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굣길 성주초등학교 앞 스쿨-존은 한마디로 난장판이다.
학원차량, 학부모가 마중 나온 차량 등이 양방향 불법 주·정차한 좁은 도로에 노선버스, 일반통행차량들이 뒤엉켜 북새통을 이루는 가운데 그 사이사이로 학생들이 대부분 뛰어서 도로를 건너는 아슬아슬한 장면들이 연출되고 있다.
하굣길 풍경은 등굣길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 등굣길은 ‘녹색어머니회’에서 통행차량을 통제해 학생들이 비교적 안전하게 도로를 건널 수 있는데 반해, 하굣길은 안전요원이 전무한 실정이다. 다만 올해 입학한 1학년생의 경우 오전 11시30분 경 담임선생의 인솔 하에 길을 건널 뿐이다. 극히 일부 학생은 마중 나온 부모나 학원선생이 건네주는 경우도 있었다.
학년별로 하교시간이 다르다 보니 오후 1시30분부터 3시30분 경까지는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그나마 여러 명이 같이 건널 때는 위험이 덜한 편이지만 한 두 명이 급히 건널 때는 그야말로 위험천만이다.
실제 급히 뛰다가 차량이 들이닥치니 뒷걸음치는 학생들도 있었고 급정거하는 차량들도 부지기수였다. 사태가 이지경인 데도 작년부터 스쿨-존 사고가 없었다니 그나마 다행이다.
‘난장판 스쿨-존’ 방치는 직무유기
위험을 부추기는 요인들로는 먼저 죽 늘어선 학원차량들 때문에 학생들이 통행차량을 잘 보기 어렵고, 통행차량들도 학생들을 잘 보지 못하고 있다.
또 불법 주·정차로 비좁은 도로에 고속버스, 시내·외 버스들이 통과하게 돼 혼잡을 부채질하고 있다. 150m내 주·정차금지 팻말이 무색할 정도였다. 스쿨-존에 불법 주·정차를 절대허용해서는 안될 대목이며, 버스노선 변경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하교시간에 안전요원이나 특별한 안전조치가 없다는 것도 큰 문제이다. 2개의 횡단보도에 각 1명씩만 배치해도 훨씬 안전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시간에 경찰, 군청 주차단속요원, 학교 교사들의 관심이 적은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한 학부모는 “보조수단으로 횡단보도 좌우 측에 보관함과 정지 팻말 또는 깃발을 여럿 비치해 건너가는 학생들이 이를 들고 건너가서는 반대편 함에 넣을 수 있도록 조치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통과하는 차량 운전자에게도 서행을 경고할 필요가 있다. 스쿨-존 표시만 가지고는 경각심을 주기 어렵기 때문에 불법 주·정차를 감시할 CCTV, 과속감시카메라, 경고 간판 등을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해 전국 교통사고 사망자가 6천2백여 명에 이를 정도로 교통법규 준수 정도는 수준 이하이다. 이런 상황에서 ‘난장판 스쿨-존’을 방치하는 것은 직무유기다. 만약 인명사고라도 발생하면 그때는 누가 책임질 것인가. 지금 당장 모든 것에 우선하여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 ‘미래 희망’을 보호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