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참외축제가 막을 내렸다. 주최측은 2박3일간의 축제 기간 중 33만2천명의 관객들이 찾아왔다고 발표하며 성공적인 축제라는 뉘앙스를 풍겼다.
행사규모의 크고 작음을 떠나 관중동원 수는 큰 의미를 갖는다. 특히 축제는 관객의 수가 행
사의 성공여부를 가름하는 척도로 작용한다. 함평의 나비축제나 논산의 딸기축제, 고양시의 꽃 박람회 등이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는 것도 100만 명을 훨씬 뛰어 넘는 관객들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을 너무도 잘 아는 주최측이 약간은 부풀려 관객수를 발표할 수는 있다고 쳐도 33만이라는 숫자는 너무 심했다.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20만 명을 넘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관객이 대거 몰린 마지막날 20만 명이 동원됐다 쳐도 이틀동안 각 6만 명 이상이 찾아왔다는 뜻인데 도저히 납득이 가질 않는다.
아마 이 정도 관객이 몰렸다면 축제장은 물론이고 성주읍 일대는 아수라장이 되었을 것이다. 삼척동자도 비웃을 만한 뻥튀기 계산법이다. 하긴 작년에 30만 명 수준으로 발표했으니 올해는 40만 명이라고 발표하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이다.
성주군은 더 이상 군민을 호도해서는 안 된다. 마라톤 등 연계행사 비용까지를 합하면 거의 10억원에 육박하는 많은 예산을 들여 벌인 축제가 우리들만의 잔치수준이고, 경제유발 효과가 미미한데도 불구하고 관객수 뻥튀기까지 해가면서 성과를 호도하는 저의가 어디에 있는가.
더구나 축제평가 및 투융자심사(5억원 이상의 행사성예산은 투융자심사를 하도록 법적으로 규제)를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기대효과가 크지 않는 축제를 격년제에서 매년행사로 변경한 것은 거액의 예산을 펑펑 쓰겠다는 대군민 선전포고인가. 그 돈이 어디 당신들 개인 돈인가. 당장 투융자심사 속기록 등 원문을 공개하고 축제의 개최시기, 규모, 방법 등을 재검토하라.
군의원들도 그 나물에 그 밥이다. 축제 사후평가나 투융자심사에 관여하고 행정감사를 통해 축제의 실효성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그들이 매년 개최 및 거액의 예산을 승인한 것은 민의를 저버린 직무유기다.
군민들이 선량들을 의회로 보낸 것은 군민을 대표해 郡 살림살이를 잘 꾸려가라는 뜻이지 적당히 야합하여 집행부에 요식적 절차를 거쳤다는 빌미를 주라는 뜻이 아니다.
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으로 이어진다. 때로는 사업예측이 빗나갈 수도 있다. 이 빗나간 실상을 가감 없이 짚어보고 바로잡는 것이 정대하고 용기 있는 처신이다. 군민들이 요구하는 대리자(代理者)는 잘못을 깨닫는 순간 이를 바로잡을 현명한 자이지 사실을 호도하고 왜곡하기에 급급한 졸장부는 아닐 것이다.
/성주를 사랑하는 주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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