조인 저는 듬직한 김한수 반장님과 원진희님 김재희님과 함께 하였습니다. 제일 먼저 선남면 유서리 유00할아버지 댁을 방문하였는데요. 적당한 느낌으로 들어간 동네어귀에서 낡은 소파에 앉아 해바라기를 하고 계시는 할아버지께 유00 할아버지 댁이 어디세요? 큰소리로 물었는데 "으응.내요" 마치 기다리고 계신 것처럼 주인공을 쉽게 찾았습니다. 우리는 아흔이라는 유00 할아버지의 정정함과 의외의 깨끗함에 놀랐습니다.
눈꼽이 말라붙은 천진한 얼굴을 보며 목욕탕에 한번 모시고 갔으면 싶었습니다.
뜨뜻한 물에 온몸을 담구어 찌든 속때를 씻겨 드리면 그 작은 몸이 문종이처럼 사르르 풀리지 않을까 해서요. 아들이 멀리 거제도에 있어서 잘 오지 못한다는 할아버지 말씀에 괜시리 가슴이 철렁하기도 하였습니다. 방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고 이불을 털어 잠시 볕을 쪼이고 썰렁한 밥상 설겆이를 하고는 두 번째 방문지인 관화리 배00할머니 댁으로 갔습니다.
할머니는 하체를 쓰지 못하십니다. 그럼에도 여러 마리의 개를 키우시는데 방안에도 애완견이 한 마리 있습니다. 할머니의 외로움을 대신하는 생명체인 까만 강아지는 우리를 보고도 짖지 않았습니다. 그릇마다 개죽이 말라 비틀어져 온 집안은 그야말로 전쟁터 같습니다.
할머니의 미련 보따리는 방안 가득 층층이 쌓여 있고 온 집안 구석구석 쓰레기와 개털이 박혀 빈곳이 하나도 없습니다. 보건소에서 왔다고 인사를 하고 집 청소를 해주겠다고 하니 옆집에 사는 질녀가 가끔 해준다며 안 해도 된다고 하십니다.
할머니는 너무 어지러운 집을 남한테 보이는게 부끄러워셨나봐요. 재희씨는 부엌에서 노랗게 찌든 그릇을 씻었습니다. 저는 부엌바닥을 치우는데 이렇게 엉망인 부엌은 생전 처음 본 것 같습니다.
빈 박스. 비니루. 닭뼈. 개죽물과 기름으로 범벅인 된 바닥. 달걀껍질. 음식부스러기 등을 치우는데 할머니는 불안하신가 봅니다.
행여 젊은 사람들이 훌훌 버릴까 안심이 안 되셨겠지요.
그래서 하나 하나 확인을 해 드리며 청소를 하였습니다. 제일 힘든 것은 바퀴벌레 였는데 바닥에 있는 물건을 하나씩 들어올릴 때마다 꼬물꼬물한 바퀴가 펄벅의 대지에 나오는 메뚜기처럼 날아올랐습니다.
순간 왼팔에 강력한 진동이 오며 저도 모르게 온몸이 부르르 떨리며 경직되었지요. 입에서 "악" 소리가 나오는걸 할머니가 들어 실까봐 "허헉" 웃음으로 마무리하고 힘껏 바닥을 닦는데 발바닥이 어찌나 쩍쩍 붙던지 몇 번이나 앞으로 고꾸라질 뻔하였습니다.
재희씨는 다리에 기어오르는 바퀴를 다른 발로 쓰윽 문지르고 씩씩하게 그릇을 씻고 냉장고 정리를 하는 모습이 예뻤습니다. 김한수 계장님의 걸레질 솜씨도 보통이 아닙디다.
바깥 마루가 단번에 훤해졌거든요. 수도가 얼어 물이 나오니 않아 걸레질하기가 힘들었는데 계장님께서 옆집에서 호스를 당겨 물을 빌려 썼습니다.
원진희님도 마당을 정리하고 쓰레기를 태우고 허술한 햇빛 가리게를 손질하였습니다. 처음엔 경계하던 할머니도 미안해하시면서 우동집 전화번호 아느냐 물으셨습니다.
"할머니 우리 우동 시켜 주실라고요?" 했더니 수줍게 고개를 끄덕하는 모습이 열아홉 소녀 같아 가슴이 뭉클 눈시울이 뜨거웠습니다.1시간 남짓 청소를 하고 도흥 진료소로 가서 김밥도시락을 먹는데 할머니의 안쓰러운 모습도 지워지지 않고 튀밥처럼 날아오르던 새까만 바퀴가 눈에 밟혀 나는 점심 먹기를 포기하였습니다.
모두들 조금 쉬고 용신리 서00 할아버지댁을 방문하였습니다.
홀아비 집은 서캐가 서말이라더니 옛말인가 싶습니다. 이곳은 유 할아버지댁보다 더 깔끔하여 집 전체가 반들반들 윤이 날 정도여서 반찬하고 청소도구만 전해주고 왔습니다 .
서00 할아버지는 연세가 아흔 하나였는데 건강하셔서 칠십 정도 밖에 보이지 않았지요. 배00 할머니도 하체가 불편하지 않으시면 그렇게 불결한 환경 속에 살지는 않으실 것입니다. 인간은 혼자살수 없어 더불어 살아간다 합니다.
품안에 자식이라고 성장하여 새 가정을 이루면 생업에 바쁘다는 핑계 아닌 핑계로 부모님을 소홀히 대합니다. 그런 자식마저 두지 못한 분들도 많습니다만 사회의 그늘진 곳을 보지 못하고 잊고 사는 우리들의 미래 또한 다르지 않을꺼란 자괴심에 흔들리는 마음을 인정하면서 가볍지 못한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1조의 임무는 이렇게 마무리가 되었고 다른 조도 열심히 봉사하였다는 후문을 들었습니다.앞으로 문명의 발달로 인간의 평균수명은 더욱 늘어 날것이고 자녀들에게 노후를 의지하려는 생각들이 점차 옅어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우리는 건강한 노후를 위해 같은 취미를 가진 연배들과 즐거운 생활을 하고 개인적으로 적당한 운동을 찾아 꾸준하게 건강 다지기를 해야 할 것입니다. 더불어 해야 할 것은 환경보존입니다.
무한한 개발도 좋지만 옛것을 지켜 환경질서파괴를 최대한 줄이고 쾌적한 자연환경을 보호하는 일에 동참하여야겠습니다.
유럽의 몇 백년된 골목길을 걸어서 여행하며 원형그대로 보존된 모습에 깜짝 놀랐던 일이 있습니다. 우리는 너무 쉽게 관광을 합니다. 아마 산꼭대기까지 자동차로 올라가는 나라는 세계에서도 몇 없을 겁니다.
자연미를 그대로 살리는 환경에서 건강한 삶을 끝마칠 수 있기를 바라며 소외된 이웃에게 사랑 나누기를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