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문학회에서 실시한 입상작을 발표합니다. 학교와 학생 여러분의 깊은 호응에 감사드리며, 지역 학생들의 문학의 질적인 수준과 창의적 문화역량이 한층 발전되기를 기원합니다. 입상 학생들에게 축하드리며 아깝게 선에 들지 못한 학생들에게도 더 많은 정진과 발전이 있기를 기대합니다. 입상작(대상과 금상)은 을 통해 순차적으로 게재합니다. 감사합니다.
2008. 6. 17
성주문학회
◆고등부 입상자
대상(산문) 현동익(성주고 1)
≪시부≫
금상 이은주(성주여고 2)
은상 여의주(성주여고 2)
김준욱(성주고 1)
동상 심가형(성주여고 2)
조민지(성주여고 2)
이유경(성주고 1)
이옥경(성주고 1)
≪산문부≫
입상작 없음
◆중등부 입상자
대상(시) 배성중(성주중 2)
≪시부≫
금상 여혜영(초전중 2)
은상 한소연(명인중 2)
이주석(성주중 1)
동상 김혜빈(벽진중 2)
김혜린(명인중 2)
방보현(성주여중 2)
이장훈(성주중 1)
≪산문부≫
금상 서효정(성주여중 2)
은상 여현화(초전중 2)
노솔이(명인중 2)
한재영(성주여중 2)
동상 정호기(성주중 3)
이응진(성주중 3)
방보현(성주중 2)
최미라(성주여중 2)
김흰눈(벽진중 2)
심사평
현실에 뿌리를 두고 개성은 뚜렷하게
글을 쓰는 이는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삶에 대한 가닥을 잡을 수 있어야 하고, 글을 읽는 이에게는 깨달음의 기쁨과 아울러 감동의 즐거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특히 문학 작품은 자신의 체험과 현실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독창적인 표현을 통하여 따뜻하고 인간적인 삶을 제시해야 한다.
그래서 심사하는 사람은 상당히 수준 높은 작품을 기대하기 마련이다. 어떤 작품을 요구할까. 문학 작품은 현실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 하고, 그것을 형상화시켜서 읽는 이로 하여금 작품 안으로 끌어들이는 힘이 있어야 한다. 또한 읽는 이를 상당하게 흔들어 놓는 감동이 있어야하고, 창의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개성이 뚜렷이 나타나야 한다.
이런 기준으로 볼 때 이번 성주문학회에 공모된 작품들은 예년에 비해 적었을 뿐만 아니라 수준도 좀 떨어지는 경향이 있어 아쉬웠지만 그래도 몇몇 작품은 상당한 수준이 있어 다소 위안이 되었다.
응모된 작품 중 고등학생부에서 단연 돋보이는 작품은 현동익 군(성주고 1년)의 였다. 하루의 학교 생활을 전쟁 상황에 비유하여 고달프고 바쁜 하루를 사실적이면서도 긍정적으로 읽어내는 재치가 돋보인다. 필통을 무기고로, 점심시간을 잠시의 휴전으로, 점심을 군량미로, 야간자습을 야간전투로 비유하여 현재의 고통을 참고 미래를 열어가는 삶의 건강성을 엮어내는 솜씨가 자연스러우면서도 뛰어나다. 이은주 양(성주여고 2년)의 는 어린 시절 소중하게 여겼던 딱지를 할아버지가 금고에 남기고 떠나가자 어른들이 무슨 재화가 있는 줄 알고 열어보는 장면 제시가 참 신선하다. 손녀가 소중하게 여기는 딱지를 비밀 금고에 감추어 주는 할아버지의 따스한 햇살 같은 마음이 숨 가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로 하여금 되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다. 이 밖에 여의주 양(성주여고 2년)의 은 가난한 생활 가운데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건강함이, 김준욱 군(성주고 1년)의 는 행복하게 살아가려 해도 현실은 언제나 힘이 든다는 인식이 진지하게 제시되어 눈길을 끄는 작품이다.
중학부 시부에서는 배성중 군(성주중 2년)의 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사랑하는 이의 마음 속 꽃병에 꽂아 두어 상대를 즐겁게 해주고 싶다는 평범한 내용이다. 그렇지만 노란 개나리를 “따스한 봄햇살로 몸을 씻는다”고 하거나 바람이 일렁이는 개나리 모습을 “노오란 미소로 / 바다처럼 파아랗게 / 너울너울 춤을 춘다”고 그려내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그대 입꼬리를 / 사알짝 올려주고 싶다”는 부분에서는 중학생답지 않는 시적 재능이 엿보인다. 여혜영 양(초전중 2년)의 도 시적 재치가 두드러진 작품이다. “빨간 아기 꽃과 / 누가 한 잎 베어 문 달과 함께” 잠자리가 찾아왔다고 하거나, 잠자리를 잡으러 가는 자신을 “도둑 잡는 경찰”로 비유하는 표현이 신선하다. 잠자리를 놓치자 “한껏 우리들 / 골려준다”는 표현은 재치가 돋보인다. 이 밖에 한소연 양(명인중 2년)의 은 달이 자신의 쓸쓸한 마음을 달래주었기에 자신도 “아픈 이의 마음을 감싸주고 싶다”는 모습을, 이주석 군(성주중 1년)의 은 땅에 떨어진 어린 새를 품에 안고 보살펴 주는 모습을 통하여 따뜻한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산문부에서는 수필, 소설, 독후감상문 등 다양한 글들이 투고되었다. 특히 소설이 1편 있었지만 중학생이라서 그런지 아직은 미숙했다. 인물이 살아가면서 겪는 갈등이 선명히 제시되지 못했고 그 갈등의 해소 과정 역시 필연성이 부족했다. 산문부에서는 서효정 양(성주여중 2년)의 는 신체적으로 불리한 사람들이 오히려 주위사람들을 먼저 위하고 함께 어울리며 몸소 실천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하여 진정한 인간이란 어떠해야 하는 가를 잔잔하게 잘 드러내고 있다. 노솔이 양(명인중 2년)의 는 자식들과 함께 사는 할머니와 홀로 사는 할머니의 모습을 대비시키면서 홀로 사는 할머니께 자주 찾아가서 말동무도 해주는 모습을 통하여 현대 사회가 안고 있는 인간소외 문제를 극복해가는 정겨운 인간미를 잘 그려내고 있다.
이 중에서 고등학생부에서는 를, 중학생부에서는 를 작품의 완성도나 표현의 독창성이 뛰어나 각각 대상으로 뽑았다. 축하드린다.
------------------
김윤현 詩人 약력
1955년 경북 의성 출생.
1984년 로 작품 활동.
시집 외 3권.
현재 한국작가회의 대구광역시지회장. 편집위원. 대구 영진고 재직