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덮인 가야산에 새벽 햇살 점점이 붉다 직선에 가까운, 굵은 먹을 주욱 그어 하늘 경계를 또렷이 판각하는 지금이 내가 본 그의 얼굴 중 가장 장엄한 순간이다 그 앞에선 언제나 엎드리고 싶어지는 저 산의 뿌리는 쩡쩡한 얼음 속처럼 깊고 고요해도 곡괭이로 깡깡 쳐보면 따뜻한 생피가 금세 튀어올라 내 얼굴 환히 적셔줄 듯 눈부신데 사람에게도 그런 순간이 찾아오기라도 한다면 언제쯤일까, 저 산과 내가 가장 닮아 있을 때는
최종편집:2025-05-15 오후 05:3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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