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체들이 여성고객 잡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최근 텔레비전, 케이블방송 등 영상매체를 통해 쏟아지는 여성전용 대출상품 광고가 이를 잘 반증하고 있으며, 대부업체 러시&캐시는 ‘여자愛드림’이라는 상품을 내놓았고, 경쟁업체인 리드코프·원더풀·미즈사랑 등과 제2금융권의 HK상호저축은행도 ‘HK119레이디’를 출시하며 이에 가세했다.
대부분 소액 신용대출을 취급하는 이들 대부업체에서는 여성을 마치 여왕인양 묘사하면서 큰 혜택을 주기라도 하듯 여성고객을 유혹하고 있는데 대부업체가 여성에게 정성을 쏟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연체율이 낮다고 한다. 남성 연체율의 80% 수준이라고 하니 여성은 우량고객인 셈이다. 즉 빌려준 돈을 떼 먹힐 염려가 그만큼 적다는 얘기다.
하지만 여성의 연체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이유에는 대부업체의 빚 독촉을 남성보다 훨씬 더 무서워한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다. 대부업체 직원이 집이나 가게를 찾아와 폭언과 폭행을 일삼고 휴대전화 등을 통해 끊임없이 상환독촉전화를 해댄다. 실제 피해를 당한 소비자들은 대부업체 광고만 봐도 사지가 떨리고, 전화벨 소리에 오금이 저릴 정도라고 호소하고 있다.
대부업체의 허락 없는 방문, 잦은 전화 독촉, 주변사람에게 채무사실을 알리는 행위 등 이 모두가 불법이지만 경찰에 호소해도 폭력 등이 발생하지 않는 한 당사자들이 해결할 몫이라며 외면하기 일쑤란다.
대부업체는 연체자에게 돌려 막기를 권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성이 이에 응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한다. 김모 주부의 경우 무려 20여개 대부업체를 소개받아 돌려 막기를 하면서 200만원이 무려 2억원까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고 한다.
연체자의 ‘대출 돌려 막기’가 가능한 것은 광고에 나오는 대형대부업체 아래는 중형업체, 그 아래는 불법도 마다치 않은 일수업체가 있어 대형대부업체에서 빌린 돈을 연체할 경우 아래 단계 업체를 이용해 돌려 막기를 강요하기 때문에 종국에는 폭력적 빚 독촉에 시달릴 수 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업체가 주부, 직장여성 등 가릴 것 없이 무차별 신용대출을 허용하는 것도 이런 구조를 이용해 돈을 받아낼 자신이 있다는 데 연루하며, 한마디로 여성이 남성에 비해 훨씬 다루기가 수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여성이 대부업체의 우량고객이 될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그러나 피해사실이 사회문제로 나타나는 대는 최소 1년 이상이 걸린다고 보고 있어, 최근 활개치고 있는 여성전용대출상품이 가져올 사회적 파장에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남성에 비해 여성은 혼자 해결해 보려다 문제를 키우는 경우가 많다”며 “]성실한 상환에도 빚이 늘어날 경우 주저하지 말고 가족과 상의하고 상담기관의 도움을 받을 것”을 권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