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전앞들과 섬안들 일대에서 참외농사를 짓고 있는 농민들은 지난 3일 “들 가운데를 흐르는 농수로와 이어지는 예산·백전 택지조성지구 신설 배수로 규격이 잘못돼 우기 철 농지침수가 우려된다”고 지적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항의 소동을 벌였다.
이날 30여명의 참외재배 농민들이 백전리 소재 ‘황금그린작목반’ 사무실에 모여 성주읍 군의원들이 입회한 가운데 군청 관계자들에게 이 같은 우려를 표명하고 대책을 따져 물었다.
문제의 발단은 백전리들 농수로(이하 A)와 예산·백전 택지조성지구에 신설되는 배수로(이하 B)의 규격이 서로 차이가 나는 데서부터 비롯됐다.
이 지역 물 흐름은 A농수로에 유입된 물이 B배수로를 거쳐 이천으로 합류하게 되어 있으며, 폭우시 침수가 잦은 지역으로 알려졌다.
농민들은 “A는 3×2.5m 규격의 지하수로를 이용해 우방아파트 앞 도로(이하 우회로)를 지나 B에 이어지는데, B의 규격이 2×2.5m에 불과해 A의 수량을 다 흡수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더욱이 택지조성지구에서 유입되는 우수와 오수를 고려하면 배수로 규격이 턱없이 작다”고 지적하고 더불어 “과거 완만한 곡선을 그리던 물 흐름이 90°꺾여 질뿐만 아니라 이곳에 침전되는 토사 등이 유수의 흐름을 막아 우기 철 농지침수는 불을 보듯 뻔하다”며 합당한 대책을 요구했다.
또 “택지조성계획을 허가할 당시 정확한 유수량을 판단하고 배수로(B) 규격을 결정했어야 함에도 이를 간과한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하고 “배수로 위치가 변경되면 원래 배수로가 지나던 부지는 택지조성지역에 포함됨으로 업체에 특혜를 주는 것이 아니냐”며 “택지조성 업체에게 지금이라도 설계를 변경해 배수로를 더 크고 넓게 확장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郡 관계자는 “1979년 택지조성 허가 당시 판단된 유수량과 이를 감당할 배수로 규격 및 구조는 무리가 없었으며, 지금도 나타난 수치상의 유수량을 감당하는 데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하고 “다만 주민들이 불안해하기 때문에 도로 건너편에 새로운 배수로를 축조하겠다”며 대안을 제시했다.
이들이 제시한 대안은 우회로 우측면(성밖숲을 바라보는 방향)을 따라 B배수로와 유사한 형태 및 규격의 배수로를 새로 만들어 A배수로와 연결하고, A, B배수로가 연결되는 지점에는 집수장을 만들고, 연 1∼회 침전되는 토사를 굴설해 유수 흐름을 보장한다는 안이다.
대안을 이행하는데는 해당지역에 현재 깊이 1m정도의 배수로가 나 있는 도로부지여서 부지확보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으나 배수로 구조물 축조에는 상당한 郡 예산이 소요될 전망이다. 또 우기 철 이전에 시급히 완공해야 한다는 시간상의 문제도 내재되어 있다.
郡 관계자는 또 “B배수로의 설계를 변경하는 것은 택지조성지구 지주들과의 토지배분 관계나 다른 배수로 구조물과 연결되는 점등을 고려하면 특혜도 아니고 실행하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농민들은 郡에서 제시한 대안을 대체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 조기에 꼭 이행해줄 것을 촉구했다.
한편 B배수로 공사는 주민들의 항의로 약 3주전부터 공사가 중단된 상태인 것으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