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후보와 친박 무소속 후보간의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경북 고령·성주·칠곡의 민심이 본격적인 총선전을 맞아 더욱 술렁이고 있다.
장관 인선 파동과 공천 잡음을 거치며 형성된 ‘반 한나라당’ 정서와 집권당에 대한 기대 심리가 묘하게 대립하는 상황이다. 한나라당 석호익 후보와 친박 무소속연대의 이인기 의원이 ‘외다리 혈투’를 벌일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석 후보는 지난달 25일 후보등록과 함께 공식적인 선거운동 첫날인 27일 오후 2시 장날을 맞아 성주시장 앞에서 대대적인 선거출정식을 열었다.
이날 지원에 나선 김기대 前 도의원은 “박근혜 전 대표는 한나라당을 탈당하지 않았고, 공천을 받아 대구에서 출마하고 있다”며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을 지키고 있는데 정작 당을 떠간 사람들이 친박연대를 팔고 있으니 이야말로 어불성설”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어 석 후보는 “계파를 초월한 유일한 통합후보이자 만장일치로 공천된 유일한 후보!”임을 내세우며 “내 고장 살릴 한나라당, 민생일꾼 석호익, 왜 한나라당이 본인을 선택했는지 인물부터 따져달라”고 당부했다.
또 “저를 정보통신 경제 전문가라고 하지만 오히려 잘 사는 방법, 경제를 살리는 방법을 찾아내는 사람이 옳을 것”이라고 소개한 후 “나라경제는 이명박 대통령이, 고향경제는 석호익이 살리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 역시 25일 후보등록과 함께 27일 오전 11시 칠곡 왜관 우방아파트 앞에서 남호경 전국한우협회장, 6·25참전유공자회장, 3개지역 도·군의원 등과 함께 출정식을 가졌다.
남 회장은 “전국 20만 한우협회 회원을 대표해 이 자리에 선 본인은 정치 단체의 대표가 아니다. 물론 당적을 가진 적도 없다”며 “하지만 농민과 농촌을 위해 뛰어 온 이 후보가 18대 국회에서도 뛸 수 있도록 농민을 대표해 힘을 주고자 함께 했다”며 지원을 부탁했다.
앞서 방대선·박기진·나규택·박순범 도의원 등 4명의 광역의원과 이성훈·백인호·정영길·도정태·배명호·이수경 군의원 등 13명의 기초의원이 현역 이 후보의 공천배재에 반달 26일 집단 탈당했다. 또 이 지역 한나라당 당원 1천3백여명도 함께 탈당서를 제출했다.
이 후보는 “우리는 한나라당을 완전히 떠난 것이 아니라 선거 절차적 차원에서 잠시 외출하는 것”이라며 “과연 누가 박근혜 전 대표를 살릴 수 있는 인물인지를 놓고 지역민의 심판을 받은 후 다시 한나라당에 복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관련 일각에서는 “국민의 선택 받은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는 강력한 여당의 힘이 필요하다”는 진단과 함께 “전통적 한나라당 강세지역에서 ‘한나라당을 얻는 자 총선에서 이기리라’는 공식이 이번에도 어긋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일고 있다.
동시에 “이번 공천은 대선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후보의 경북선대위원장을 맡은 데 대한 정치적 보복”이라는 공감과 함께 현역의원으로서의 앞선 지지도·지명도 등의 프리미엄을 등에 업은 박근혜계 이 후보의 3선이 성공하리라는 기대감 역시 만만치 않다. 결국 4월 국회의원 총선거를 일주일 여 앞두고 ‘의리를 앞세운 현역 프리미엄’이냐 ‘당 후보 앞세운 한나라 간판’이냐를 사이에 둔 양 후보 간 치열한 선두 각축이 예상된다.
한편 석 후보와 이 의원의 치열한 다툼 속에서 평화통일가정당의 전춘길 후보도 서민후보를 내세우며 선거전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